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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10대들의 노동이 낯설지 않다.

주로 '알바'이기는 해도 그것 역시 엄연한 '노동'이다. 그럼에도 성인들에 비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어린 청소년의 노동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속마음으로는 저임금으로 이를 거저 먹겠다는 고용주의 시커먼 이기심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국가에서 나서서 이를 바로 잡아주려는 노력하지 않는 형편이니 그들 10대 스스로 법규정과 내용을 알아보고 자신의 권리를 찾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책은 민주노총에서 정책국장을 지내며 기관지 <노동과 세계>의 편집을 맡기도 했던 차남호씨가 노동운동 2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로 이런 10대들의 소외된 노동 인권을 찾아 주기 위한 지침서이다.

제1부에서는 임금노동과 노동자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 2부에서는 노동자의 권리 그리고 3부에서는 본격적인 10대들을 위한 청소년 노동의 권리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려니 먼저 '노동'에 대해, 뒤이어 '임금 노동'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모든 논증이 그렇듯 처음에 해야 하는 이 개념 정리라는 것이 쉽지 않은 법이다.

거기다 주요 독자층이 이런 걸 배워 본 적 없는 청소년층이라 저자의 고민이 남달랐을 것이란 점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중학생 딸에게 이야기 하듯이 알아 듣기 편하게 설명하려 고심했다고 한다.

그의 노력은 성공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노동과 임금의 개념을 말하려니 이미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언급하고 있다. 이어 테일러 시스템, 포드주의를 거쳐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이에 대응하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그리고 이의 극복을 위한 대안 체제까지 숨가쁘게 나열되는 이론의 홍수를 과연 그의 중학생 딸이 제대로 감당할 수 있었을까? 대답은 "아니오!" 쉽게 쓰려 노력했다는 그의 책은 왜 이렇게 어려워야만 했을까?

20여 년을 노동운동으로, 민주노총의 정책을 담당하며 보낸 이에게 한 줄의 문장, 한 개의 낱말마다 얼마나 많은 노동자의 피와 눈물이 섞여 있는 지, 또 그 영향력은 얼마나 막대할런지 각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한 글자도 허투루 쓸 수 없고 한 문장이라도 정확하게 써야만 했을 것이다.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등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책이 대부분 그래서 이렇게 경직되어 있다. 요즘의 10대들과 통할 것 같지 않다.

이를 만화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마침 책의 중간중간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과 홍윤표 교수의 삽화도 적지 않게 실려 있으니 제대로 이를 살려 보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라도 해서 노동하는 청소년들이 되도록이면 이 책을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알아서 자신의 노동에 대한 소중한 댓가를 부당하게 날려 버리지 않았으면 하기 때문이다.

조금 어렵긴 해도 10대들의 노동을 위한 흔치 않은, 좋은 책이다!


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 차남호 선생님이 들려주는 노동과 세계

차남호 지음, 홍윤표 그림, 이수정 감수, 철수와영희(2013)


태그:#10대의 노동, #알바, #최저임금, #차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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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분야는 역사분야, 여행관련, 시사분야 등입니다. 참고로 저의 홈페이지를 소개합니다. http://www.refdo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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