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개막한 미국프로농구(NBA)도 어느덧 올스타전을 지나 3분의 2 지점을 통과했다. 이제는 각 구단이 플레이오프 티켓, 그리고 상위 시드를 따내기 위한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돌입했다.

후반기로 접어들면 우승을 노리는 팀과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팀의 구분이 더욱 명확해진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필리스나 뉴욕 닉스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연패를 당하며 다음 시즌의 신인 상위 지명권을 노리고 있다.

이에 비해 '킹'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이번 시즌 우승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한 때 5할 승률마저 무너졌던 클리블랜드는 어느덧 동부 컨퍼런스 4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우승후보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

허술한 조직력에 연쇄 부상까지, 5할마저 무너진 클리블랜드

마이클 조던 이후 최고의 재능을 가졌다는 르브론 제임스가 입단한 후 클리블랜드는 동부컨퍼런스의 강호로 군림해왔다. 특히 2007~2008 시즌에는 팀 창단 후 최초로 NBA파이널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9~2010 시즌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보스턴 셀틱스에게 패한 후 제임스는 혼자의 힘으로 팀을 우승시키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제임스는 2010년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하며 고향을 떠났다.

팀 전력의 시작이자 끝이었던 제임스를 잃은 클리블랜드는 빠르게 몰락했다. 2009~2010 시즌 61승을 올렸던 클리블랜드는 2010~2011시즌 19승에 그쳤고, 제임스가 떠나 있는 4년 동안 한 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리고 4·5년 만에 제임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 클리블랜드는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유망주 앤서니 베넷과 앤드류 위긴스(이상 미네소타 트윈스)를 매물로 올스타 포워드 케빈 러브를 영입했다. 마이애미 시절의 빅3(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에 뒤지지 않는 새로운 빅3(제임스, 러브, 카이리 어빙)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감독부터 선수까지 우승을 위해 급조한 팀이었던 클리블랜드는 시즌 초반 크게 고전했다. 지난 시즌까지 각 구단의 독보적인 에이스였던 빅3는 공 소유권을 놓고 보이지 않는 다툼을 했고, 주전 슈팅가드로 중용된 디온 웨이터스(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급기야 주전 센터 앤더슨 바레자오가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되고 제임스마저 무릎부상으로 팀을 이탈하면서 클리블랜드는 크게 흔들리고 말았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제임스가 결장한 기간 동안 6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5할 승률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우승후보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착실한 전력 보강 후 최근 17승 2패 대반전 성공

클리블랜드는 센터 바레자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덴버 너기츠로부터 티모페이 모즈고프를 영입했다. 비록 2장의 드래프트 지명권을 덴버에 넘기긴 했지만 당장 이번 시즌 성과가 시급한 클리블랜드로서는 미래를 걱정할 여유 따윈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전력 보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1월 6일,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성장이 더딘 웨이터스를 비롯한 선수 3명을 내보냈다. 대신 닉스로부터 J. R. 스미스와 아이만 셤퍼트를 영입했다.

결과적으로 두 건의 트레이드는 대성공이었다. 수비형 센터 모즈고프는 건실하게 클리블랜드의 골밑 수비를 책임졌고, 수비와 외곽 슛이 좋은 셤퍼트도 제임스의 출전시간을 조절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자원이었다. 닉스 시절 이기적인 플레이로 일관했던 스미스도 슈퍼스타들 사이에서 한층 얌전해졌다.

1월 중순 5할 승률이 무너지며 크게 고전했던 클리블랜드는 이후 19경기에서 무려 17승 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순위를 바짝 끌어 올렸다. 주전과 식스맨의 역할분담이 명확해지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조직력도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지난 후에도 전력보강을 멈추지 않았다. 클리블랜드는 유타 재즈로 트레이드됐다가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의 몸이 된 센터 켄드릭 퍼킨스와 지난 23일 계약을 체결했다.

퍼킨스는 2007~2008 시즌 보스턴 우승 당시 주전 센터로 활약했을 정도로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빅 맨이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러브, 모즈고프, 트리스탄 톰슨, 퍼킨스로 이어지는 풍부한 빅 맨 자원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동부 컨퍼런스 4위에 올라 있는 클리블랜드는 2위 토론토 랩터스를 1.5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토론토는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져 있고 3위 시카고 불스는 '돌아온 슈퍼스타' 데릭 로즈가 또 다시 무릎 부상을 당해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4연패에 빠져 있는 5위 워싱턴 위저즈는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여기에 이번 시즌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며 동부 컨퍼런스 선두를 독주하고 있던 애틀랜타 호크스마저 최근 5경기서 2승 3패로 주춤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어쩐지 시즌 동부 컨퍼런스의 흐름이 르브론 제임스와 클리블랜드가 써놓은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무서운 예감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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