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의 위세가 꺾이는 요즘.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봄기운이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그렇다. 이제 설 명절도 지났고 춘삼월이 눈 앞에 와 있다. 그렇게 봄이 다가올수록 등산인들의 설레는 마음도 커질 것이다. 산들산들 부는 봄바람에 자신의 몸을 실어, 산과 들로 마음껏 활보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설렘은 잠시 접어두자. 겨울 산행만큼이나 봄 산행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봄은 달리 말하면 해빙기를 뜻한다. 응달이 진 곳에는 아직 얼음이 얼어 있고, 산 정상부에는 잔설이 남아 있는 시기이다. 자칫하면 산행 중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그만큼 각별한 준비를 해야 안전한 산행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봄철 산행 해빙기 산행은 겨울철 산행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봄철 산행 해빙기 산행은 겨울철 산행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곽동운


종료시를 기준으로 배낭을 꾸리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봄은 일교차가 큰 계절이다. 아침, 저녁으로는 싸늘하지만 낮에는 온화한 햇살 덕분에 나른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 낮 시간대에는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는 이들까지 눈에 띌 정도다.

산행도 마찬가지다. 오후 시간대에 산에 오르다 보면 땀이 많이 배출된다. 그래서 일부 등산객들 중에는 번거롭다는 이유로 다운점퍼나 재킷을 휴대하지 않고 산에 오르기도 한다. 한편 여분의 옷을 가지고 왔다고 해도 옷감이 너무 얇아 체온 보호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준비소홀은 출발시를 기준으로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무리 기온이 높아졌다고 해도 산 정상부는 여전히 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또한 해가 질 무렵이면 산 중의 온도는 영하에 가까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시가 아닌 종료시를 기준으로 배낭을 꾸려야 한다. 출발할 때는 더워도 종료할 때는 몸에 오한이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봄철 산행인 것이다.  

종료시를 기준으로 배낭을 꾸린다는 것은 언제든지 체온 유지를 해줄 여분의 옷을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교차가 큰 계절인 만큼 저체온증을 대비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겨울산행에 쓰이는 핫팩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빙기에는 함부러 바위를 잡지 말자

해빙기의 산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다. 정상부나 응달이 진 곳에서는 아직 잔설도 남아 있다. 한마디로 등산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빙기인 봄철에는 낙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흙과 바위, 나무가 단단히 자리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빙기인 봄철에는 바위나 나무를 붙잡을 때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바위도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다 보면 힘없이 굴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봄철에는 '돌다리도 두들겨 가며 걷는다'라는 심경으로 바위와 나무를 조심스럽게 짚어야 한다.

한편 살얼음이 맺힌 바위구간도 무척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크게 결빙된 구간은 누구나 다 조심스럽게 이동한다. 하지만 살얼음 구간은 방심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크게 엉덩방아를 찧을 수도 있다. 배낭에 아이젠을 휴대하고 다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눈 봄철 산행 중에도 폭설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점을 대비하여 우비를 준비하자.

▲ 눈 봄철 산행 중에도 폭설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점을 대비하여 우비를 준비하자. ⓒ 곽동운


겨울 산행만큼 철저히 준비하자

사실 겨울 산행보다 봄 산행이 더 위험할 수 있다. 겨울 산행이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혹한을 감수하며 떠난다. 사전에 위험도가 높다는 걸 인지하고 산에 오른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산행길에 나서는 이들도 경험이 풍부한 등산인들이다. 

하지만 봄철 산행은 계절적인 빗장이 풀려서 그런지 너도나도 길을 나선다. 그들 중에는 이동경로와 이동시간까지 철저히 계산해 안전한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혹한이 도사리고 있는 산을 만만하게 보고 덤비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해빙기에 산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자. 겨울 산행만큼 철저히 준비를 한다면 봄철 산행도 즐겁게 행할 수 있다는 것을!

 도움말
1. 산행에 나서기 전에 철저히 준비운동을 해준다. 로프를 잡거나 바위를 타야 할 상황도 발생하니, 하체뿐만 아니라 상체도 골고루 해주어야 한다. 일부 등산인들 중에는 준비운동도 없이 바로 본 산행에 나서기도 하는데 이런 방식은 좋지 못하다. 시간이 없다면 약식으로라도 준비운동은 꼭 해주어야 한다.  

2. 겨울산행과 동일한 장비를 보유하는 것이 좋다. 모자, 장갑 등은 물론 비상시를 대비하여 스패츠와 아이젠도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3. 코스를 잘 계획해서 일몰 2시간 전에는 하산을 하는 것이 좋다. 해가 지면 산중에서의 기온은 수직으로 하강한다. 만약을 대비하여 휴대용 랜턴을 준비하자. 랜턴의 밝기는 루멘(lumen)으로 측정하는데 야간산행을 전문적으로 다니지 않는다면 100루멘 급의 랜턴도 쓸 만하다.  

4. 지속적으로 더운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보온병에 뜨거운 음료를 담아가 보자. 일부 여성 등산인들 중에는 화장실 문제 때문에 음료 섭취를 꺼리는 분들도 있으니 사전에 미리 화장실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겠다.

5. 비상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단독 산행보다는 2인 이상 동반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산에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안전한 산행이 최고의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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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http://blog.daum.net/artpunk
봄철산행 해빙기산행 봄산행주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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