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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3일 부터 3월 1일까지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대책위원회'는 4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3일 부터 3월 1일까지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지 유해발굴에 나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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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당시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군경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골 발굴을 위해 민간단체들이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나섰다.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 발굴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동대책위)는 4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지 유해 발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산내 민간인 학살지는 1950년 6~7월,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정치범 및 보도연맹원 등 민간인 4000명에서 최대 8000명을 한국 군인과 경찰이 집단 학살해 매장한 곳이다.

지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산내를 비롯한 전국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고 유해 발굴이 진행됐다. 산내에서도 한 차례의 발굴이 진행돼 30여 구의 유해가 발굴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광범위한 매장지가 밭으로 경작되거나 건축물이 세워지고, 도로로 사용되면서 훼손되고 있다. 2010년 과거사위원회 활동도 종료돼 발굴을 통한 유해수습을 바라는 유족들의 간절한 소망은 절망으로 변했고,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전국 최대 민간이 학살지는 안내판 하나 제대로 서 있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공동대책위, 2월 23일부터 일주일간 유해 발굴 예정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민간단체들이 유해 발굴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비록 일부분이지만 유해 발굴을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부끄러운 과거사를 세상에 알리고, 진상규명과 위령사업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태기로 한 것.

공동대책위에는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와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힘,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대전충남인권연대 등 대전지역 1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유족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 진실과정의 등 전국단위 단체들이 공동주최로 참여해 발굴비용과 인력 등을 지원한다.

공동대책위는 오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7일 동안 산내 골령골 매장지에서 유해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부지는 수십 년 동안 밭으로 개간돼 경작되던 곳이다.

유해 발굴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이 이곳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면 공동대책위는 자원봉사자를 조직해 발굴작업을 돕고, 기자회견과 보고대회 등을 열 예정이다. 이렇게 발굴된 유해는 충북대 민간인 희생자 임시 안치소에 보관된다.

"진실 규명 위한 소중한 시도... 도덕적 의무"

1950년 7월 초, 당시 미 정보장교가 촬영한 대전 산내 골령골 집단처형 현장 사진.
 1950년 7월 초, 당시 미 정보장교가 촬영한 대전 산내 골령골 집단처형 현장 사진.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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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에 발굴하는 유해는 매장 추정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매장지가 심하게 훼손돼 유해가 발굴될 지도 불확실하다"라면서 "그럼에도 유해 발굴에 나서는 것은 진실규명을 위한 소중한 시도이며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대전 시민들의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이를 계기로 정부와 대전시, 관할 동구청의 관심을 촉구한다"라면서 "정부는 하루속히 정부 기구를 마련해 체계적인 계획 하에 과학적인 유해 발굴 작업에 나서야 하고, 대전시는 다른 자치단체처럼 희생자의 억울한 혼과 유가족들의 한을 달래 수 있도록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에 나서 달라, 또 관할 동구청은 유해 매장지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언에 나선 김용우 공동대책위 공동대표(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전본부 상임대표)는 "65년 전 산내 골령골에서 억울한 집단 학살이 자행됐다, 이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위령사업을 해야 할 국가와 지자체는 직무유기로 방치해 왔고, 우리 시민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라면서 "이제 우리가 함께 반성하면서 유해 발굴을 통해 진상이 규명되고 책임자 처벌에 준하는 역사적 심판을 내려야 한다, 산내 희생지가 평화와 통일의 상징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 공동대책위' 결성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왜 우리는 산내민간인희생자 유해 발굴에 나섰나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 발굴 공동대책위-

지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의 발굴을 통해 드러난 희생자 유해 모습.
 지난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의 발굴을 통해 드러난 희생자 유해 모습.
ⓒ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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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십니까? 2005년 정부기기구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발족했습니다. 60여 년 동안 땅속에 묻혔던 부끄러운 과거사를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차원에서 민간인 학살 원인과 이를 밝힐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단지 생각이 다르거나 위험하다는 이유로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들에 대한 진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대전 산내에서도 유해 발굴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희생자 매장지는 토지소유주와의 갈등, 영농행위와 건축행위로 인한 매장지 훼손 등의 이유로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소규모 매장지나마 발굴을 하여 산내 골령골 골짜기 전체가 학살터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유해를 수습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이 유감스럽게도 2010년 12월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고 해산했습니다. 시효를 연장해 달라는 유가족들의 통곡 섞인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산내에 묻힌 유해는 쓰레기처럼 나뒹굴고 있습니다. 괭이질에 파헤쳐지고 포크레인 삽날에 이리저리 훼손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성의로 현장에는 학살지를 알리는 안내판조차 제대로 서 있지 않습니다.

정부와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할 기구 설치를 요구했지만 언제쯤 이루어질는지요?

그래서 시민단체들이 나섰습니다. 민간차원에서라도 먼저 힘을 모아 아픈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서자고 결의했습니다. 많은 시민단체가 나서 주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등이 공동조사단을 결성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지난 해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유해를 발굴했습니다.

고맙게도 이번에는 대전 산내 골령골 유해를 발굴하기로 했습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가 유해 발굴을 위한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기꺼이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발굴하는 유해는 매장 추정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매장지가 심하게 훼손돼 유해가 발굴될 지 여부도 불확실합니다. 그럼에도 유해 발굴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로 한 것은 유가족들의 뜨거운 요청 때문입니다. 유해 발굴 작업은 진실규명을 위한 소중한 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대전시민들의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와 대전시, 관할 동구청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정부는 하루속히 정부 기구를 마련해 체계적인 계획 하에 과학적인 유해 발굴 작업에 나서야 합니다. 대전시는 다른 자치단체처럼 희생자의 억울한 혼과 유가족들의 한을 달래수 있도록 민간인희생자 위령제 지원을 위한 조례제정에 나서 주십시오. 관할 동구청은 유해매장지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조치에 주십시오.

우리는 자원봉사단을 조직, 유해 발굴 작업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대전시민 여러분께서도 인권이 살아 있는 대전을 위해 희생자 유해가 발굴 수습할 수 있도록 관심과 힘을 보태주십시오. 시민의 손으로 역사의 상처를 보듬고자하는 이 작업에 적극적인 후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2015년 2월 4일
한국전쟁기 대전 산내 민간인학살 유해 발굴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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