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2015 AFC 아시안컵 3, 4위 결정전에서 치열한 난타전이 전개되었다. 그리고 결승 진출 실패의 한을 풀어내고 다음 대회인 2019년 대회 자동 출전권을 획득한 국가는 아랍에미리트로 결정되었다.

아랍에미리트(FIFA 랭킹 80위)는 일본과 C조에 편성되어 카타르를 4-1로 대파, 바레인을 2-1로 꺾었지만 이란에게 0-1로 패하며 조 2위로, 이라크(FIFA 랭킹 114위)는 요르단을 1-0으로 꺾고 일본에 0-1로 패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팔레스타인을 2-0으로 꺾으며 조 2위를 확정, 각각 8강에 진출했었다.

8강전에서 아랍에미리트는 일본과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진출했고, 4강전에서 개최국 호주에게 0-2로 패했다. 이라크 역시 이란과 8강전에서 3-3으로 무승부를 기록했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4강에 진출했으나 대한민국에게 0-2로 패했다.

1월 30일 오후 6시(한국 시각) 호주 뉴캐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순위 결정전은 이렇게 만난 두 팀의 대결로 초반부터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이라크는 스트라이커 유누스를 통한 공격에 집중했고, 아랍에미리트는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중심으로 플레이를 전개했다.

초반 팽팽한 탐색전을 마친 뒤 선제골을 기록한 쪽은 아랍에미리트였다. 칼릴은 전반 16분에 역습 상황에서 플레이메이커 압둘라흐만이 찔러 준 공간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 1로 대면했고 가볍게 슈팅을 시도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1-0).

하지만 이때부터 이라크는 무서운 반격을 시작했다. 전반 20분 후방에서 최전방에 있는 스트라이커 유누스에게 패스를 성공했고 유누스가 골키퍼와 1대 1 찬스를 맞이한 것이다. 그런데 유누스가 골문에 도착한 순간, 아랍에미리트의 수비수가 유누스를 저지하기 위해 태클을 걸었다.

그러나 여기서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을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태클을 시도한 아랍에미리트 수비수의 발에 걸렸던 공이 다시 유누스의 다리에 맞고 튀어 올랐다. 그리고 그 공은 아랍에미리트 골키퍼의 키를 넘어가 골대에 맞았다. 골대에 맞고 튀어 나온 공은 다시 유누스가 골문으로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공은 아랍에미리트 골키퍼가 잡아내고 말았다.

유누스는 전반 25분에도 반격에 나섰다. 이번에는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아 골문까지 드리블했다. 그러나 트래핑이 불안정했고, 공은 아랍에미리트 골키퍼 쪽으로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라크는 전반 28분에 다시 반격했다. 이번에는 아랍에미리트의 오른쪽 측면에서 이라크 팀 동료의 패스를 받아 낸 살림이 직접 패널티 에어리어 안쪽까지 드리블한 뒤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여 동점골을 기록했다(1-1).

이후에도 양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다가 이라크가 전반 42분 다시 공격에 나섰다. 이번에는 공격 과정에서 슈팅이 아랍에미리트 골키퍼를 맞고 튀어 나왔는데, 골문 앞에 있던 이라크의 칼라프가 공을 다시 밀어 넣으며 역전골에 성공한 것이다(1-2).

양 팀은 후반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라크가 먼저 공격에 나섰다. 시작하자마자 야세르에게 패스를 받은 유니스가 드리블 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는 후반 6분에 후방에서 압둘라흐만의 패스를 받은 칼릴이 다시 동점 골을 만들었다(2-2).

아랍에미리트는 후반 10분에 패널티 킥으로 역전 골을 얻어내며 다시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의 이브라힘이 과격한 파울 동작으로 인하여 퇴장 명령을 받았다. 패널티 킥을 맡은 알리 맙쿠트가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키며 대회 5번째 골을 기록했다(3-2). 맙쿠트는 종전에 동률 기록이었던 함자 알 다라드레(요르단, 4골)를 제치고 득점 부문 단독 선두로 올랐다. 호주의 스트라이커 팀 케이힐은 현재 3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후 양 팀은 자칫 아찔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치열한 몸싸움을 전개하며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양 팀 모두 더 이상 서로의 골문을 흔들지는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마감했다. 이로써 아랍에미리트가 3위를 기록, 다음 대회 자동 출전권을 확보했다. 현재 2019년에 예정된 AFC 아시안컵 다음 개최지는 이란이나 아랍에미리트가 거론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가 개최권을 얻게 될 경우 4위인 이라크도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AFC 아시안컵은 2015년 호주 대회까지는 개최국을 포함하여 총 16개국이 출전했다. 이들 중 대회 1~3위까지는 다음 아시안컵 예선이 면제된다. 그 밖에 개최국에게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며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AFC 챌린지컵(AFC 소속 국가들 중 FIFA 랭킹이 현저히 낮은 국가들의 대회)에서 우승한 국가들에게도 아시안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총 6개국이 예선 없이 자동 출전하는 셈이다.

물론 AFC 아시안컵은 2019년 대회부터는 규모가 확대되어 본선 참가국이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크게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본선에 출전할 가능성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예선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선 면제라는 혜택과 대륙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 다음 대회에도 출전하여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다는 자존심이 걸려 있기 때문에 결승 진출에 실패하더라도 순위 결정전은 그만큼 중요했다.

게다가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의 중동 라이벌 매치가 이루어지면서 경기는 시종일관 치열한 몸싸움이 이어지는 자존심 대결로 전개되었고, 한 팀이 골을 넣으면 다른 한 팀이 역전을 시키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편 31일에는 2015 AFC 아시안컵 대망의 결승전이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개최국이었던 호주와 A조 1위였던 대한민국의 리턴 매치가 열리게 되어 이미 수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에서 월드컵 출전 횟수가 가장 많았던 대한민국은 1956년과 1960년을 마지막으로 아시안 컵에서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었고, 2006년부터 AFC로 소속을 옮긴 호주는 지난 대회 준우승이 최고 기록이다.

양 팀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 차례 만났는데 당시에는 대한민국이 1-0으로 승리했다. 리턴 매치를 앞두고 양 팀이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며 벼르고 있는 가운데, 최후의 챔피언에 등극할 주인공이 누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슈틸리케 감독은 결승전 최대 변수로 부담감을 꼽고 있으며 관중들 앞에서 침착한 경기를 진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AFC 아시안컵 챔피언에 오르는 국가는 월드컵이 열리는 국가에서 1년 전 모의대회 성격으로 치러지는 2017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 아시아 대륙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할 기회가 주어진다. 대한민국은 2001년에 개최국 자격으로 한 차례 출전했으나 개막전에서 프랑스에게 0-5로 대패한 기록이 있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월드컵이 개최되는 국가에서 대회 개최를 1년 앞두고 치르는 일종의 모의고사로 각 대륙의 챔피언들과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도가 크다. 월드컵까지 계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큰 경기 감각을 쌓을 기회를 얻고 FIFA 랭킹 관리 측면에서도 결승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AFC 아시안컵 순위결정전 이라크UAE중동라이벌전 알리 맙쿠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