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구단 kt 위즈는 작년 11월 20인 외 특별지명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얻었다. 바로 4년 연속 도루왕에 빛나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중견수 중 한 명인 '슈퍼소닉' 이대형을 지명한 것이다.

물론 이대형과의 남은 3년을 포기한 KIA타이거즈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는 아직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한 가지는 올 시즌 kt가 작년 .323의 타율과 149개의 안타를 기록했던 최고의 수비 범위를 가진 중견수를 얻었다는 점이다.

이대형이라는 확실한 중견수가 가세하면서 나머지 코너 외야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작년 시즌 퓨처스리그를 초토화시키며 kt의 미래로 떠오른 김사연은 그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

신고선수→군 복무 중 방출→2차 드래프트 이적, 사연 많은 김사연

김사연은 이름처럼 젊은 나이에도 사연이 많은 선수다. 2007년 청주 새광고를 졸업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김사연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한화 이글스에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앞세운 김사연은 2010년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당시만 해도 김사연의 꿈은 고교 선배이자 모든 신고 선수의 최종 목표인 장종훈 코치(롯데 자이언츠 타격코치)처럼 성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김사연의 생각보다 훨씬 높았고 2010 시즌 종료 후 현역으로 입대했다. 그리고 한화는 보류 선수 명단에서 김사연의 이름을 제외시켰다. 군 복무 도중에 접한 방출 통보. 충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사연은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테스트를 거쳐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한 것이다. 김사연은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 뛰면서 타율 .290 1홈런 31타점 27도루라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넥센이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벌이면서 김사연에게 1군 출전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프로 데뷔 7년 동안 한 번도 1군 무대에 서본 적이 없는 철저힌 무명 선수였지만 퓨처스리그에서의 활약을 눈 여겨 본 팀이 있었다. 2015년부터 1군에 참가하는 신생팀 kt였다. Kt는 2013 시즌 후에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김사연을 5순위로 지명했다.

팀을 옮기자마자 kt가 김사연에게 주문한 것은 바로 외야 전향이었다. 수비 부담을 줄여 주고 빠른 발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세광고 시절부터 내야수만 해왔던 김사연에게는 쉽지 않은 변신이었다. 하지만 김사연의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외야수 변신 후 퓨처스리그 정복, 올해는 1군 주전까지

김사연은 작년 4월1일 경찰청과의 퓨처스리그 개막전에서 1번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4안타 6타점 5득점으로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기록했다. 그리고 김사연은 시즌 내내 kt의 1번 타자로 활약하며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다.

타율 .371 125안타 23홈런 72타점 94득점 37도루 출루율 .439 장타율 .674. 홈런, 최다안타, 득점,도루, 장타율 1위에 타율과 타점은 2위였다. 퓨처스리그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활약이었다.

김사연은 2011년의 문선재(LG트윈스)에 이어 퓨처스리그 역대 2번째로 20-20클럽에 가입하며 호타준족형 테이블 세터로 명성을 날렸다. 프로 지명도 받지 못하고 군복무 도중 방출되는 아픔을 겪은 김사연이 kt 타선의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다.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한 우타자 김사연이 전통적 스타일의 1번 타자인 좌타자 이대형과 함께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한다면 kt는 공격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작년 시즌 등번호 53번을 달았던 김사연은 선배 이대형에게 53번을 양보하고 올 시즌 25번을 달았다).

그렇다고 김사연이 다가 올 2015 시즌 1군 주전 자리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kt는 작년 20인외 특별 지명을 통해 외야수 이대형과 배병옥을 새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지명 타자가 유력한 2009 시즌 MVP 김상현도 언제든지 외야로 돌아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김사연과 함께 kt타선을 이끌었던 김동명과 비로 취소된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3타점 3루타를 터트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신용승도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다. 김사연이 스프링 캠프와 시범 경기에서 조범현 감독의 눈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주전은커녕 또다시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될 수도 있다.

김사연은 작년 8월 케이블 스포츠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달라진 계기를 '간절함'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간절함으로 퓨처스리그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김사연은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또 다른 성공 사연을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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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 위즈 김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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