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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정책연구보고서가 제안한 초등 일제고사 부활 방안.
 교육부 정책연구보고서가 제안한 초등 일제고사 부활 방안.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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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에 따라 2013년 폐지한 초등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부활 내용을 담은 정책연구를 지난 1월말 완료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대통령 공약과 '일제고사 폐지'라는 세계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로 논란이 예상된다.

보고서, 개선안 4개 중 3개에서 "초3 일제고사 전집" 제안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안민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공개한 교육부 정책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초등학생 대상 일제고사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체제 재구조화 방안 연구'(연구책임자 남현우 순천향대 교수)란 제목의 이 정책연구보고서는 교육부의 행·재정적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진은 "초등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가 2013년에 폐지됨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재구조화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면서 "초등학교 평가가 폐지됨으로써 발달 단계상 결정적 시기에 기초 학력을 측정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개선안 4개 가운데 3개 안에서 초등학교 3학년 학생 전체(전집)가 시험을 치르는 일제고사 부활 방안을 교육부에 제시했다. 시험 과목은 읽기, 쓰기, 기초 수학 등 3개 교과다. 이 연구진은 더 나아가 6학년에게도 일부 학생들을 추려내(표집) 시험을 치르는 방안 또한 3종류의 개선안으로 나란히 제시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전체 초등 6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제고사는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더 받으려는 시도교육청별 과잉 경쟁이 벌어짐에 따라 초등학생 과열 경쟁을 불러와 사회문제가 된 바 있다. 2013년 초등 일제고사가 폐지됨에 따라 현재는 중3, 고2 대상 시험만 남아 있다.

연구진은 또 전국 초중고 학생의 일제고사 결과를 하나의 정부시스템에 집적하는 방안도 추가로 제시해 '학교 줄 세우기' 우려를 더 짙게 하고 있다.

보고서는 '결과보고 및 정보 공개' 항목에서 "교육정보공시 사이트, 나이스 시스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사이트 등을 통합하여 성취도평가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면서 "더불어, 평가가 끝나고 성적이 산출되면 국가 수준에서 일괄 등록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개선안에 대한 정책연구를 실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부는 초등 평가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초등 평가 시행 개선안 4개는 모두 연구진의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정책연구를 했으니까 모든 보고서의 내용을 덮어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 7월 22일부터 시작한 이 정책연구를 위해 교육부는 연구진에게 4000만 원을 지원했다. 게다가 교육부 정책연구의 경우 교육부 담당자가 초기 토론에 참여해 정책방향의 줄기를 잡는 것이 관례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과정에 교육부 담당자가 참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초등 재도입 검토하고 있지 않다" 불끄기, 하지만...

안민석 의원은 "개선안 중 초등 일제고사 폐지안 자체가 없다는 것은 교육부가 애초부터 종합적인 연구가 아닌 일제고사 부활을 목적으로 정책 연구를 추진했다는 것"이라면서 "초등생 일제고사 부활은 박근혜 정부의 공약 파기이며 학생과 교사, 학부모만 불행하게 만드는 행복교육의 역주행"이라고 지적했다.

노미경 전교조 초등위원장 서리는 "진정 교육부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밤 10시까지 강제 '야자(야간자율학습)'를 시키고 일제고사 대비를 하며 학생을 집단 구타하는 사태의 재발을 원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일은 일제고사를 보면 이익을 보는 교육계 일부 집단과 사교육 관계자들의 로비가 작용한 것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집.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집.
ⓒ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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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정책공약집에서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과정 운영' 항목에서 초등 일제고사 폐지를 공약했다.

이 자료집 30쪽에서 박 대통령은 "현재 학교교육은 입시에 예속되어 학생의 적성과 소질을 존중해 주는 교육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초등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폐지 및 (중고교)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시험과목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초등 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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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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