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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오마이뉴스] 지난 18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진경준 검사장 사이에 '넥슨 주식 거래 알선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두 사람은 과거 절친한 검찰 선후배 사이였고, 넥슨이 우 수석 처가의 '강남역 상속 부동산'을 매입해준 일 때문에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의혹입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연루된 의혹이 커짐에 따라, 지난 2015년 2월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인물탐구 기사를 통해 그의 행적을 다시 짚어봅니다. 2016.7.19. [편집자말]
 지난 1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첫 수석비서관회의 주재를 앞두고 신임 수석·특보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다. 정면에서 봤을 때 대통령 왼쪽에 서 있는 이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지난 1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첫 수석비서관회의 주재를 앞두고 신임 수석·특보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다. 정면에서 봤을 때 대통령 왼쪽에 서 있는 이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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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설을 따르자면 대통령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권력서열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1월 26일 청와대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이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첫 수석비서관회의 주재를 앞두고 신임 수석·특보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병우(48) 민정수석이 양복 재킷 앞 단추도 잠그지 않은 채 이명재(72) 민정특보를 제치고 박 대통령 바로 옆에서 환하게 웃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70대' 이명재 특보는 '40대' 우병우 수석의 고향(경북 영주)과 대학교(서울대 법대) 선배다. 게다가 우 수석(29회)은 사법시험 기수로는 이 특보(11회)보다 18기나 아래다. 이러한 두 사람의 관계와 사진 속 인물 배치구도가 극적으로 대비되면서 이날 사진은 '우병우=청와대 실세'임을 증명하는 상징으로 회자되었다.

만 20세에 사시 합격... '이용호 게이트 특검'에서 활약

우 수석은 지난 1967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경북 영주로 알려졌다. 언론사마다 그의 출신이 다르게 보도되는 이유다. 그는 서울대 법대 재학중이던 지난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만 20세 나이에 이룬 '소년등과'(少年登科 :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해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가리키는 말)였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한 우 수석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와 형사6부를 거쳐 대구지검 경주지청, 창원지검 밀양지청, 제주지검 등에서 근무했다(1990-1998). 평검사 시절 서방파 행동대장과 대전진술파 두목, 이대병원 수련의 임용과정에서 돈 받은 피부과장, 아파트 감리와 관련해 청탁한 경주시 건축과장 등을 구속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시내 폐수·소음·진동을 배출한 환경오염업체 55곳에 이어 세균폐수를 방출한 을지병원·백병원·차병원·중대부속병원을 적발했다. 특히 YS정부 시절에는 경주대 설립자인 김일윤 전 민자당 의원을 학교공금 53억 원 횡령 혐의로 구속해 주목 받았다(1993).

우 수석은 법무부 국제법무과(1999)를 거쳐 지난 2001년 서울 동부지청 형사6부에 배치되면서 다시 '수사 검사'로 돌아왔다. 이때 영화배급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직배영화사 전  대표와 영화사 대표를 구속했다. 특히 2001년 12월부터 송해운·윤대진 검사와 함께 '이용호 게이트 특검'(차정일 특검) 특별수사관 3인방으로 활약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송금 특검'과 함께 가장 성공한 특검으로 평가받는 이용호 게이트 특검은 당시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인 승환씨를 구속함으로써 신 총장의 조기퇴진을 가져왔다. 흥미롭게도 신 총장이 물러난 뒤 새 검찰총장에 발탁된 인사는 이명재 현 민정특보였다. 

삼성 에버랜드 CB 헐값발행 사건 때 구슬 뀄다지만...

우 수석은 지난 2002년 서울 동부지청 부부장 검사로 승진한 뒤 춘천지검 영월지청장, 대구지검 특수부장,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2002-2008). 이용호 게이트 특검 수사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특수통 검사'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이때 ▲ 카드깡으로 강원랜드 도박자금 제공 ▲ 강원랜드 메인 카지노 진입도로 보강공사 비리 ▲ 사기도박 게임 ▲ 삼성상용차 설비 해외매각 뇌물 수수 ▲ 삼성상용차 기술자료 해외유출 시도 ▲ 이정일 민주당 의원 상대후보 도청기 설치 의혹 ▲ 대구U대회 옥외광고물 사업자 선정 비리 ▲ 잠실 야구장 광고물 수의계약 대가 뇌물수수 ▲ 이통사 직원들 개인정보 대량 유출 등을 수사했다.

우 수석은 이 과정에서 당시 이정일 민주당 의원, 강신성일 전 한나라당 의원, 이상국 KBO 사무총장을 긴급체포하거나 구속했다.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도 소환조사했고, 배기선 열린우리당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광식 전 강원랜드 대표와 권오정 전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이사장, 심기섭 농수산물유통공사 감사 등도 그의 칼날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관련해서는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우 수석은 지난 2003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사건 수사에 참여해 두각을 나타냈다. '신상규(서울중앙지검 3차장)-채동욱(특수2부장)-우병우·박용주'로 이어지는 수사진은 같은 해 12월 업무상 배임의 공소시효(7년)를 하루 앞두고 허태학·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을 전격 기소했다. 이러한 분리기소는 나중에 '1심보다 더 무거운' 항소심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2007년).

당시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전환사채 헐값 발행에 직접 관여한 일부 인사들을 '표본'으로 기소해 공소시효를 정지시키자는 아이디어를 낸  이가 우 수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병우 검사가 수사의 구슬을 뀄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려 이건희 회장 부부를 수사대상에서 제외하는 '중대한 오점'을 남겼다. 

