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야구 메이저리그 현역 홈런 1위인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금지 약물 복용 여파로 1년 출장 정지 징계를 수행하고 나서 소속 팀인 뉴욕 양키스로부터 보너스를 받지 못할 위기에 놓이자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가 로드리게스를 변호하고 나섰다. 조합원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한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2007년 겨울 양키스와 재계약을 맺을 때 역대 홈런 4위인 윌리 메이스의 기록(660개)과 동률을 이룰 때부터 보너스 600만 달러 씩 받으며 역대 신기록 수립 때에도 600만 달러를 받는 보너스 조항을 삽입한 바 있다. 만일 로드리게스가 역대 3위 베이브 루스(714개), 역대 2위 행크 애런(755개) 그리고 역대 1위 배리 본즈(762개)까지 모두 넘으면 도합 3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수령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런데 양키스는 2011년 바이오제네시스 스캔들이 터지고 나서부터는 로드리게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로드리게스가 2013년 부상으로 전반기를 결장하게 되자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주전을 맡을 수 있을 만한 3루수 요원으로 그 빈 자리를 채웠다. 그러나 양키스는 2012년 포스트 시즌에서 발목을 다쳤던 데릭 지터(은퇴)의 1년 공백으로 그 빈 자리가 더 컸다.

양키스는 2014년 로드리게스가 1년 출장 정지 징계를 수행할 때에는 아예 트레이드 마감 시한 때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있던 주전 3루수 체이스 헤들리를 트레이드로 데려와 고정했으며, 로드리게스의 징계가 끝난 겨울에는 아예 4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로드리게스의 존재감을 점점 떨어뜨리고 있다.

게다가 양키스는 로드리게스의 홈런 기록이 의미가 퇴색했고, 이 때문에 구단 마케팅에도 손해가 된다면서 홈런 보너스에 대한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나선 것이다. 심지어 할 수만 있다면 로드리게스와의 사이에 남아 있는 3년 계약도 파기할 기세다.

이에 선수노조가 이미 로드리게스는 16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수행했으니 추가적으로 밝혀진 혐의가 없는 만큼 보너스 취소 등의 추가 처분까지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선수의 기본적인 권리는 지켜주는 모양새다. 선수노조가 로드리게스에 대하여 표면적인 권리 보호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1년 전 로드리게스가 선수노조를 미국 연방 법원에 고소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원래 로드리게스는 2013년 중반 그 동안의 혐의들을 모두 더해 211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1과 3분의 1시즌이나 되는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며 항소를 제기하고 후반기 로스터에 복귀했던 상황이었다. 선수 측에서 항소할 경우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징계가 실행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로드리게스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자신의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많은 팬들의 실망만 보고 말았다. 결국 시간을 끌어봤자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로드리게스는 항소를 취하하고 남은 162경기 징계를 수행했다.

그런데 여기서 로드리게스는 당시 선수노조가 자신에 대한 권리를 충분히 보호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선수노조를 미국 연방 법원에 고소한 것이다. 당시 선수노조 역시 로드리게스의 고소에 대하여 격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로드리게스가 1년 동안 징계를 묵묵히 수행하고 돌아오자 선수노조는 징계가 풀린 로드리게스에 대하여 다시 선수노조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선수노조 관계자는 "그는 여전히 우리의 일원으로서 대우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통해 선수의 기본 권리를 지켜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선수노조가 로드리게스에 대해 어디까지 지켜줄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로드리게스는 2007년 미첼 리포트 사건이 터졌을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초기에만 장기 계약과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잠시 스테로이드에 손을 댔을 뿐 양키스로 이적한 뒤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변명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로드리게스의 브로커 혐의가 바이오 제네시스 스캔들을 통하여 드러났듯이 이후 추가적인 정보가 또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수노조는 선수의 기본 권리는 보호하지만 의무를 위반하여 징계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공정하게 대하기 때문에 이번에 로드리게스에 대한 선수노조의 변호는 일종의 '밀당'인 셈이다. 선수노조와 로드리게스, 양키스 구단 그리고 메이저리그 사무국 사이에 올 시즌 어떻게 미묘한 관계가 이어질지 수 많은 시선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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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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