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신화

그룹 신화 ⓒ 신컴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2012년, 4년 만에 컴백했던 그룹 신화는 2013년에도 정규 11집을 발표하고 콘서트를 열었다. 당시 "매년 새 앨범을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어쩐 일인지 2014년에는 이렇다 할 소식이 없었다.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지만 발표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는 말과 함께 멤버들의 개별 활동만 계속됐다.

그리고 2015년. 신화는 정규 12집 < WE(위) >를 들고 돌아왔다. 드라마에 출연했던 에릭도, 불법 도박 사건에 휘말렸던 앤디도, 캐나다로 단기 어학연수를 떠났던 김동완도 함께였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신화는 1년 9개월 만의 컴백을 두고 "모든 것은 묵혀둬야 숙성되지 않느냐"면서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를 찾았다"고 미소 지었다.

신화가 말하는 '신화스럽다'? "강한 퍼포먼스 떠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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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은 신화에게 '가요계 안착'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이었다. 4년의 공백을 메우자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들의 시간은 그룹 활동을 중심으로 흘러갔다.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쳤고,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도 꽤 오랫동안 출연했다. 그 결과, 11집의 타이틀 곡 'This Love(디스 러브)'로는 지금까지의 활동 중 가장 많은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오랜만에 컴백했고, 잘되는 게 중요했던" 시기에 오히려 더 큰 성과를 낸 셈이다.

성공적인 활동은 자연스럽게 다음 행보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신화다운' 색깔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는 멤버들은 프로듀서인 이민우의 주도 하에 의견을 모아 12집을 완성했다. 가장 마지막에 나온 '표적'은 만장일치로 타이틀 곡이 됐다. 신화는 '표적'을 두고 "제2의 'Brand New(브랜뉴)'"라고 했다. 'Brand New'의 퍼포먼스처럼 웅장하지만, 칼군무가 아니라 포인트 안무를 계속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완은 "안무 난이도가 엄청나다"고 혀를 내둘렀다.

"'신화답다'는 게 무엇이냐고? 대중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무대나 노래를 하기보다 퍼포먼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룹 아닐까. 그것을 굳이 바꾸고 싶지 않았다.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인 것 같기 때문이다.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강한 것이 신화다." (이민우)

"우리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기획될 때부터 댄스 그룹이었다. 그것이 나이가 든다고 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Once in a Life Time(원스 인 어 라이프 타임)' 활동 때 그랬는데, 어느 순간 스케줄이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안주하게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최대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신화가 해왔던 것을 해야겠지."(에릭)

26일부터 공개되는 무대에서 신화는 타이틀 곡 '표적'과 함께 수록곡 'Alright(올라잇)'을 선보인다. 이민우는 이 곡을 "제2의 'Wild Eyes(와일드 아이즈)'"라고 칭했다. 김동완이 "'Brand New' 'Wild Eyes'는 80~90% 다른 프로듀서가 만들어준 앨범이었고, 지금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 가장 다르다"고 설명하자, 이민우는 "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세련됨을 장착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어야 비로소 나올 수 있는 세련됨과 노련함이 더해졌다고.

"새로운 성과보다 멤버들의 컨디션과 여유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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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타이틀은 '최장수 아이돌'이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나왔다가 사라지는 현실에서도 지난 1998년 데뷔한 신화는 지금까지 멤버 교체 없이 함께하고 있다.

후배 가수들의 롤 모델로 꼽히는 것에 대해 전진은 "회사원도 17년 차면 부장님 급이다"면서 "후배들도 오래 활동하고 싶다는 뜻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신혜성은 "작은 바람이 있다면 아이돌 그룹의 평균 수명이 조금 더 길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많은 이들은 신화에게 오랫동안 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다. "매번 의견 충돌은 있다"고 털어놓은 에릭은 "이번 활동을 앞두고 (전)진이네 집에 모여서 지금까지 잘했던 점, 서운했던 점을 터놓고 이야기했다"면서 "이 부분이 이번 활동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정신없이 얘기하느라 급기야 손을 들고 순번을 정하기도 했다는 이들은 "개별 활동을 하면서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때 멤버들의 고마움을 많이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1990년대에 시작해 2000년대를 지나 2010년대를 살고 있는 신화. 17년 차의 무게감도 있지만, 멤버들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신화는 그동안 바쁘게 달려온 만큼 올해부터는 초심을 잃지 않되, 조금씩 여유를 갖고 활동할 예정이다. 에릭은 "신화로서는 이미 많은 것을 이뤘으니, 앞으로 활동을 지속하려면 스트레스를 안 받고 기쁜 마음으로 해야겠더라"면서 "성과보다는 멤버들의 마음이나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속 활동하면서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싶다. 애초에 장수 그룹이 되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멤버들끼리 문제가 있으면 서로 해결하면서 온 덕분이다. 우리에게는 자연스럽게 신화가, 앨범 활동이 1순위였다. 어떻게 보면 그게 우리에게 큰 유산이 된 거다. 앞으로 걸그룹에서도 우리 같은 그룹이 나왔으면 좋겠다. 30대 후반에도 활동하는 여자 그룹은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하다. 정말 대단해 보일 것 같다." (에릭)

앤디의 아직 못다한 이야기
 그룹 신화의 멤버 앤디

그룹 신화의 멤버 앤디 ⓒ 신컴엔터테인먼트


앤디는 지난 2013년 불법 스포츠 도박 사건에 연루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앤디는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 기간을 거쳤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앤디는 인터뷰 시작 전, "큰 실수로 인해서 심려를 끼쳤다"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앤디는 "앞으로 좋은 활동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앤디는 이번 앨범의 준비 과정에 대해 "멤버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컸다"면서 "매번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느낌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시도한다. 이번에도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앤디는 "이번에 '더 잘해야 겠다' '멤버들보다 더 해야겠다'는 느낌이 컸던 것 같다"면서 "멤버들이 옆에서 채찍질도 해주고, 위로해주고, 도와준 부분이 컸다"고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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