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자질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 연합뉴스TV


올 겨울은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 논란으로 영화계만 시끄러웠던 게 아니다. 작년 국립오페라단 김의준 예술감독이 돌연 하차한 후 무려 10개월 동안이나 공석이 된 자리에 임명됐던 한예진 예술감독이 24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지난 1월 초 그가 임명됐을 때 유례가 없는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민간오페라연합회, 예술비평가협회, 대한민국오페라포럼, 소극장오페라연합회, 한국오페라연출가포럼, 대한성악동호인협회의 6개 단체는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한예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의 임명 철회 및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무엇이 한예진 예술감독의 사퇴를 목 놓아 외치게 만들었는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오페라계와 성악계가 납득할 만한 인물을 임명하지 않은 점이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음악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에 대해 '밀실 인사'라는 비판이 인 것이다.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는 예술의전당과 국회,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한예진 예술감독의 경력 허위 기재도 큰 문제가 되었다. 임명 당시 문체부가 배포한 자료에는 2003년부터 상명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를 역임 중이라고 기재돼 있지만, 실제로는 2014년부터였던 것. 11년이나 경력이 부풀려진 것에 대해 문체부는 '오타'라고 해명했지만, 중요한 국립예술단체 기관장의 경력을 검증 없이 기재했다는 의혹이 들게 만들었다.

이에 한예진 예술감독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신상의 사유로 다 내려놓고 이만 물러나겠다"며 "여러 논란 속에 도전적인 의욕보다 좌절감이 크게 앞서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고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논란 속에서도 "사퇴는 없다"는 의지를 보이며 지키려 했던 예술감독직이었지만, 결국 '50일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 유례없는 음향 사고

노트드람드 파리 의 한 장면

▲ 노트드람드 파리 의 한 장면 ⓒ 박정환


올 겨울 뮤지컬계의 승자는 <노트르담 드 파리>다. 실제로 한 예매 사이트 연간 뮤지컬 랭킹의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이를 증명했다.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한국어나 영어 버전이 아닌 프랑스어로 부르는 오리지널 뮤지컬로 개막 전부터 뮤지컬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렇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는 뮤지컬계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음향 사고를 내고 말았다. 오케스트라 없이 MR(Music Recorded)로 진행되는 공연이었기에, 배우의 노래는 물론 배경음악도 들리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월 28일 공연에서는 약 8번의 음향 사고가 터졌다. 1막에서 한 번 음향이 들리지 않은 건 양반이었다. 2막에서는 7번이나 문제가 발생해 MR로 녹음된 오케스트라 및 배우의 노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1월 30일에도 연이어 음향 사고가 나는 바람에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오리지널 내한 공연으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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