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올해부터 선수 등록 이름을 '에릭'에서 '해커'로 바꾸고 활약한다. 따라서 올 시즌부터는 그의 유니폼에 '에릭'이 아닌 '해커'라는 이름이 붙게 된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유니폼 뒤에 등록하는 이름으로 성(Family Name)을 사용한다. 간혹 같은 팀에 성이 같은 선수들이 존재할 경우 이름(First Name)의 앞 글자를 붙여 이름을 구분하기도 한다.

물론 뉴욕 양키스처럼 이름을 붙이지 않고 완전히 등번호만 사용하는 구단도 있으며, 시카고 컵스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그리고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홈 경기에서 이름 없이 등번호만 사용하는 구단도 있지만 유니폼 등에 달려있는 이름을 통해 우리는 선수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선수를 파악할 수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한국인 선수들은 모두 자신의 모든 이름을 유니폼에 표시한다. 간혹 두 자나 네 자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 3자이기 때문에 한글로 표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국인들의 이름 사용 체계의 차이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자신의 풀 네임을 선수 등록이름으로 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풀 네임은 클레이튼 에드워드 커쇼(Clayton Edward Kershaw)이다. 선수들은 대개 앞 이름(First Name)과 성(Last Name)만으로 선수 등록을 하거나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CC 사바시아(본명 Carsten Charles Sabathia)처럼 앞 이름과 중간 이름(Middle Name)의 약자로만 등록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의 유니폼에는 모두 성이 들어가는 통일된 체계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도 앞 이름, 중간 이름, 성을 모두 사용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 중에도 자신의 성이 아닌 앞 이름이나 중간 이름으로 선수 등록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한때 한국 리그에서 활약했던 트래비스 브래클리(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초청선수 계약 상태) 역시 트래비스라는 이름으로 선수 등록을 했다. 작년까지 미국에서 활약하다가 올해부터 LG 트윈스에서 활약하게 될 루카스 하렐도 성이 아닌 앞 이름 루카스로 선수 등록을 했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선수 3명 중 선수 등록 이름을 성으로 사용하는 선수는 에릭 테임즈(본명Eric Allyn Thames)이며 투수 2명은 앞 이름으로 등록을 했다. 찰리 쉬렉의 본명은 Charles Shirek이며 등록 이름은 찰리이다.

또 다른 투수 에릭 해커의 본명은 Eric Lynn Hacker인데, 그 동안 에릭이라는 이름으로 선수 등록을 하여 활동해왔다. 해커라는 어휘가 발음상 통신 보안망을 침투하는 컴퓨터 전문가들을 일컫는 뜻이 있어서 부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구단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보통신 업계에서 일컫는 해커와 영어 철자까지 똑같아서 그러한 오해를 살 가능성이 더 컸다.

그러나 에릭은 구단을 통하여 올해부터 등록 이름을 해커로 바꾸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고 구단에서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해커라는 이름이 더 강해 보인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SNS 상에는 해커가 자신의 새로운 등록 이름을 한글 사인으로 연습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올라오기도 했다.

해커는 에릭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2년 동안 NC의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2013년에는 27경기에 등판하여 3번의 완투를 하면서 178.1이닝 평균 자책점 3.63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4승 11패에 그쳤다. 2014년에도 30경기에 등판하면서 172.2이닝을 소화했는데 전반기에 승운이 따라 8승을 기록했지만 이후 1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평균 자책점 4.01이었고 퀄리티 스타트도 16번이나 기록했지만 8승 8패에 그쳤다.

이에 해커는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미국에서 사용하던 등록 이름 해커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등록명 변경 요구는 불운의 사슬을 끊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분석에 뛰어난 해커들처럼 그의 이름이 더 강한 임팩트를 불러올 수도 있다. 2년 동안 한국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KBO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에릭 해커이다. 이제 마운드에서 꼭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 그가 올 시즌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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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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