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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심사안‘ 심의가 열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월성마을 주민들이 상경해 상복을 입은 채 월성원전 1호 패쇄 촉구 시위를 펼치고 있다.
▲ 주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월성원전 1호 폐쇄'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 심사안‘ 심의가 열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월성마을 주민들이 상경해 상복을 입은 채 월성원전 1호 패쇄 촉구 시위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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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자력 1호기의 수명연장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27일 오전 1시 표결을 강행해 통과시킨데 대해 정부의 외압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은 원안위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다.

야당 추천위원으로 참가했다가 표결 직전 퇴장한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26일 회의에서 질의응답을 막고 자료를 검토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정부의 외압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했다.

김 교수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 5년 동안 논의되어온 사항을 갑자기 새벽 1시에 표결로 강행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원안위의 독립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원안위는 지금까지 논의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며 "하지만 어제는 질의응답도 못하게 하고 받은 자료를 검토할 시간도 없이 표결을 강행했다, 외압이 있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월성1호기는 캐나다형 가압중수로인 캔두형으로 최소한 캐나다에서 지난 1991년 제정된 R-7(캔두형 원전의 격납건물계통에 대한 요건)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안위 사무처로부터 제출받은 최종안전성분석 보고서에는 월성2호기부터 적용된 최신기술기준 중 하나인 R-7과 관련된 부분만 빠져 있었다.

김 교수는 "원자로 내에서 사고가 날 경우 방사능이 원자로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R-7과 같은 안전설비를 갖춰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지만 사무처가 어떤 이유로 빠진 것인지 답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인근의 주민들이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상여를 운반하고 있다.
 월성원전 인근의 주민들이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상여를 운반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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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을 표결로 강행 처리하자 원전 주변의 주민들 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환경단체와 정치권에서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월성원전 인근에 있는 양남 농협조합장인 이진곤씨는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하기 전에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거쳐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먼저 해야 하는데도 이를 무시했다"며 "원안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또 "원안위가 독립된 기구인데도 원전 유치를 위해 활동한 조성경 명지대 교수가 위원으로 들어간 것은 불법"이라며 "원안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근훈 나아·나산이주대책위 사무국장은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원전 주변 주민들이 불안해 한다, 그런데 아무 대책도 없이 노후 월성1호기를 수명연장했다"라고 비판했다.

배칠용(경주시 양북면)씨는 "원안위에서 수명연장 안을 통과시킨 후 동네 분위기가 초상집마냥 뒤숭숭하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원안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다음 주부터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월성원전 인근에 있는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이 월성원전 정문 앞에서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월성원전 인근에 있는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이 월성원전 정문 앞에서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 김근훈 이주대책위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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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환경운동연합은 27일 성명을 통해 "체르노빌 사고 이전의 기준을 적용한 불안전한 원전을 날치기로 수명연장 한 것은 무효다,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할 것"이라며 원안위 위원장의 사퇴와 위원회 재구성을 요구했다.

경북 녹색당은 "32년 동안 52번 가동 중단한 월성1호기는 현행 안전기술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녹생당은 이어 "국회 예산정책처의 예측에 따르면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를 모두 닫아도 전력수급에 전혀 지장이 없다"며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경북도당과 대구시당도 보도자료를 내고 원안위의 수명연장을 비판했다. 정의당은 "국민의 안전과 목숨을 어떻게 표결로 결정하느냐"며 "이미 설계수명이 30년이나 지났고 각종 안전사고 의혹이 끊이지 않는 월성1호기의 재가동을 허가했다는 것은 원안위가 시한폭탄의 심지에 불을 붙인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국민의 60%가 반대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단 세 차례 회의와 표결로 강행처리 했다"며 "국민의 안전을 노골적으로 내팽겨쳐버린 박근혜 정부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태그:#월성원전1호기, #수명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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