우 수석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이던 지난 2008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의 처사촌 김옥희씨의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사건을 수사했다. 이명박 정권이 공식 출범한 지 5개월 만에 일어난 친인척 사건이었다. 그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미끼로 30억여 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같은 해 8월 김씨를 구속했다.

2009년 노무현 수사... 두 번의 검사장 승진 실패

우 수석의 운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바뀌었다. 박연차 게이트('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약점'이 되어 나중에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검찰 안에서도 노 전 대통령을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 수석이 노 전 대통령을 만난 때는 지난 2009년이었다. 그는 당시 대검 중수부 수사1과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그의 부인과 조카 사위 등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총 600만 달러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같은 해 4월 30일 대검 중앙수사부(이인규 부장)에 소환돼 밤 늦게까지 조사받았다. 당시 대검 청사 11층에 마련된 특별조사실에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검사가 그였다. 그는 미리 준비한 200여 개의 질문을 가지고 전직 대통령을 신문했다. 

그런데 소환조사한 지 20여일 뒤인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고향의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생을 마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에 책임지고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은 사표를 냈다. 하지만 수사에 참여했던 홍만표 수사기획관과 우 수석은 검찰에 남았다.

노 전 대통령 사후에도 우 수석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과 수사기획관을 지내는 등 특수통 검사로서 승승장구했다. 대검 수사기획관 시절인 지난 2011년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하지만 이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거친 뒤 지난 2013년 5월 스스로 검찰을 떠났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두 해에 걸쳐 검사장 승진에 실패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23년 검사로 살아오면서 보람을 느낀 때도 많았고, 실체적 진실을 파헤쳐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힘겨운 적도 많았다. 이제 보람은 가슴에 품고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 가운데)

대검의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수사에 참여한 것 때문에 검사장 승진이 좌절됐다"라며 "'비주류'였지만 특수통 검사로서 앞길이 창창했는데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그 앞길을 막은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명재 민정특보 발탁과 'TK 독식' 검찰인사

그렇게 두 차례나 검사장 승진에서 좌절했던 우 수석은 박근혜 정부 2년차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11일 앞둔 지난해 5월 12일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청와대 입성 8개월 만인 지난 1월 민정수석 자리에까지 오른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전해철 민정수석(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처럼 '40대 민정수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민정수석은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고 공직자 사정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소년등과를 해서인지 검사 때부터 추진력은 있으나 너무나 당돌해 반대세력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잘한다'는 평가가 많고, 실제로 청와대 실세로 평가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우 수석의 승진 발탁과 지난 6일 단행된 검찰 고위급 인사를 연결지어보면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우 수석(사법연수원 19기)의 선배기수인 16기와 17기 검사장 7명이 옷을 벗고, 동기인 19기와 후배기수인 20기를 전진배치한 것이야 검찰의 '아름다운 서열 전통'이라고 치자. 하지만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에 각각 김수남 서울중앙지검장(대구출신)과 박성재(경북 청도출신) 대구고검장을 임명한 것은 특별해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대검 차장-서울중앙지검장'을 모두 TK(대구경북) 출신이 장악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대검 중수부가 폐지되면서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넘버2'로 불린다. 중요한 수사들을 맡고 있어서 실질적인 힘에서는 검찰총장을 능가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박근혜 정부는 그러한 막강한 자리에 계속 TK출신들을 발탁해왔다. 박성재 지검장의 전임인 조영곤·김수남 전 지검장도 각각 경북 영천과 대구출신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은 TK출신이 독식해온 것이다.

게다가 검찰 내 신망이 두텁고, 영향력이 큰 이명재 민정특보도 TK(경북 영주) 출신이다. 경남 사천출신인 김진태 총장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 인물이 이 특보다. "진정한 무사는 겨울날 얼어 죽을지언정 곁불을 쬐지 않는다"라고 했던 '수도승 검찰총장' 이 특보를 청와대에 끌어들인 이유도 우 수석을 배려한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우 수석은 김기춘 비서실장한테 높은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민정비서관 시절 상관인 민정수석을 제치고 김 실장에게 직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한 민정수석이 지난 1월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증인 출석을 거부한 뒤 사퇴한 '항명사태'에는 이러한 기강해이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여권의 한 인사는 "우 수석은 김기춘 실장과 아주 가깝다"라며 "시키는 일을 잘 하는 스타일이어서 인정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심지어 우 수석을 '리틀 김기춘'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그가 박 대통령가 임기를 같이 하는 '순장조'가 될지 주목된다. 

재력가 장인, 기흥CC 인수 과정에서 거액 로비했다 구속

한편 우 수석은 검사 때부터 '재력가 사위'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발탁된 직후 신고한 재산은 무려 423억3230만 원이었다. 여기에는 본인과 부인 명의 예금 183억2077만 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196.7㎡) 등 건물 66억8651만 원, 사인간 채권 165억 8051만 원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100만 주에 가까운 해외국채(99만5000주)를 보유하고 있고, 자동차가 한 대도 없다는 신고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우 수석의 장인은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으로 이 회장은 딸만 넷을 두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사채업으로 재산을 쌓아 기흥CC 등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재향경우회로부터 기흥CC를 넘겨받는 과정에서 전직 치안총수 등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1993년 6월). 당시 이 회장을 구속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은 정홍원 현 국무총리였다.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사망했고 부인과 네 명의 딸이 거액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기흥CC는 현재 (주)삼남개발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 수석의 부인은 (주)삼남개발의 모회사인 (주)에스디엔제이홀딩스 주식을 2200주(자본금의 20%) 보유하고 있다. (주)에스디엔제이홀딩스의 자산총액은 토지를 포함해 1967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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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