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최종신 : 3일 오전 8시 15분]

항공보안법 위반과 업무 방해, 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에서 구치소로 가는 차량에 올라타기 전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 '땅콩 회항'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구속 항공보안법 위반과 업무 방해, 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에서 구치소로 가는 차량에 올라타기 전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3일 오전 0시 52분. 7시간 30여 분 만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에게 "반성의 말씀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입을 열었다.

차분한 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두고 "박창진 사무장과 김OO 승무원에게, 회사 임직원과 국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말씀을 드린다"던 그는 끝으로 자녀 이야기를 꺼낼 때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먹이기 시작했다.

조 전 부사장은 "엄마의 손길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저희 아이들에게 한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재판부가) 선처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때늦은 후회로 참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2월 12일 오후 3시에 그의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다음은 조 전 부사장의 최후진술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에게 반성의 말씀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저로 인해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박창진 사무장과 김OO 승무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용서를 구합니다. 그리고 평소 대한항공을 아껴주신 고객 분들과 저로 인해 회사로 쏟아진 많은 질책과 비난을 받아야 했던 임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커다란 분노와 충격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도 머리 숙여 사과 말씀 드립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와 하나씩, 하나씩 일을 배우고 실무를 맡으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은, '대한항공의 서비스, 제가 맡은 대한항공 객실서비스를 세계 최고로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런 직무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생각해도 제 지적에 당황했을 승무원들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다면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그 결과 치기를 앞세운 저의 잘못이 이렇게 커다란 화를 불렀습니다. 제 잘못을 알기에 어떠한 변명도 내세울 수 없고, 어떠한 결과도 달게 받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청이 있다면 아직도 엄마의 손길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저희 아이들에게(울먹임) 한시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때늦은 후회로 참 많이 아픕니다(울먹임) 앞으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좀 더 생각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겠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3신 : 2일 오후 10시 20분]
검찰, '땅콩회항' 조현아에게 징역 3년 구형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 저해 폭행,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강요죄 등을 적용해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조 전 부사장의 혐의에 대해 "부사장과 오너라는 사적 지위로 항공기 안전에 관한 법질서를 무력화했고 항공안전에 위험한 결과를 초래했다. 사무장과 승무원을 폭행하는 등의 잘못을 덮기 위해 은폐를 시도하는 등 죄질도 불량하다"며 "사무장 등에게 회복할 수 없는 2차 피해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조 전 부사장의 반성 부족도 지적됐다. 검사는 "사무장의 잘못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고 여 상무 등을 통해 증거인멸 등 조직적으로 사건의 실체조작을 시도했다"며 "자신의 지시가 정당하고 매뉴얼 위반해 문제를 야기한 건 승무원이라고 주장하고 박 사무장의 진술은 의도적인 허위진술이거나 악의적으로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검사는 또 "재판에서 드러난 피고인의 입장은 박 사무장에게 사과할 게 아니라 오히려 백배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피고인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사과와 반성은 비난여론에 못 이긴 것이지 진지한 자성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검사는 이어 "아무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재벌그룹 오너의 장녀로 사회적인 유대관계가 뚜렷하다"면서도 "지위를 남용한 기내 소란 및 사상 초유의 항공기 회항으로 위험을 초래한 일, 항공안전에 관한 법질서를 무력화한 일,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는 등 법정에서의 태도를 종합해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증거인멸과 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 여 상무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는 김아무개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에는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여 상무, 조 전 부사장에 "죽을 죄" 문자 메시지

한편 객실난동 내용이 담긴 사건 초기 보고서를 인멸하고 승무원들을 회유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여아무개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는 이날 피고인신문에서 끝까지 조 전 부사장을 감쌌다.

