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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받을 수 없다" vs. "상품권 사용 가능하다" 진실은...
▲ 사용불가 "상품권 받을 수 없다" vs. "상품권 사용 가능하다"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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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서 상품권을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서 사용이 안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상품권을 구입한 시민만 골탕을 먹고 있습니다.

전남 여수시 남산동에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이 있습니다. 이 전통 시장은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주말이나 휴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지난 2011년 12월 1일,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명의의 특화시장에서만 유통이 가능한 상품권이 발행됐습니다. 상품권 유효 기간은 5년으로 2016년 12월 1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유효 기간이 남아있는 2015년 현재 특화시장에서 사용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특화시장 상인들이 상품권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대표와 특화시장 내 상인들이 모여 만든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 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상품권은 '종잇조각'이 됐습니다. 때문에 그 손해는 고스란히 상품권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상품권 받을 수 없다" vs. "상품권 사용 가능하다" 진실은...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측 입장을 듣고자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문은 잠겼고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 사무실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측 입장을 듣고자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문은 잠겼고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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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지난 23일,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을 찾았습니다. 1층 횟집에서 상품권 유통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횟집 주인은 "상품권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유가 궁금해 상품권에 적혀있는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사무실로 전화했습니다.

전화 받은 직원에게 상품권 유통이 안 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담당자는 "현재 상품권은 사용 가능하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통화 후 다시 1층 횟집을 들러 상품권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사용불가'.

기자는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측 입장을 듣고자 사무실을 방문했으나, 문은 잠겼고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같은 건물에 있는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 사무실에 들러 상인회 회장과 고문에게 상품권 사용이 안 되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상인회는 지난 2014년 2월 우이산 호 기름 유출 사고 직후 결성된 단체입니다. 상인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 25일 이후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측에서 상인들에게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해 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고 합니다. 다음은 그들과 나눈 대화입니다.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대표와 특화시장 내 상인들이 모여 만든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 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상품권이 ‘종잇조각’으로 변했습니다. 때문에 그 손해는 고스란히 상품권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 아이들의 꿈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대표와 특화시장 내 상인들이 모여 만든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 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상품권이 ‘종잇조각’으로 변했습니다. 때문에 그 손해는 고스란히 상품권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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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상품권 현금 교환도 안 된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

- 상품권이 어떻게 발행됐는지 알고 싶다.
"상품권 발행은 전통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인쇄비를 중소기업청과 여수시에서 지원한 것으로 안다. 최초 상품권 발행 시 상인들은 '상품권 발행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상품권 발행에 동의'하지는 않았다. 대표가 일방적으로 발행한 것이다."

- 상품권이 유통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인가?
"2011년도로 기억하는데 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서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를 열었다. 그때 부상으로 상품권을 줬고, 아이들이 부상으로 받은 상품권을 가지고 특화시장에서 물건을 샀다. 최근 우이산 호 사고 후 간접 피해 보상 차원에서 각 기관과 단체에서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을 통해) 상품권을 구입한 것으로 안다." 

- 현재 상품권을 받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상품권 자체는 모두 부채다. 상인회에서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대표에게 상품권 발행액과 수금액 그리고 미수액 등 회계 상황을 물어 보았지만,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회계 장부 열람과 감사도 청구했지만 모두 거부했다. 때문에 상인들 입장에서는 상품권을 받으면 '공짜로 회를 떠주는 꼴'이 된다.

또, 받은 상품권은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사무실에서만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한데 상인들이 사무실에 들러 상품권을 현금으로 교환하고자 해도 현금  교환도 안 된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 이런 상황이 상품권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상인회 측은 "상인들 입장에서는 상품권을 받으면 ‘공짜로 회를 떠주는 꼴’이 된다"고 말합니다.
▲ 상품권 전면 상인회 측은 "상인들 입장에서는 상품권을 받으면 ‘공짜로 회를 떠주는 꼴’이 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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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유효기간은 5년으로 2016년 12월 1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2015년 현재 특화시장에서 사용하지 못합니다.
▲ 유효기간 상품권 유효기간은 5년으로 2016년 12월 1일까지입니다. 하지만 이 상품권은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2015년 현재 특화시장에서 사용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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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 발행 '금시초문'... "상품권, 시청 관리 아니다"

상인회 측 주장을 접한 다음 날인 지난 24일, 다시 한 번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상품권 발행액과 수금액 그리고 미수금된 상품권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담당자는 "피곤하니 지금 말할 수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여수 시청은 알고 있을까요? 여수 시청 지역경제과 전통시장 담당자는 지난 2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품권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품권은 여수 시청에서 관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수수산물특화시장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한 상품권이 정작 그곳에서는 '사용불가'입니다.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이라는 업체와 상인회 간 갈등 때문에 상품권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여수시는 상품권 발행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상품권을 구입한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은 두 단체 싸움에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주말이나 휴일 뿐 아니라 평일에도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여수수산물특화시장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으로 주말이나 휴일 뿐 아니라 평일에도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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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반론권, 충분히 고려하겠습니다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품권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바라며 발행된 다양한 상품권의 신뢰를 갉아먹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여수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속히 대책을 마련해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이 손해 보는 일 없도록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취재가 마무리되던 지난 25일 오후 5시께,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측과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6일 오전 10시,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에 기자는 26일 오전 10시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 사무실을 찾았으나, 책임 있는 답변을 해줄 대표는 개인 사정으로 없었습니다.

업무를 맡은 담당자가 "대표가 경찰서 조사 때문에 만나기 어려우므로 다음 주 수요일쯤 인터뷰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향후 (주)여수수산물특화시장의 반론권을 충분히 고려해 후속 기사를 보도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과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상품권,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상인회, #전통시장,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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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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