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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23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MBC공대위 주최로 권성민PD해고철회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예능국 소속 권 PD는 비제작국 발령조치 후 이에 대한 풍자와 일상 등이 담긴 웹툰 '예능국 이야기'를 본인 페이스북에 게재해 지난 21일 MBC로부터 해고조치를 받았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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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권성민 예능PD의 해고가 30일 재차 확정됐다. 지난 21일 권PD는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 카툰을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해고돼 논란이 일었다(관련기사 보기). 본인 요청에 따라 MBC는 지난 28일 오전 인사위원회를 열고 재심했지만 이틀 뒤에야 발표된 결과는 같았다.

MBC 사측은 30일 오후 4시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성주 위원장, 아래 MBC노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사측은 이에 앞서 해임 사실을 권PD에게 가장 먼저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PD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해임 이유에 관한) 설명은 따로 없었고 '원심 확정'이라고만 들었다"며 "제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볼 때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MBC는 이어 오후 4시 40분께 '반복적인 해사(害社) 행위에 대해 회사의 입장은 분명하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메일로 보냈다. MBC는 여기서 "A씨(권성민 PD)에 대한 해고조치를 확정했다, 이는 반복적 해사행위에 대한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조치"라며 "그는 예능PD라 할 수 없다"고 썼다.

이어 "A씨는 스스로를 바른 말하는 예능PD로 미화했지만 (…) 문화방송 입사와 동시에 예능PD가 됐다는 식의 생각은 착각이자 오만이다, 입사 3년차에 불과하고 여러 면에서 미숙한 방송초년병은 사람에 비유하면 갓 걸음마를 뗐을 뿐"이라며 "그의 유명세는 정파적 주장을 반복하고 회사와 동료에 대한 비방으로 얻은 것일 뿐"이라고 적었다.

MBC 권성민 예능PD의 해고가 30일 재차 확정됐다. 지난 21일 권PD는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 카툰을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해고돼 논란이 일었다.
 MBC 권성민 예능PD의 해고가 30일 재차 확정됐다. 지난 21일 권PD는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 카툰을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해고돼 논란이 일었다.
ⓒ 권성민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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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이같은 회사 측의 결정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을 낼 예정이다. 한동수 MBC 노조 홍보국장은 "PD 직군에서도 별도의 논의 과정이 있을 것으로 안다"며 또 다른 내부 반발 움직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권PD는 이와 별도로 "(재심 결과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며 향후 MBC 노조와 함께 법적 절차 등을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21일 MBC는 "인터넷 등 온라인 공간에서 회사 명예훼손과 해사 행위를 반복했다"는 이유로 권PD의 해고를 결정했다. 권 PD가 "유배 기간 한정 예능국 이야기, 비정기적으로 그린다"고 적은 뒤 직접 그려 페이스북에 올린 '예능국 이야기' 카툰을 문제 삼은 것이다.  

SNS 게시물 등을 이유로 사원을 해고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이에 MBC노조와 MBC PD협회,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이 즉각 "표현의 자유 억압이다", "권성민 PD 해고를 철회하라"고 반발했다.

"저는 투사 아니지만...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다"

권PD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를 통해, 법적절차 등 "다시 MBC로 돌아갈 때까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을 응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면서도 "선배들과 달리 저는 투사가 아닌데, 투사처럼 보이는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PD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 해임 확정을 예상했나.
"노조 선배들도 그렇고, 저도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저를 해고한 이후 두 번이나 입장을 냈던 사측이 징계를 뒤집을 것 같지 않았다."

- 앞으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지.
"재심 결과 나오기 전에 선배들이 여러 가지로 많이 조언해주셨다. 법적 절차 등 모두 재심 결과 나온 후에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나왔으니 뭐. 이건 제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를 떠나서 객관적으로도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본다." 

- 최근에는 어떻게 지냈나.
"천안이 원래 집(고향)이라서 거기도 왔다 갔다 했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도 만나고 했다. 부모님께도 이런 사실은 말씀드렸다. 사실 회사가 인사위에 앞서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할 때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님께 '최악의 사태가 벌어져도 너무 놀라지 마시라'고 이미 말씀드려놓았다. (해고를) 신경 쓰시는 것 같긴 하지만, 당신 아들 고집을 알고 계셔서 그런지 별 말씀을 하지는 않으신다."

- 권PD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게, 세간에는 회사를 비판하는 웹툰이라고 말들 하던데 직접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먼저 해고된 일곱 분은 정말 투사처럼 싸우셨던 분들이고 저는 그것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제게 '정직한 목소리'라고, 투사처럼 봐 주시는 것 같아서. 사실 부담이라면 부담이기도 한데, (마음의) 빚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히 받고 있다. 다시 돌아갈 때까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보겠다."



태그:#권성민 해고, #권성민 PD, #권성민 MBC, #MBC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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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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