사건 직후 박 사무장과 승무원들이 작성한 이메일 보고서와 시말서 등에는 조 전 부사장이 김○○ 승무원을 지칭하며 "이 ○, 저 ○"하며 욕설한 사실, 갤리 인포 파일철을 김 승무원 가슴에 던진 사실 등 폭행 사실이 적시돼 있었지만 여 상무는 이를 모두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피고인신문에서 여 상무는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이) 폭행이라곤 인식하지 못했다"며 "경영층의 욕설 내용은 SNS로 유출되면 경영층은 물론 회사 이미지도 나빠질 수 있고 그게 두려워 삭제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이 사건의 발단에 대해 "명백한 승무원의 매뉴얼 위반"이라고 했듯 여 상무도 "박 사무장은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를 전혀 인지 못했다. 웰컴드링크와 프리드링크조차 구분 못했고 매뉴얼이 언제 업데이트 됐는지 등도 몰랐다"고 승무원의 잘못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비행기에 박 사무장 등을 배치한 건 여 상무였다. 재판장은 이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뛰어난 사람들이라 투입한 거죠?"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 상무는 결국 박 사무장을 배치한 이유로 조 부사장의 질책을 받게 됐다. 재판장은 여 상무가 조 전 부사장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을 언급하며 "그 정도로까지 말 해야 할 일이냐"고 물었다.

여 상무는 "그건 제가 평소에 조현아 부사장님이랑 익스큐즈(양해)할 때 농담처럼 쓴다. 널리 선처해달라는 차원에서 그렇게 쓴 것"이라고 답했다. 친한 사이라서 쓸 수 있는 표현이라는 주장이다.

조○○ 승무원은 참기름부터 놓았다고 시말서 쓰기도

여 상무는 '비행기에서 내리라'는 조 전 부사장의 지시를 "너무 화가 나니까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회의할 때도 화나면 벌을 서라는 차원에서 회의장에서 나가라는 그런 취지로…. 아마 그 때 말씀하신 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평소 임원들과 회의를 할 때도 화가 나면 나가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박 사무장, 김○○ 승무원과 함께 1등석을 담당한 조○○ 승무원도 시말서를 쓴 걸로 확인됐다. 조 전 부사장이 조 승무원의 서비스를 지적해 여 상무로 하여금 시말서를 받게 했는데, 사유는 '수저를 먼저 세팅하지 않고 참기름부터 놓았다'는 것이었다.

여 상무는 시말서을 쓰게 한 게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여 상무는 "한식서비스의 기본은 식기류 세팅이 첫번째"라면서 "한식서비스 대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라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2신 : 2일 오후 7시 16분]
조현아 "승무원 서비스, 명백한 매뉴얼 위반"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의해 비행기에서 쫓겨났던 박창진 사무장이 1일 업무에 복귀했다. 박 사무장이 이날 50여 일간의 병가가 끝내고 출근해 부산-일본 나고야 노선 대한항공 비행기에 승무원으로 근무한 뒤 김해공항을 나서고 있다.
 '땅콩 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의해 비행기에서 쫓겨났던 박창진 사무장이 1일 업무에 복귀했다. 박 사무장이 이날 50여 일간의 병가가 끝내고 출근해 부산-일본 나고야 노선 대한항공 비행기에 승무원으로 근무한 뒤 김해공항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피고인석에 앉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땅콩회항' 당시 자신이 승무원의 서비스를 지적한 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회항을 지시한 적 없고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라고는 했지만 최종 판단은 기장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반 경 시작된 피고인 신문을 받은 조 전 부사장은 이 사건 발단에 대해 "(승무원 서비스가) 매뉴얼과 틀리다고 생각해서 매뉴얼을 갖고 오라고 했고, 그 매뉴얼을 찾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뒤에 있던 저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승무원이 마카다미아넛을 제공한 방법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매뉴얼에는 '오더 베이시스', 개별주문을 말하는데 승객이 원하는 걸 물어보고 갖다주는 서비스"라며 "그런데 당시 김○○은 물을 달라는 제게 물을 주면서 콩과 빈 버터보울을 가져왔다, 그건 명백한 매뉴얼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김○○, 조○○) 두 승무원이 5년간 (1등석 서비스를) 한 게 맞지만 지난 3~4년간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며 "본인 생각대로 자의적으로 판단해 서비스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카다미아넛 서비스 방법이 틀린 게 아니라 승무원들이 물만 갖다주면 되는데 자의적으로 마카다미아넛까지 준 게 잘못된 것이라는 얘기다.

