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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하천 중간에 위치한 섬(이하 하중도)들은 생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특히 새들에게는 휴식처이자 채식지(먹이터)이기도 하고 은신처로서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인간의 간섭에서 독립된 공간으로 유지되는 하중도는 새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때문에 강과 하천에 위치한 섬 주변에는 많은 새들이 서식한다. 

이런 하중도가 사라지거나 오염으로 위협을 받게 된다면 서식처로 이용하던 새들에게 생명의 위협요인이 된다. 공주 금강에 위치한 새들목 섬은 최근 개발계획의 추진여부로 지역에 뜨거운 감자로 논란이 되고 있다. 공주시의회 의장이 새들목섬을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발언으로 점화된 논란은 공주시 안전관리과에서 2014년 12월 일반보전지구인 새들목섬을 개발이 용이한 친수보전지구로 지구변경을 요청 것이 확인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었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대부분 하중도가 준설로 사라진 현재 마지막 남은 하중도 마저 개발하려는 시도는 멸종을 부추길 뿐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7일 이런 새들목섬을 찾아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새들목 섬을 답사하는데 3시간이 걸렸다.

새들목섬 주변에서만 맴돌면서만 답사를 진행하다 처음 섬안으로 들어가 보앗는데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됐다. 공주시에서 가시박제거를 위해 임시로 설치해 놓은 가설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가설교가 고마웠지만 섬의 생물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시설물에 지나지 않는다.

다리가 없었다면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 섬과 연결되어 있는 임시 가설교 다리가 없었다면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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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피라미드가 균형 이루는 새들목섬

답사를 마치고 느낀 심정은 이곳은 꼭 지켜야 되는 곳이라는 것이다. 섬내에 서식하는 고라니를 본의아니게 몰고 있었다. 사람을 피해 도망치는 고라니의 힘찬 도약을 보면서 만약 이곳에 수영장이나 데크가 생긴다면 섬에 서식하는 고라니는 서식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독립된 공간에 사람들이 접근하면서 고라니가 안전하게 채식하고 휴식을 취할 곳이 없어질 것이다. 야행성인 고라니를 낮에 뛰어다니게 한 점은 지금도 미안하다.

고라니가 사람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 새들목 섬에서 뛰어다니는 고라니 고라니가 사람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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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서 삵의 배설물도 확인 되었다.
▲ 삵의 배설물 섬에서 삵의 배설물도 확인 되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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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의 답사기간 중 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덤불이 우거진 초지에 숨어서 평소에 관찰이 어려운 쑥새와 노랑턱멧새 쉽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LC으로 등록될 정도로 귀한 큰오색딱따구리도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2년전 사용했을 듯한 둥지도 확인했으며, 실제 큰오색딱따구리 수컷도 목격했다. 인기척에 매우 민감한 큰오색딱따구리는 살림이 우거진 곳에서 서식하며 쉽게 관찰하기 어려운 종이다. 이런 큰오색딱따구리가 서식하는 것을 보면 새들목섬은 새들에게 편안한 휴식처인  셈이다.

나무를 파서 먹이를 잡고 있는 큰오색딱다구리
▲ 새들목섬에서 만난 큰오색딱다구리 나무를 파서 먹이를 잡고 있는 큰오색딱다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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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에 답사기간 중 목격한 법적보호종은 독수리(천연기념물 243호, 멸종위기종 2급), 참매(천연기념물 323호, 멸종위기종 1급), 말똥가리(멸종위기종 2급)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 ),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호, 멸종위기종 2급) 5종이다.

5종의 맹금류를 섬에서 확인한 것만으로도 이곳의 생태적 건강성은 입증된 것이나 다름 없다. 최상위 포식자인 맹금류 존재 자체만으로도 먹이피라미드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지표종 역할을 하는 맹금류의 서식은 모든 서식처에서 매우 중요하다.

ⓒ 이경호

답사중 삵과 수달(천연기념물)의 배설물과 발자국도 발견했다. 너구리 배설물도 확인했다. 크지 않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것을 쉽게 확인 할 수 있었다. 1년 이상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한다면 훨씬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새들목섬의 생태계와 자연을 목격한 것에 감사한다. 하지만, 인간의 간섭도 쉽게 목도 할 수 있었다.

뿌리채 뽑혀 있는 버드나무의 모습
▲ 속아내었다는 버드나무 뿌리채 뽑혀 있는 버드나무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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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째 뽑힌 버드나무는 공주시가 새들목섬을 관리하겠다며 솎아 낸 것으로 보인다. 섬에서 죽은 나무를 뽑아서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잎 등을 살펴보면 실제 죽은 나루를 제거한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잎 모양이나 나무의 수령이나 썩음 정도를 보았을때 죽은 나무 같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 고기를 구어먹고 간 흔적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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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은 사람들의 흔적들이 었다. 주변의 술병과 불피운 흔적, 버려진 냄비 등은 인간이 자연을 즐기는 방식에 혐오를 느끼게 했다. 총 16개의 불피운 자국을 찾았다. 임시 가설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 너무 쉽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주시 안전관리과 관계자는 2주일 내에 임시가설교를 철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시 가설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친거점지역으로 변경을 신청하여 다양한 시설물들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우려는 시도 자체가 문제다. 3시간의 답사에서 만난 많은 멸종위기종을 위해서라도 새들목섬의 지구변경 신청을 철회하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보전계획을 세우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공주시 안전관리과에서는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새들이 머무는 곳이라고 이름까지 지어준 새들목섬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태그:#새들목섬 ,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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