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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100t급)의 정장 김경일 경위.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목포해경 소속 경비정 123정(100t급)의 정장 김경일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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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1일 오후 4시 45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국가의 잘못이 일부 인정됐다. 하지만 그 책임을 짊어진 사람은 김경일 전 목포해양경찰 123정장 단 한 사람이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1일 김 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일부 유죄로 판단,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의 주장과 달리 '123정이 퇴선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김 정장이 다른 해경들에게 선내 진입 지시를 하지 않는 바람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김 정장은 이날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그런데 김 정장이 세월호 승객 전원을 제대로 구조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진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과 배의 구조 등을 따져볼 때 그의 부실구조로 빚어진 인명피해는 일부라고 봤다. "피고인이 실행한 구조방법이 당시 상황에 비춰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이상 최선의 결과를 낳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과실을 인정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때문에 형량 역시 검찰이 주장한 '징역 7년'보다 줄어들었다.

재판부가 123정장에게 모든 책임 묻지 않은 이유

광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 11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이날 판결 직후 광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정장은) 업무상과실치사를 넘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돼야 한다"며 "판결이 담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바로 잡기 위해 검찰은 반드시 항소해주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김경일 전 목포해경 123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 11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이날 판결 직후 광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정장은) 업무상과실치사를 넘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돼야 한다"며 "판결이 담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바로 잡기 위해 검찰은 반드시 항소해주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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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김 정장의 책임을 크게 시간과 공간으로 나눠 따졌다. 첫 번째 기준인 시간은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44분'이었다. 해경 교신 녹취록에 따르면 이때 김 정장은 목포해경 상황실에 "목포타워, 현재 승객이 안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 갔고 못 나오고 있답니다, 그래서 일단 직원 한 명을 배에 승선시켜서 안전 (퇴선을) 유도하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재판부는 이 발언을 근거로 김 정장이 오전 9시 44분부터는 승객들의 퇴선을 유도할 생각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 사고 현장으로 가는 동안에는 123정이 세월호 내부 상황을 알 수 없었던 데다 ▲ 현장 도착 후에도 승객들의 대기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웠고 ▲ 주임무가 불법어업 단속인 123정은 대형 여객선의 전복사고에 대비한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감안했다. 재판부는 123정이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선원들이 진도 해상교통관제선터(VTS)와 교신할 때 '퇴선방송을 했다'고 말한 점 등을 볼 때 김 정장이 승객들의 대기상황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의 부실구조 책임 역시 4층 선미 다인실 SP-1, SP-2, SP-3객실로 한정됐다. 재판부는 123정이 퇴선방송을 하거나 선내에 진입했다면 해당 객실을 사용한 단원고 학생들은 탈출할 수 있었다고 봤다. 세월호 4층 좌현갑판은 오전 9시 50분께 바닷물에 잠겼으나 세 객실에는 캐비닛이 있어 승객들이 우현 방향 출입문을 이용, 복도로 나올 수 있었고 거기서 선미 쪽 비상구로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선방송도, 대피지시도 없었고, 단원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정받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재판부는 김경일 정장이 선사 청해진해운, 세월호 선원, 고박업체 등과 함께 '승객의 안전'이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으므로 참사의 공범이라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123정이 세월호 운항에는 관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구조작업 전에 이뤄진 부실고박, 과적 등에는 책임이 없다는 이유였다. 다만 그가 함정일지를 조작했다는 혐의(허위공문서작성죄·허위작성공문서행사죄)는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1일 낮 1시 13분, 임정엽 부장판사는 김 정장의 양형과 관련해 그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를 댔다.

"세월호 사고와 피해자들 사망의 주된 책임은 회사의 이익을 추구해 승객들의 안전을 도외시한 청해진해운 임직원들과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승객을 저버린 선원들에게 있다. 비록 피고인에게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만, 구조작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했으므로 그 잘못이 청해진해운이나 선원에 비해 무겁다고 할 수 없다."

그는 곧바로 주문을 낭독하기 위해 김 정장을 자리에서 일으켰다. 재판부를 향해 선 김 정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피고인을 징역 4년에 처한다. 실형을 선고하므로 구속영장에 의해 구속하겠다."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퇴장하는 재판부를 향해 "무슨 4년이야 말도 안 되지!" "어떻게 304명을 죽여 놓고 4년이야!"라고 소리쳤다. 허탈한 마음을 드러낸 채 법원 청사 밖으로 나온 유족들은 항의표시로 광주지법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열 준비를 했다. 하지만 법원 관계자들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청사관리지침 등에 금지돼 있다며 유족들을 제지하려 했다. 몇몇 엄마들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유족들 끝내 오열... "공무원들에게 면죄부 준 판결"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일 123정장은) 업무상과실치사를 넘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라면서 "판결이 담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바로 잡기 위해 검찰은 반드시 항소해주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세월호 가족협의회'는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일 123정장은) 업무상과실치사를 넘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라면서 "판결이 담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바로 잡기 위해 검찰은 반드시 항소해주길 바란다"고 발표했다. 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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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요! 개새끼 취급만도 못 한 거 같잖아!"
"구조만 했으면… 구조만 해줬으면 부모들이 이렇게 안 한다고!"

법원 쪽에서 거듭 중단을 요구했지만 유족들은 끝까지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법률대리인 박주민 변호사는 "진상 규명과 정의를 세우는 데에 타협이란 게 있으면 안 되는데, 123정장의 경우는 기소와 재판 모두 타협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의 구조책임은 지휘라인에 있던 사람들이 다 같이 져야 하는데 기소 자체가 123정장만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검찰이 증명하려 한 여러 사실관계들만 봐도 '승객들이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고 용인했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죄목도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판결도 또다시 타협했다"라면서 "승객 사망이란 결과와 123정장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의 인과관계가 아주 일부분만 인정됐다"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역시 보도자료를 내 "이번 판결은 공무원에 대한 면죄부"라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애쓰는 모든 국민의 노력을 무(無)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검찰이 반드시 항소해주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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