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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교 위에서 펼쳐진 풍물긋패 삶터의 지신밟기
▲ 풍물 지동교 위에서 펼쳐진 풍물긋패 삶터의 지신밟기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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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대보름은 우리민족에게는 4대 명절 증 하나였다. 설날, 추석, 동지와 함께 정월대보름을 큰 명절로 잡은 것이다. 이렇게 정월 대보름을 큰 명절로 잡은 이유는, 정월 초사흘부터 시작한 각종 공동체놀이들이 정월 대보름을 기해 마무리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하루를 분주하게 보낸 뒤 이튿날은 '귀신날'이라고 하여서 하루를 근신한다. 이 날은 문밖출입을 삼가고 집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천신이 강림한다는 초3일부터 시작하는 각종 민속놀이는 그 열기를 더해 정월 보름을 기해 절정에 달한다.

정월의 각종 놀이는 지신밟기를 비롯해 정월 열나흘 날이 되면 마을마다 동제(洞祭)를 지내고, 개인들은 물가를 찾아 일 년의 안전을 위한 치성을 드리면서 방생을 한다. 그런가하면 액송(厄送)의 연을 날리기도 하고, 마을의 가장 큰 행사로 펼쳐지는 줄다리기도 정월 대보름에 가장 큰 행사로 펼쳐진다.

팔달문 앞 영동시장 한 불교사에서 고사반을 하는 풍물패
▲ 고사덕담 팔달문 앞 영동시장 한 불교사에서 고사반을 하는 풍물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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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축원을 하는 지신밟기

음력 초3일되면 각 마을마다 두레패가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한다. 지신밟기는 마을마다 한 집도 빠짐없이 다니면서 '고사덕담(告祀德談)'인 축원을 해주는데, 문굿서 부터 시작 해 우물, 마구간, 부엌, 장독대 등을 돈 후, 대청에 마련해 놓은 고사상 앞에서 덕담을 한다.

고사덕담은 그 집이 일 년 동안 안과태평하기를 바라는 축원굿으로, 일 년 간의 액을 막아내는 홍수풀이부터 농사가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농사풀이 등 창자의 능력을 따라 다양한 소리를 한다. 지신밟기를 마치면 대청에 마련한 술과 떡을 나누고 난 뒤, 고사상에 올려 진 쌀과 돈을 갖고 다음 집으로 향한다. 그 쌀과 돈은 마을의 기금으로 사용을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먼저 지신밟기를 하기 위해 풍물패를 집안으로 끌어들였다고 하니, 우리민족은 정월에 하는 놀이가 풍농과 안과태평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만 같다. 이렇게 마을을 돌면서 지신밟기를 하던 두레패들이 길에서 만나게 되면, 상대방에게 먼저 기를 숙여 인사를 하라고 소리를 친다. 그러다가 급기야 상대 두레기의 상단에 꽂힌 꿩장목을 뽑게 되는데, 이것이 정월에 열리는 '두레싸움'이다.

정얼 지신밟기에는 반드시 고사상을 차린다
▲ 고사상 정얼 지신밟기에는 반드시 고사상을 차린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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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교 인근 시장에서 벌어진 지신밟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각 개인이 그 성정을 달리하기 때문에 정초에 꼭 풍장패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지신밟기를 하는 집들이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지동교 위에서 풍물굿패 삶터의 회원들이 지동교 위에 상을 차렸다. 고사상이라고 하는 이 상은 쌀을 놓고 그 위에 촛불을 켠다. 그리고 그 앞에서 고사소리를 하는 것이다.

오전 영동교에서 영동시장으로 들어 온 풍물굿패 삶터(대표 이성호) 일행은 팔달구 수원천로 255번길 6에 소재한 이화불교사(영동시장) 앞에서 먼저 고사반을 한 후 길놀이를 하면서 지동교 위에 도착했다. 지동교 위에서 고사상을 차린 후 한바탕 지신밟기를 한 일행은 곧 지동시장 안에 수진정육점을 거쳐 수원 남문 한우직판장(대표 표영섭)의 정육점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풍물굿패 삶터의 이성호 대표가 고사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 개인기 풍물굿패 삶터의 이성호 대표가 고사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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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앞에서 본격적인 지신밟기가 행해졌다. 지신(地神)이란 집안을 관장하는 가신으로 지신이 노하면 집안에 동티(동토<動土>)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지신을 정초에 잘 풀어먹여 일  년 동안 집안에 우환이 없게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마을마다 정초 3일부터 풍장패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지신밟기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형식적인 행사로 그쳐 늘 아쉬움이 남는다.

축원덕담을 마친 풍물패가 소지를 올리며 방액을 하고 있다
▲ 소지사르기 축원덕담을 마친 풍물패가 소지를 올리며 방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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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수원에서 이렇게 제대로 지신밟기를 하면서 고사덕담 등을 할 수 있는 연희패를 만나기도 힘들다. 그래서 이날 풍물굿패 삶터의 지신밟기가 더 눈에 들어 온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마을마다 연희가 된 지신밟기, 오늘 이 지신밟기가 수원 전역 한 해의 동티를 모두 막아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네이버 불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지신밟기, #지동교, #풍물굿패 삶터, #이성호, #표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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