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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한다. 자유학기제란 한 학기를 할애하여 학생들이 진로탐색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진로탐색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혹은 예체능활동 시간들을 확보한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일제고사를 없애서 시험의 중압감을 제거해 준다. 만약 예전처럼 시험 중압감을 그대로 둔다면 진로탐색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과수업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보통 오전에는 교과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과수업에 대한 평가는 수행평가를 활용하며, 교과 성적은 수치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유학기가 시행되는 1학년 성적은 고입전형에 반영하지 않는다.

중학생에게 진로탐색 기회 제공하는 자유학기제

그러면 왜 정부는 자유학기제를 전국적으로 시행하려는 것일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진로탐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다면 공부에 몰입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지금과 같이 진로탐색이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학생들은 공부에 몰입하기 어려우며 방황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기 쉽다.

그럼 왜 하필 1학년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려는 것일까? 먼저 진로탐색은 빠를수록 유리하며, 고입전형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미치는 시기가 1학년 때라는 인식이다.

그러면 자유학기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될 때 예상되는 문제들을 생각해보자.

먼저 자유학기제로 인해 수업 위기가 올 수 있다. 왜냐하면 시험이 사라지면 공부의 근본적인 유인 요인이 없어져서 학생들이 수업에 태만할 수 있다. 따라서 교사들은 기존처럼 시험위주의 지식전달식 수업 방식으로 더 이상 수업을 하기 어려워진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교사들은 이런 수업 위기를 수업방식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시험 부담이 사라진 상태에서 다양한 교육적 시험을 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많은 혁신학교들에서 도입하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 모형과 같이 모둠별 탐구학습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들이 서로 의논하고 자유롭게 배울 수 없는 환경을 마련해야한다. 교사는 지식을 강의식으로 전달하지 말고 학생들 스스로 탐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럴 때 학생들의 자발적인 탐구욕이 살아나고 성취감과 흥미도 높아진다.

다음으로 예상되는 문제는 학생들의 진로직업 탐구활동을 도와줄 기관이나 회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교육기관과 지역 사회의 협력 체제가 아직 구축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협력 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손놓고 기다려야만 할까?

아니다. 답은 의외로 가깝게 있다. 학생동아리 활동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같은 진로 직업에 관심 있는 학생을 모아 동아리를 구성하고 그 학생들이 계획부터 실행까지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도교사를 배치하되 지나친 개입보다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만약 적합한 지도교사를 교내에서 찾을 수 없다면 외부 전문가를 섭외할 수도 있다.

자유학기제는 북유럽의 아일랜드의 전환학기제나 덴마크의 애프터 스쿨 제도를 벤치마킹한 형태이다. 자유학기제는 학교 혁신을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 준비가 충분치 못하다. 사회적 인프라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심도 있는 진로 고민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좋은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교육 혁신의 길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오랜 시간 교육문제로 고민했던 교사들이라면 이 위기가 잘만 활용한다면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 기회가 우리의 교육에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한다.


태그:#단축수업, #자유학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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