"박 사무장 때린 적 없다, 하기 지시했지만 결국 기장 책임"

조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에 대한 폭행도 부인했다. 박 사무장을 질책하면서 갤리 인포파일철로 손등을 수차례 내리친 혐의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당시 제가 박 사무장에게 화가 난 상태가 아니라 전혀 그런 사실이 없고, 다른 승무원들도 그런 상황을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사무장에게 화가 난 건 제게 정확한 매뉴얼을 태블릿에서 못 보여주고 (태블릿) 업데이트를 얘기했을 때"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도 조 전 부사장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이 '이 비행기 당장 세워'라고 했다는 박 사무장의 주장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은 "움직이는 비행기를 세우라는 게 아니라 비행을 시작하기 위한 모든 절차를 중지하란 뜻"이라고 부인했다. '비행기가 이동중임을 알렸다'는 박 사무장의 말도 조 전 부사장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비행기를 되돌린 적이 없다"고 부인한 조 전 부사장은 "사무장의 하기(비행기에서 내림)를 지시했지만, 그것도 기장에게 최종판단을 넘겼다"며 "하기 지시한 건 깊이 반성하지만, 제가 비행기를 되돌리거나 (하지 않았고) 안전에 위협되는 걸 알았다면 내리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 상무에 승무원 동호회 동원 여론작업 지시 시인

그러나 땅콩회항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대한항공이 사과문을 발표한 뒤에도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아무 잘못 없다는 입장이었던 걸로 드러났다.

피고인 신문에서 검사는 "언론보도와 사과문 발표 후에도 피고인은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 못해 하기시킨 게 뭐가 문제냐, 오히려 사무장이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여○○ 상무(대한항공 여객담당)랑 통화한 게 맞느냐"고 물었다. 조 전 부사장은 "비슷한 내용으로 통화한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은 사내 동호회를 동원한 여론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것도 시인했다. 검사가 "여 상무에게 '승무원 동호회를 통해 사무장 서비스의 잘못을 지적하고 여론화했으면 좋겠다.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적 있느냐"고 묻자 조 전 부사장은 "그런 비슷한 내용으로 얘기한 적 있다"고 답했다.

여 상무는 국토부의 사건조사 당시 반복해서 '부사장의 법 저촉행위 관련 조사가 없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는데 조 전 부사장도 이를 보고받았다고 시인했다.

"승무원들 내 사과 받을 준비 안 돼...업무 욕심으로 일어난 일"

박 사무장과 김 승무원 등에 대해 사과하거나 피해회복 조치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 전 부사장은 "몇 번 시도를 했지만, 본인(박 사무장 등) 집에 아무도 없어서 제 사과를 받을 준비가 안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대로 사과를 드리지 못했다"고 답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아직도 승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릴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만약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이 일어난 데에 조 전 부사장은 "실수라기 보다는 저의 업무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제가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 것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들의 서비스 잘못을 지적하고, 박 사무장 하기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면서 승무원들 때문에 사과를 못했다는 식으로 주장하자 재판장이 한마디 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마무리하면서 재판장은 "피고인이 지금 생각하는 게 '내가 여기 왜 앉아있는가' 아니냐"고 물었고 조 전 부사장은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1신 보강 : 2일 오후 5시 24분]
박창진 사무장 "조현아 전 부사장 마치 야수처럼 이를 갈았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땅콩회항' 사태 피해자 박창진 사무장은 "조 부사장이 나를 어쩌면 한 번 죽였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이 당한 일을 '심리적 살인'에 비유했다.

2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여아무개 상무, 김아무개 국토부 조사관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박 사무장은 '이 사건으로 인해 입은 피해를 구체적으로 진술해 보라'는 검사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사무장은 "마치 봉건시대 노예처럼 생각해서인지 저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그것이 당연한 것인 양 지금까지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이 사태를 이렇게 더 키우지 않았나, 지금까지도 본인 잘못보다는 남탓만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사무장은 "한 번도 없다"고 답했고 자신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행위에 대해선 "인권을 유린한 행위"라고 못박았다.

