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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마이뉴스 청소년 특별면 '너, 아니?'에 실렸습니다. '너, 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지난 2013년 1월, 미국의 빌 리처드슨(전 뉴멕시코주 주지사)과 에릭 슈미트(구글 회장)가 북한을 방문했다. 슈미트 회장의 설명에 의하면 북한에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언론에서는 그가 북한을 방문한 이유가 희토류 개발과 관련한 협의를 제기하기 위함이었다고 추측했다.

영국계 사모펀드 'SRE 미네랄스'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2배에 이르는 2억1600만 톤이 북한에 묻혀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SRE는 지난해 12월 4일, 북한의 조선천연자원무역회사와 평안북도 정주지역의 희토류 개발(매장량 가치 6경8799조 원)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고, 향후 25년간 희토류 개발권을 갖는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가 북한 철도 현대화 비용(약 250억 달러)의 대가로 희토류를 비롯해 티타늄과 탄탈, 금, 석탄을 채굴할 예정이라 한다. 이중 희토류의 가치는 6조 원에 달한다. 희토류 최대 수출국인 중국도 북한에 등록된 중국기업 138개 중 40% 가량이 광물채굴과 관련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록 세계 각국은 북한에 매장되어 있는 희토류를 선점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관계 개선은 물론 자국 산업의 발전과 자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희토류가 대체 뭐길래?

희토류는 란타늄, 스칸듐, 이트륨, 세륨 등 17종의 원소를 말한다. 이는 지구상에 널리 퍼져있는 성분이지만, 채굴 가능한 광물 형태인 경우가 드물어 '희토류(Rare Earth)'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원소들은 화학적인 성질이 매우 안정적이고 열을 잘 전달하며 전기적·자성적 성질이 뛰어나다. 스마트폰, 수소전지, 고화질 TV를 비롯해 우주산업, 정보통신, 광학 등에서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광물이다.

셰필드대학교 인문지리학 교수인 대니 돌링은, 그의 저서 <100억 명>을 통해 희토류가 미래의 핵심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90년 지구 인구수가 100억 명이 되는 시대에는 전자기기 사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현재 약 90%의 희토류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연구에 의하면 중국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러시아 19%, 미국 12%가 잇고 있다. 러시아나 미국이 희토류를 적극적으로 채굴하지 않는 이유는 희토류 가공과정에서 많은 양의 공해물질이 발생하여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희토류와 자원전쟁

중국이 독점하는 희토류 시장은 2009~2010년 '1차 전쟁'을 겪었다.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 열도에 대해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고, 현재는 일본 자위대가 센카쿠 열도에 주둔하고 있다. 지난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에서 조업을 하던 중국 선원들이 일본 자위대에게 체포되자 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물량 절반 이상을 수입하는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중국 선원들을 석방하며 중국에 손을 들고 말았다.

그 후 미국·일본·유럽연합은 반격에 나서 2012년 6월 중국을 WTO에 제소했다. 2년간의 심사 끝에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자국 산업 우대 조처로 정당화할 수 없다"며 서방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이후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미국·호주·러시아 등이 희토류 개발의 닻을 올렸고, 일본은 2010년 이후 희토류 수입선을 다변화하면서 90%에 달했던 중국 의존도를 50%대로 낮췄다.

남북 교류의 물꼬는 북한의 희토류 개발로 트자

희토류는 전자제품이나 첨단기술 개발에 있어서 꼭 필요한 광물이고,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희토류에 관심을 갖고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한겨울 매서운 추위만큼 꽁꽁 얼어붙어 있다.

한국은 21세기 자원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며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전자 산업에서 상당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자 산업의 핵심 광물 희토류가 북한에 널려 있음에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바라만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해 수입하는 희토류의 규모는 총 3287톤, 약 5900만 달러(2010년 기준)라고 한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 힘을 합치고 희토류를 개발한다면 그 이익은 고스란히 남한과 북한에 남을 것이고, 천문학적으로 필요하다는 통일 비용도 충당되지 않을까.

한국과 북한은 한민족이다. 전세계적으로 국익을 위해 자원전쟁이 발생하는 시기에 북한은 한국이 꼭 필요한 희토류를 가지고 있고, 남한은 자본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런 좋은 상황이 남과 북의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북이 서로 협력하여 희토류를 개발하고, 서로의 경제력을 향상시켜 시나브로 꿈에도 소원인 통일을 이루는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태그:#희토류, #자원전쟁, #통일, #남북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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