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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간담회 참석한 문형표 장관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육아종합지원센터 내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새누리당 안심보육 현장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강인수 과장의 관련사례를 듣고 있다.
▲ 정책간담회 참석한 문형표 장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육아종합지원센터 내 드림어린이집에서 열린 새누리당 안심보육 현장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이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강인수 과장의 관련사례를 듣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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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문형표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 장관은 지난 3년간 공식적으로 추진되었던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안(아래 개선안)을 백지화 한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가 '백지화된 것이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였으나, 사실상 한동안 개선안 결정을 유보한 것은 맞다.

당초 복지부는 지역과 직장 가입자로 나눠 부과하던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했다. 복지부와 청와대가 어떤 생각으로 이번 개편을 백지화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현행 부과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개혁적인 개선안을 발표하기를 기대했다. 때문에 복지부의 이번 선택은 대다수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복지부가 마지막까지 검토한, '소득중심'으로 건강보험 부과체계를 개선하겠다는 안은  '개혁'과는 거리가 멀었다. 복지부가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언론에 공개한 내용을 보면 사실상 '누더기 개악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선 정부는 '송파 세 모녀'를 거론하며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내린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과장이 크다. 개선안은 지역가입자의 경우 모두 소득과 재산수준에 상관없이 기본보험료로 1만6000원 가량을 내도록 하고 있다. 현재 지역가입자 중 1만5000원 이하를 내는 세대는 12.1%에 달한다. 이들 모두가 현재 자신이 내는 보험료보다 더 내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 세대는 극빈층이다. 따라서 기본보험료는 기존의 제도보다도 역진적인 서민증세안이 될 수밖에 없다.

'송파세모녀' 사건 막는 방법, 의외로 간단

'송파세모녀'와 같은 저소득 지역가입자 중 재산점수로 인해 과도한 보험료를 낼 수밖에 없는 문제는 재산점수의 하한선을 올리면 된다. 현재 재산점수는 100만 원에서 30억까지 부과한다. 문제는 30억 부과점수의 중위 재산(평균)이 3억5000만원이라는 점이다. 즉 재산점수는 고액재산가에게 유리하게 역진적으로 되어 있다.

이를 단순히 재산점수 자체의 문제로 보면 곤란하다. 현재 100만 원의 재산만 있어도 점수가 부가되는 하한선을 5000만 원까지 상승시키기만 해도(현재는 재산이 100만 원만 돼도 건강보험료 재산점수를 받아 보험료가 올라가는 반면, 상한선은 30억이라서 30억 이상이나 100억이나 같은 보험료를 낸다. 때문에 삼성 이건희 회장은 지역가입자 최대치인 월 219만 원을 냈다. 직장가입자의 경우도 월보험료 230만 원이 상한선이다) '송파 세모녀'와 같은 부과형평성 논란은 당장 해소 가능하다.

이를 재산부과를 배제하는 여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고액자산가들에 대한 부담을 더욱 면제하는 효과만 낳는다. 특히 30억 원까지만 재산점수를 부과하는 상한선을 폐지하는 것이 형평성을 위해 당장 해야 할 일이다. 자동차점수나 소득등위별 점수도 하한선을 높이고 상한선을 높이면 저소득층의 무리한 건강보험료 부과는 해결된다.

근데 이번 정부안은 재산점수 부과를 면제하면서 양도·상속·증여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도록 했다. 이는 자산가들에 대한 명확한 특혜다. 이런 접근은 건강보험부과체계 형평성과 근본부터 관련이 없다.

건강보험 정부 부담률은 갈수록 줄고, 보험료는 늘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누리집 화면 캡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누리집 화면 캡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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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소득에 대한 부과개선을 통해 피부양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도 사실상 기만이다. 정부안은 금융이나 임대, 연금을 받는 '종합소득대상자'가 직장이 있는 자녀나 가족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편입되는 것을 막겠다며 소득 기준을 현행 연소득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이상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종합소득이 항목별로 2000만 원 이상 되는 이들은 부양가족으로 편입할 수 없게 하겠다는 이야기다.

