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북한이 5번에 걸쳐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자신의 대북원칙에 따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따르면, 북한은 이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 한 목사를 통해 취임식 참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은 참석 조건으로 자신들이 대선 기간 동안 이 전 대통령을 비방하지 않아 당선에 도움을 줬으니 감사하다는 내용의 친필 서한을 보낼 것을 제시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었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문단이 자신을 예방했을 때 원자바오 당시 중국 총리를 통하는 등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쳐 비공개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북한이 조건으로 내건 식량지원이 '원칙 있는 대북정책'에 맞지 않아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천안함 사건 발생 후인 2010년 6월에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요청으로 국가정보원(아래 국정원) 고위급 인사가 비밀리에 방북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 인사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으나 북한은 "(당사자가 아닌) 동족으로서는 유감"이라는 입장만 밝히겠다고 했으며, 이후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위해 쌀 50만t을 요구했다고 이 전 대통령은 주장했다.

또 회고록에서 이 전 대통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서울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북측 인사가 공개 처형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12월 5일 북측 인사가 비밀리에 서울에 들어왔다. 대좌(우리의 대령에 해당) 1명, 상좌(대령과 중령 사이 계급) 1명, 통신원 2명을 대동했다"면서 "2011년 초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그들이 공개 처형됐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서 이 대통령은 처형된 북측 인사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인물은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으로 추정된다.

원자바오, 이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 '메신저' 역할

이 전 대통령은 중국의 주선을 통해 북한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월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당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데 정상회담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비밀접촉과정에서 북한이 옥수수 10만t과 쌀 40만t, 비료 30만t, 아스팔트 건설용 피치 1억 달러어치, 북측의 국가개발은행 설립 자본금 100억 달러를 제공해 달라고 요구해 무산됐다고 이 전 대통령은 주장했다.

또 2011년 5월 일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도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다시 제안했다고 이 전 대통령은 밝혔다. 하지만 자신이 원자바오 총리에게 천안함 사건 사과 없이는 남북정상회담은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회고록에서 이 전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 이후 내려진 '5·24 조치' 해제 여론과 관련해선 "남북 화해를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의 잘못된 행동을 덮어둔 채 교류를 확대한다고 해서 남북 화해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반대 입장을 말했다.


태그:#MB 회고록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