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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2심에서 유죄 판결로 실형을 선고받자 야당은 '사필귀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원 전 원장은 항소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변인은 9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의 불법 선거개입이 인정됐고, 이를 지시한 원 전 원장이 오늘 유죄로 판결받았다"라며 "늦었지만 법치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뜻깊은 판결"이라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국가기관이 불법으로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법적으로 인정된 만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라며 "박근혜 대통령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명한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맡았던 권은희 새정치연합 의원도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감회를 밝혔다. 권 의원은 "책임있는 자세로 불법을 명확히 판단하고 불의에 잘못을 물었다, 국민들이 바라는 사법부의 모습"이라며 "오늘 다시 수사과장이 된 듯 보람차다"라고 말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국정원법을 위반했지만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1심의 괴이한 판결이 이제야 정상적인 궤도로 돌아왔다"라며 "'지록위마'인 1심 판결을 뒤엎은 '지록위록'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정치중립의 의무를 철저히 준수해야 할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실이 사법부에 의해 입증된 만큼 지난 대선 결과를 다시 한번 복기해봐야 한다"라며 "원 전 원장에게 누가 지시했는지, 어떤 경로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 국민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던 박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새누리당 "국정원 정치 중립 위해 노력할 것"

새누리당은 사법부의 판결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야당의 공세를 경계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 정보활동을 해야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중립을 지켜야 한다"라면서도 "아직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전·현직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새로운 정치적 논쟁에 불을 지피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라면서도 "정치권에서 지난 대선 결과 전체를 두고 소모적으로 논쟁하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국정원의 정치 중립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무성 당 대표는 이날 외신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어떠한 경우에도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2심이 1심과 달리 판결된 것은 한마디로 정의해서 말하기 어렵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태그:#원세훈, #새정치민주연합, #새누리당, #권은희,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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