우선 이자 소득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터라, 금융보단 부동산 아니면 기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자 금융소득을 연 4000만원에서 연 2000만원으로 낮춘다고 해도 효과는 매우 적다(연 2000만 원 이상의 이자소득을 얻으려면 최소 6억 원 이상의 자본이 있어야 하는데, 그 돈을 은행에 투자하고 이자를 받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펀드, 건물 이나 원룸, 사업등에 투자한다). 또 임대소득이 있는 이들의 경우, 건강보험료로 추가 되는 부담을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도 있다.

결국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중 그나마 실효성이 있는 건 연금소득자에 대한 것인데, 이렇게 되면 복지부가 밝혔듯 월 167만 원 이상을 수령하는 대부분의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대상자가 주 타깃이 된다. 게다가 민간연금 수령자는 해당이 안 된다. 따라서 '공적연금개악안'이나 다름없게 된다.

이는 공적연금수령자와 여타 국민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시도나 다름없고, 부과체계 형평성 개선을 빌미로 연금개악을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복지부가 진정으로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선을 원한다면 재산이 많은 이들은 절대 월급생활자의 피부양자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재산부과를 강화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정말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개편안에 두 가지가 빠졌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의 건강보험 부담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다. 또 건강보험료를 기업과 노동자가 절반씩 내고 있다는 점도 형평성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건강보험통계연보를 보면 건강보험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73.6%에서 2005년 이후 80%를 넘어섰고, 2012년에는 85.7%로 증가했다. 국고 지원 비율은 계속 줄어들었고, 노동자·서민의 부담으로 보험 재정이 메워졌다. 더구나 기업은 막대한 이익을 얻고 비정규직은 갈수록 늘지만 노동자와 기업의 분담비율은 여전히 1:1이다. 대만만 해도 노동자 기업 분담비율이 1:2이고 프랑스는 3:7 정도인데 말이다.

진보적 보건의료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지난 20년간 노동자 기업 분담비율을 4:6으로 바꾸자고 해도, 정부는 듣는 척조차 하지 않는다. 기업부담을 늘릴 수 없다는 이유다. 기업들은 막대한 부를 쌓으면서도 건강보험에 기여하는 몫을 늘리지 않으려 한다.

정부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안, 뜯어보니 개악

사회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정부가 제공하는 게 '공적부조'다. 하지만 한국에선 공적부조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급여환자가 전 국민의 2%밖에 안 된다. 따라서 대다수의 저소득층은 건강보험제도 하에 있다. 미국의 경우 공적부조에 해당되는 메디케이드 대상자가 14% 수준인 것과 비추어 볼 때, 한국의 공적부조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공적부조가 보장하는 비율이 워낙 낮다보니 저소득층 대부분이 건강보험료를 내야하고, 건강보험으로 치료 받아야 한다.

이는 건강보험재정 악화와 생계형 건강보험 체납자 150만 명 양산의 근본 원인이 됐다. 사실상 제대로 된 부과체계 개편안이라면 ▲정부지원금 확대 ▲기업분담비율 상향조정 ▲공적부조의 확대를 전제로 해야 한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대단한 개혁안을 추진하려다 고소득자들의 저항으로 실현하지 못한 것처럼 개편안을 예쁘게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들을 완전히 기만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 문제가 대단히 복잡한 것처럼 반응하고 있지만, 건강보험부과체계 개선은 사실 ▲재산·소득 등 모든 기준하한선을 올리면서 상한선은 없애고 ▲국고지원을 늘리고 ▲기업분담을 늘리면 되는 간단한 문제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간단한 방향을 택하지 않았다. 이는 고액소득자와 자산가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정부와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꼼수'에서 비롯한다.

이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형평성 문제로 비틀어 그나마 양도·상속·증여 등의 부과는 폐기하고, 연금가입자의 부담은 늘리면서, 기본보험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개악안'이었을 뿐이다. 이런 개악안은 백지화하든 유보하든 발표하든 건강보험 부과체계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희석시키는 효과만 낼 뿐이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의 개편논의는 누더기가 되어 이제 재활용도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백지화나 개편안 유보가 아니라, 전면적인 부과체계 개편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논의에 국고지원확대, 기업부담증대, 부과기준 상한선 폐지, 하한선을 올리는 것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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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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