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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낮 시가 현 모리야마 호남팜 승마장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말 네 마리가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산이나 들에서 자유롭게 사는 말을 빼고 승마장에 있는 말은 먹는 것이나 사는 곳, 운동 따위 여러 가지로 사람들의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말은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왔습니다. 지금처럼 자동차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말은 중요한 탈 것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싸움터에서도 말은 기마병, 기병대라는 이름으로 널리 오랫동안 사용되었습니다.

  20 년 경력의 다다 씨가 말 발톱을 줄로 갈아내고 새 발굽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알파벳 V 자로 된 말 발바닥입니다.
 20 년 경력의 다다 씨가 말 발톱을 줄로 갈아내고 새 발굽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알파벳 V 자로 된 말 발바닥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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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하루 세 번 먹이를 주고 때때로 간식도 주어야 합니다. 겨울철에는 여름에 말려놓은 풀을 먹이로 줍니다. 그밖에 말 먹이로 만들어진 사료를 주기도 합니다. 말 먹이는 개인이 준비하는 것은 번잡스럽고 시간과 공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파는 것을 사서 사용합니다.

요즈음 말은 승마나 경마를 위해서 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은 발입니다. 말 발은 발톱이 한 덩어리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발바닥은 알파벳 V 자 모양으로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이것은 말이 달리다가 속도를 줄일 때 힘을 뒤로 분산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장치입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말 발바닥에 쇠로 만든 발굽을 달아 왔습니다. 말발굽은 말 발을 보호하고 말이 더 잘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사용하는 말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승마용 말은 6주에 한 번 씩 말발굽을 바꿔줍니다.

  사진 맨 왼쪽은 앞발에 사용되는 발굽입니다. 앞발과 뒷발의 발굽이 조금 다릅니다. 사진 오른쪽은 발굽을 고정시키는 못입니다.
 사진 맨 왼쪽은 앞발에 사용되는 발굽입니다. 앞발과 뒷발의 발굽이 조금 다릅니다. 사진 오른쪽은 발굽을 고정시키는 못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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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을 바꾸는 일은 제철(蹄鐵)이라고 해서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제철사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선조 대대로 말과 관련된 일을 해 온 사람들이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제철사는 주로 남자들이 합니다. 선조 대대로 해 온 일이지만 가족 가운데 여자가 이어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제철사 일은 말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이 합니다. 제철사는 단순히 쇠로된 말발굽을 말 발바닥에 다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전에 사용해온 말발굽을 떼어내고, 발바닥을 줄로 깨끗이 갈아서 평평하게 합니다. 이때 말 발 넷의 길이를 미리 조정하여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어서 말 발 크기에 맞는 발굽을 골라서 맞춥니다. 이 때 기성품 말발굽이 말 발에 딱 맞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비슷한 크기의 발굽을 골라 열을 가해서 불로 달군 다음(대략 섭씨 1000 도) 두드려서 말 발 크기에 맞춥니다. 그리고 식혀서 말 발에 못으로 고정시킵니다.      

  발은 승마용 말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승마 전 후 말 발바닥에 낀 이물질을 빼내고 물로  발을 깨끗이 씻고 말 발톱에는 식용유를 칠해둡니다.
 발은 승마용 말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승마 전 후 말 발바닥에 낀 이물질을 빼내고 물로 발을 깨끗이 씻고 말 발톱에는 식용유를 칠해둡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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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은 주로 쇠로 만든 것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경마용 말의 경우 속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벼운 알루미늄이 섞인 것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지역에 따라서 관토지역 경마용 말은 쇠를 사용하고, 간사이 지역 경마용 말은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합니다.

교토에서 제철사로 일하고 있는 다다씨는 원래 승마를 좋아해서 말과 친해져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토 부근 간사이 지역에서 다다씨가 말발굽을 손질하고 있는 말은 100 여 마리라고 합니다.

쓰고 난 말 발굽은 주술적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말이 발로 박차고,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나 뒷발질로 뒤에서 공격해오는 포식자를 공격하는 것처럼 사람에게 다가오는 잡귀를 공격하는 뜻으로 말발굽을 문설주에 꾸며놓기도 합니다. 자동차 앞에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발굽을 바꾸는 제철사 일은 말 몸뚱이 아래에서 허리를 숙이고, 말 발목을 굽혀서 하는 일입니다. 말을 다루는 능력과 담력, 힘 따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말발굽을 불로 달궈서 두드려 말 발의 크기나 모양에 맞춰야 합니다. 이런 일은 여자들이 하기에는 힘에 부치고 어렵습니다.  

  말이 달리는 모습과 발굽을 발에 맞추기 위해서 불에 달궈서 두드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말이 달리는 모습과 발굽을 발에 맞추기 위해서 불에 달궈서 두드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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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말발굽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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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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