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열릴 시간이다. 대한민국과 호주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올림픽파크 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을 펼친다.

한국은 55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이자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린다. 호주는 2006년 AFC 가입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두 팀은 조별리그(A조)에서 한 차례 맞대결했고, 당시는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역대 전적에선 한국이 7승10무8패로 박빙의 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메이저 대회 첫 우승?

아시안컵 우승은 한국 축구에도 큰 영광이지만,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을 통하여 '제2의 히딩크'로 떠오르고 있다.

선수 시절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 명설을 떨쳤던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로서는 스위스-코트디부아르 대표팀과 독일 청소년 팀, 각 클럽팀 감독등을 역임했지만 메이저대회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린 적은 없었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지도자 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선언한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3개월 만에 아시안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면, 축구 경력에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게 된다.

#도전, 무실점-퍼펙트 우승

슈틸리케호는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이라크와의 4강전까지 한 골도 내주지 않고 전승을 거뒀다. 수비 조직력에서 불안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골키퍼 김진현의 신들린 선방과 선수들의 집중력으로 무실점 행진을 지켜왔다.

호주는 5경기에서 총 12골을 넣어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한국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2골 이상을 넣었다. 3골로 팀내 최다 득점에 올라있는 호주 축구의 영웅 팀 케이힐은 경계 대상 1순위다. 공격수로서 작은 신장에서 저돌적인 몸싸움과 타점 높은 헤딩으로 수비를 괴롭힌다. 조별리그 맞대결 당시 제공권과 몸싸움에서 호주 공격수들을 압도했던 중앙 수비수 곽태휘의 활약이 다시 한번 절실하다.

호주의 파상 공세를 막기 위해서는 최전방에서 수비 라인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고 조직적인 압박이 필수적이다. 측면 돌파에 이어 케이힐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드는 크로스도 위협적이지만, 케이힐을 막는 데 치중하다가 배후에서 침투하는 호주의 2선 공격을 놓치는 상황도 경계해야 한다.

#한국의 통산 100번째 골, 우승의 축포 될까

한국 축구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총 99골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7골을 추가했으며 호주와의 결승에서 1골만 더 넣으면 통산 100호 골을 달성한다. 누가 주인공이 될지도 관심사지만 기왕이면 이 골이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이 된다며 금상첨화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골잡이 이정협과 손흥민이다. 나란히 한국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두 선수는 2골씩을 기록하며 팀내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이들 외에는 남태희, 조영철, 김영권이 각각 골맛을 봤다. 이번 대회에서 아직까지 득점은 없지만 '중원사령관' 기성용의 중거리슛이나, 세트피스에서 '골넣는 수비수'로 맹활약 중인 곽태휘 역시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다.

#'마지막 2002세대', 차두리의 은퇴 A매치

호주와의 결승전은 베테랑 차두리(FC서울)의 마지막 A매치이기도 하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과 합의 하에 아시안컵을 마친 뒤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차두리는 2001년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A매치 통산 73경기에 출장했으며 4골을 기록했다. 아시안컵에는 이번 대회가 세 번째 출전이며 현재 준결승까지 4경기(선발 2경기)에 나와 2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차두리는 한국 축구 최고의 순간으로 꼽히는 2002 한일월드컵 4강과 2010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을 모두 체험해본 선수다. 이번 아시안컵마저 우승하면 차두리는 대표팀에서 박지성-이영표로 이루지 못한 새로운 이정표를 달성하는 셈이다.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로 꼽히는 2002세대의 마지막 대표팀 멤버로서,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는 차두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며 '레전드'로 화려한 태극마크 경력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차두리와 동료 선수들이 어떤 고별 세리머니를 보여줄지도 관심사지만 무엇보다 우승해야만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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