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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점심을 먹은 지 좀 지난시간, 시계가 세시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시간만 되면 이상하게도 배는 고프지 않은데 뭔가 심심해집니다. 뭐 입에 넣을 게 없을까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는 사이 부엌에 들어간 큰아이가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 합니다. 가만히 쳐다보니 할머니 곁에 나란히 서서 시간이 지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녀가 곁에서 기다리고 섯습니다.
▲ 떡굽는 할머니 손녀가 곁에서 기다리고 섯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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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하나 하고 곁에 다가서니, 아이는 웃으며 오지말라고 막아서기까지 합니다. 할머니랑 저랑만 좋아하는 간식이니 아무도 못먹는다는 으름장을 먼저 깔고서 말입니다. 대체 뭔데 그러니?

예쁘게 썰어진 가래떡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 떡 굽기 예쁘게 썰어진 가래떡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 dong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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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가래떡입니다. 어렸을적 난로위에 올려놓고 구워먹었던 떡국떡 구이!
썰지않은 통통한 가래떡을 길게 구워먹는것도 맛나지만 이렇게 얇게 썰어져 있는 떡국용 떡을 프라이팬이 살살 구워먹는 맛이란 그 어느 간식과도 바꿀수 없습니다.

그 맛난 간식을 할머니와 손녀 둘이서만?

태어나면서부터 학교 갈 때까지 할머니와 쭈욱 살았던 큰 아이는 어쩌면 저보다도 할머니의 맛을 더 잘 압니다. 몸이 으실으실 추울때는 콩나물을 푹푹 끊여 시원한 국물맛을 내는 할머니표 콩나물국을 찾고, 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무렵에는 배추가 들어간 선지국을 찾는 아이. 거기다가 명절이 지나고 나면 구워먹는 살짝 얼린 떡국떡 구이의 맛까지 아이는 할머니의 맛을 거의 그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일이 있어 찾은 외할머니집에서 둘만 살짝 부엌에 들어가 그동안 즐겨왔던 간식을 나누며 즐거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노랗게 구워졌습니다.
▲ 구워진 가래떡 노랗게 구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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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맛보고 싶어 다가갔는데 뜨거운 것을 좋아하는 할머니와 손녀가 구우면서 하나 둘 집어 먹어 쟁반 위에 올려진것은 얼마 없습니다. 옆에 꿀까지 놓고 하나씩 찍어먹는 모습,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하지만 입속에서는 군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할머니와 손녀만의 간식타임이 얼추 끝나고 맛본 가래떡 구이맛 정말 끝내줍니다. 이즈음 이 시간에 이보다 더 맛난 간식이 있을까 싶습니다.


태그:#가래떡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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