심경을 말해보라는 요구에 박 사무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면서 울먹였다.

"저 또한 처음에 그랬고, 또 지금 우리 대한항공에 있는 제 동료들, 우선 승무원, 또 기타 부서에 있는 모든 직원들은 그 누구나 할 것 없이 경영진을 위해 또 회사를 위해 그 누구보다 성실히 일하고 있고,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합리적이지 않고, 이성적이지 않은 경영방식으로 지금과 같이, 또 제가 당했던, 다른 승무원들도 함께 당한 당일 사건과 같은 그런 행위에 대해서 좀 더 고민을, 진실성 있게 생각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야 한 조직의 단순한 노동자로서 언제든 소모품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조 전 부사장 및 오너 일가는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난 19년간 열심히 회사를 사랑했던 그 마음을, 또 저희 동료들이 생각하는 그 마음을 헤아리시고 다음에 더 큰 경영자가 되실 발판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현재도 관심사원...배려한다는 회사의 말은 거짓말"

지난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박 사무장이 어떤 보복도 없이 정상적으로 근무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박 사무장은 실제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답하기도 했다. '증인은 다시 출근해도 관심사원으로 관리될 것 같다'는 검사의 신문에 박 사무장은 "실제로 그런 시도가 여러 번 있었고 현재도 있다"고 답했다.

박 사무장은 업무 복귀 뒤 비행 일정이 예전보다 힘들다고 했다. 박 사무장은 지난 1일부터 김포-김해 구간 여객기 사무장으로 복귀했다. 팀장과 팀원의 손발을 미리 맞춰 실수를 예방하는 대한항공의 독특한 인력운용 방식 속에서 땅콩회항 사건 이후 회사가 자신과 함께 일한 팀원들과 일을 할 수 없도록 해놔 사무장으로서의 부담이 커졌고 현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박 사무장은 "(병가 뒤) 1월에 처음 나온 일정은 새벽 3~4시에 출근하는 게 반복되고 10시간 이상 가는 일정도 2박3일짜리, 하루에 12번 이상 이·착륙해야 하는 국내선 비행이 과도하게 분포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지난 1일 업무복귀 뒤의 상황에 대해서도 박 사무장은 "역시 비슷하다, 회사측에서 저를 배려하고 있고 업무복귀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이 거짓말이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사무장은 자신의 건강상태를 설명하면서 흐느끼기도 했다. "저 뿐만 아니라 저의 모든 가족들이 같이 고통을 받았다"라며 울기기 시작한 그는 "나이 드신 노모가…"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 마치 야수처럼 이를 갈았다"

박 사무장은 사건 당시 김○○ 승무원이 조 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 넛을 제공한 방법이 매뉴얼에 맞는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조 전 부사장측 변호인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박 사무장의 매뉴얼 숙지 여부를 따지고 들었다. 최초 작성했던 대한항공 내 사건 관련 보고서엔 박 사무장이 '웰컴 드링크'를 식사 전 나오는 '프리 드링크'로 착각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사무장은 관련 매뉴얼이 지난해 12월 초 '봉지째 보여주며 먹을지 묻고, 먹겠다고 하면 작은 그릇에 담아 제공'으로 개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결재로 공지된 것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사건 당시의) 비행을 가기 전에 제가 약 6시간 가량 조 전 부사장이 객실서비스와 관련해 여러 가지 지적을 해 문제된 적이 많았다고 해서 (매뉴얼을) 다시 공부하고 갔고, 퍼스트클래스 지시 사항을 다 보고 가서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매뉴얼이 담긴 태블릿PC를 보여주면서 서비스 방법을 설명한 뒤의 조 전 부사장의 반응에 대해 박 사무장은 "퍼스트클래스 목차를 제시하며 설명하는 순간, 조 전 부사장이, 마치 야수가 먹잇감을 찾는 것처럼 양 이빨을 갈면서, 고함을 치면서, 또 기타 등등의 폭행을 하면서 전혀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대화가 진전되지 않았다"며 "(태블릿PC를) 아예 조 전 부사장이 보려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댓글57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