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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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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경남도교육청 소속 교육장에게 '건방지게'라는 표현을 했을까. 또 홍 도지사는 경남도교육청에 '거짓말쟁이'라고 말했을까. 홍 도지사의 발언을 두고 양측 주장이 달라 진실공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성기홍 김해교육장은 지난 1월 28일 김해시장실에서 기관장 환담 도중 홍 도지사로부터 "건방지게 말을 자르고"라는 말을 들었다고, 김수상 남해교육장은 지난 1월 27일 남해 방문 당시 홍 지사가 "교육자는 모두 거짓말쟁이 아니냐"라는 발언을 했다고 각각 주장했다(관련기사: '건방지다' 발언 논란에 경남도 "교육장들이 왜곡").

그러나 홍 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경남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그런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홍 도지사의 발언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지 며칠 지났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홍 도지사 발언 논란은 무상급식과 관련이 있다. 지난해까지 경남지역 학교 무상급식은 경남도청·경남도교육청과 시·군청이 분담해 왔는데, 홍 도지사가 올해부터 '예산 지원 중단'을 선언하자 시장·군수들도 동참했다.

"'건방지게' 말 들었다"... "그런 말 없었다"

홍준표 도지사의 '건방지게' 발언 논란은 지난 1월 30일 경남 시·군교육장협의회가 폭로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하삼수 창원교육장을 비롯해 경남 교육장들은 이날 창원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경남 교육장들에 따르면 홍 도지사는 지난 1월 28일 김해시장실에서 열린 기관장 환담 자리에서 홍 도지사는 무상급식 예산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교육청 불용예산 중 절반 정도를 무상급식비로 사용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홍 도지사가 발언하는 도중에 성기홍 김해교육장이 "나도 무상급식에 대해 말할 기회를 달라, 그렇지 않으면 말씀을 그만하시라"라고 말했다. 교육장협의회는 "성 교육장이 발언하자 홍 지사가 '지사가 말하는데 중간에서 건방지게 자르느냐'고 고함을 쳤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남도는 당시 '건방지게'라는 표현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경남도는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 "도지사의 말을 가로 막은 김해교육장과 약간의 언쟁은 있었지만, 건방지다는 표현은 없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드린다"라고 주장했다.

김해시는 경남도청과 같은 입장이다. 김해시도 이날 성명을 통해 "그때 '건방지게 말을 자르고'라는 표현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해시는 "주빈으로 모신 도지사가 도정 설명을 하는데 (김해교육장이) 중간에 말을 자르고 막은 것은 최소한 예의도 지키지 않은 행동"이라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었다면 도지사 설명이 끝나고 나서 했어야 하는 것이 기본 예의"라고 밝혔다.

당시 환담 자리에는 김해 출신 경남도의원(7명)과 지역 기관장들이 있었다. 경남도는 "동석한 도의원 3명과 김맹곤 김해시장 등 기관장에게 확인했다"라면서 '건방지게'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자리에 동석했던 허좌영 경남도의원(새누리당)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 도지사가 무상급식 문제와 관련한 설명을 하던 도중 성 교육장이 말을 끊는 등 원인 제공을 했으며, 중간에 서로 언성이 높아졌다"라면서 "하지만 홍 지사가 성 교육장에게 '건방지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홍 도지사가 '건방지게'라는 말을 했다는 주장도 있다. <경남도민일보>(2월 2일 자)는 환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경남도의원이 "보도된 내용 그대로다, 홍 지사가 김 시장에게 학교급식 관련 이야기를 하던 중 갑자기 성 교육장이 끼어들어 '급식비 말하지 마세요, 저도 할 말 많으니 발언하신 만큼 기회를 주세요'라며 말을 막고 나섰다"라면서 "그러자 홍 도지사가 순간 화가 났는지 '상대가 말하는데 건방지게 말을 막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성 교육장이 '당신 부하냐, 고함 지르지 마세요'라고 맞받아쳤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당시 환담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경남도청은 남해교육장과 관련한 녹취록은 공개했지만, 김해교육장 관련 녹취록은 없다고 밝혔다.

"교육자는 모두가 거짓말쟁이" 발언은?

홍준표 도지사는 시·군 순방을 하던 중 지난 1월 27일 남해를 방문했다. 김수상 남해교육장은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홍 지사가 남해를 방문했을 때 '교육자는 모두가 거짓말쟁이 아니냐'는 발언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남도는 "당일 남해 순방 때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경남도가 녹취록을 보면 홍 지사는 "교육청이 거짓 홍보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교육자적인 양심으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예산이라는 것은 법률과 똑 같습니다"라고 발언했다.

이 녹취록에 보면 김 교육장이 밝힌 "교육자는 모두가 거짓말쟁이 아니냐"는 발언은 없지만, 홍 지사는 교육청에 '거짓'이라거나 '교육자적 양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홍준표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교육장에게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어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고 참 의아했다, 김해에서, 남해에서 무상급식 도의회 결정을 설명했는데 설명과정에서 있었던 논쟁을 내가 하지도 않은 비하 발언을 했다고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면서 "특히 남해에서는 정식 회의석상이라 녹취록까지 있는데 거짓선동 하는 것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두 교육장은 "입장에 변함이 없다" "교육자로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면서 경남도의 주장에 더 이상 반박하지 않고 있다.


태그:#홍준표 지사,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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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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