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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다 기침하고 있다.
▲ 기침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다 기침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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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청와대 거리 두기'가 강화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 등으로 곤두박질 치고 있는 현 위기상황에 대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정부와 청와대에 연일 쓴소리를 내놓는 만큼 여권 전체로 번지고 있는 비판 여론에서도 서서히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정개혁 과업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또 "지지율 하락은 누군가가 반사이익을 얻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미래로 나아가기 힘들게 하는 '마이너스 게임'이다"라며 "새누리당은 당청은 한 몸이라는 자세에서 더 막중한 부채의식을 느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개혁도 국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해야 성공한다"

청와대와 여당이 똘똘 뭉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또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야당은 물론, 당내 비박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 뜻도 담았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이 박 대통령을 감싸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힘들었다. 김 대표는 이후 바로 정부의 1%대 저금리 수익공유형 주택대출 도입 방침에 대해서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결국 문제가 되고 그 피해는 국민 몫"이라면서 당 정책위 차원에서 검토해볼 것을 주문했다.

김 대표는 정부의 건강보험료 개편 중단과 관련해서도 "개혁도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해야 성공한다"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빈곤 없는 나라 만들기' 토론회 직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말하면서 "과유불급"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도중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귓속말 나누는 김무성-김태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도중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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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뭐라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우리가 잘못해서다"라고 답했다. 이후 "당이 잘못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전체가 잘못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책임을 분명하게 물은 셈이다. 김 대표는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증세를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인식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정부의 세원 발굴 입법 추진 방침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에서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조령모개(朝令暮改)'식 정책 추진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라면서 "최근 신중해야 할 정부의 정책 추진이 하루아침에 뒤바뀌는 일들이 자꾸 일어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사례로 건강보험료 개편 중단·주민세 및 자동차세 인상 해프닝 등을 거론하면서 "정부가 이처럼 오락가락하면 올해 목표로 하는 여러 개혁과제들을 과연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다시는 정부 정책이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각성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친박' 서청원·이정현, 당 공식회의 대신 지역구로

한편, 친박 쪽은 이 같은 당내 기류 변화에도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친박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중구 등 6곳의 조직위원장 내정을 최종 의결하기도 했다.

이들이 그동안 비박 중심의 지도부 내에서 친박 쪽의 입장을 대변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공식 회의 불참을 두고 '현 상황에서 침묵을 지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서 최고위원 측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역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 측 역시 "지난 26일부터 지역구 내 동·면 별로 의정보고회를 다니고 있다"라면서 "내달 2일께 서울로 올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달 2일 열릴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당청일체론'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 후보로 평가되는 이주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현재 대립, 갈등으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가 아니다"라며 "당·청 간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과감하게 대통령과 청와대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태그:#김무성, #박근혜, #서청원,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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