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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메밀껍질 한 삼태기 들 힘만 있으도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남자들은 기력이 조금만 있어도 번식능력을 갖는다는 말일 겁니다. 이 말은 노인이 돼서도 여자만 보면 직접거리는 남자들의 생리구조를 이해시키기고, 어떤 성욕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변명으로 사용될 때도 있습니다.

 

아주 가끔은 보편적 통계를 뛰어넘는 나이,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에 자식을 봤다는 할아버지 소식이 들립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자식을 봤다고 해도 나이의 대부분 60대 전후이지 70대를 넘어서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여자라고 해서 사회적 통념을 넘어선 산모가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자가 환갑을 넘겨서 출산을 했다는 소식은 거의 없습니다. 여자가 노산을 한다 해도 나이 50을 넘어서 출산을 하는 경우는 아주 희박합니다.

 

남자와 여자의 생식능력이 나이에 따라 다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너무 전문적이라서 아주 복잡한 용어를 이해해야만 알아들을 수 있는 생의학적 이유도 있을 수 있고, 뜬구름처럼 쉬이 믿기지 않는 속설도 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아주 간단한 셈법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그 배경을 설명 듣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근거도 있습니다. 

 

중국 고전 강의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지은이 장치정, 옮긴이 오수현, 펴낸곳 판미동)은 중국 3대 기서(<역경>, <도덕경, <황제내경>) 중 하나인 <황제내경>을 중국 최고 석학으로 추앙받고 있는 장치정 교수가 강의한 내용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석이 되고,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황제내경> 내용이 제아무리 좋아도 읽는 사람이 그 뜻을 새기지 못하고, 읽는 사람이 그 처방을 소화할 수 없다면 별다른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는 단지 <황제내경>을 번역해 놓은 내용이 아닙니다. 이가 나지 않고 소화 기능이 아직 덜 발달된 유아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이유식처럼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재미있게 읽으며 충분히 새길 수 있도록 설명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천계가 마른 이후에도 과연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64세를 넘겨도 과연 생식능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필자는 생식 능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남자는 팔팔인 64세, 여성은 칠칠인 49세를 넘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천지의 정기가 모두 바닥나는 시기이자 남녀의 천계가 그치는 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여성의 생식 한계선이 49세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남성은 그 한계선이 56세에서 64세까지도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173쪽-

 

인간들에게는 여칠남팔(女七男八), 여자는 칠 년, 팔년 주기로 인체에 변화가 오는 인체 리듬이 있다고 합니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도 '여칠남팔'이라는 인체리듬에 근거한 말입니다.

 

앞뒤 뚝 잘라먹고 느닷없이 생식능력과 관련한 내용을 인용해 놓으니 뜬금없다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책에서 설명하는 인체 리듬은 칠일(7x1)에서 칠칠(7x7)까지, 팔일(8x1)에서 팔팔(8x8)까지를 넘어서는 내용입니다. 

 

'<황제내경>을 읽음으로 찾을 수 있는 의미', 황제내경에서 말하는 '정'과 '기' 그리고 '신'을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 '정'과 '기' 그리고 '신'이 인체 구조와 건강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지만 수천 년 동안 부인되지 않았던 <황제내경> 속 내용들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비유 등으로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섞어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 배합도 있다. 예컨대 해산물과 맥주를 같이 먹으면 통풍을 유발하며, 시금치와 두부를 함께 먹으면 결석이 생기고, 계란과 떠우장(豆醬, 두유와 비슷한 콩국물)을 같이 먹으면 단백질의 흡수율을 떨어뜨리며, 감과 계를 더불어 먹어도 구토와 설사를 유발한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367쪽-

 

<황제내경>하면 고전 중에서도 의학전문 고전이라 우선 어렵고 지루하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친구 중에 알약을 잘 넘기지 못해 감기라도 걸리면 시럽형태의 약을 제조해 복용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알약 같은 황제내경, 목 넘김 좋은 시럽처럼 부드럽게 

 

그 친구가 복용하는 약이 알약이나 시럽이라고 해서 그 효과가 전혀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알약을 시럽형태로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을 겁니다.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황제내경>은 넘기기 힘든 알약과 같을 겁니다. 알약처럼 넘기기 어렵고 복잡하기만 했던 <황제내경>을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시럽처럼 쉽게 해석하고 현대적 눈높이로 설명해 놓은 책이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이라 생각됩니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지은이 장치정, 옮긴이 오수현, 펴낸곳 판미동)를 일독하는 기회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관찰'한 기회가 되고, '몸과 마음을 살리는 기술'을 체득하게 되는 경험이 되는 것은 물론 '심신을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는 토대'까지도 마련하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지은이 장치정 / 옮긴이 오수현 / 펴낸곳 판미동 / 2015년 1월 30일 / 값 1만 7000원)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

장치청 지음, 오수현 옮김, 정창현 감수, 판미동(2015)


태그:#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오수현, #판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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