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 피의자들에게 예상대로 중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이중 주범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공범인 10대 청소녀에 대해서는 관용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황의동)는 13일 오후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으로 기소된 이아무개씨(26)와 허아무개씨(25)에게 무기징역,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각각 선고했다. 또 다른 이아무개씨(25)에게는 징역 35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10대인 양아무개양(17)에 대해서는 강도 치사 혐의를 적용, 징역 장기 10년에 단기 7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여고생(15)을 감금해 끌고 다니며 폭행하다 살해한 후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전 유성의 한 모텔에서 조건 만남으로 김아무개씨(47)를 유인, 때려 숨지게 하고 300여만 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씨와 허씨에게 사형, 또 다른 이씨에게는 무기징역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선고 이유에 대해 "피고인에게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범인 10대 양아무개양에 대해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한 것을 놓고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범들의 위협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담하게 된 상황이 감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여성인권티움 부설 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 관계자는 "가해자들이 잔혹하게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며 "하지만 주범들의 위협과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성매매와 범행에 이용되게 된 청소녀에 대해서는 정상 참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0대 피고인은 주범들의 손아귀에 갇혀 벗어날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범행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대 가출 청소녀들이 성매매 조직의 표적이 되어 범죄를 강요받고 있음에도 사회적 안전망이 없는 사회 현실도 감안돼야 한다"며 "검찰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항소심을 통해서도 성인들의 욕망과 쾌락에 무방비 상태로 이용 당하고 있는 10대 가출 청소녀들의 현실과 불가항력 상황을 설명하고 법의 관용을 재차 요청할 예정이다.


태그:#김해 여고생 살해사건, #중형선고, #10대, #청소녀, #성폭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