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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동안 우리소리를 해온 소리꾼 김보연
▲ 김보연 27년 동안 우리소리를 해온 소리꾼 김보연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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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그만큼 한 우물을 파기기 쉽지가 않다는 이야기이다. 어린 나이인 15살이면 중학교 2학년이다. 그 나이에 소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벌써 남들이 중년이라고 하는 42살이 되었다. 27년을 그렇게 소리에 매달려 살았다. 벌써 강산이 세 번째 바뀌고 있는 셈이다.

소리꾼 김보연은 경기소리를 하는 여인이다. 어린 나이에 소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어머니와 고모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튼실한 불교신자인 어머니께서 다니는 절의 주지스님이 "아이를 소리 등을 하는 예능방면으로 내보내라"고 했다는 것이다.

"어머니께서 절에 가시면 스님들이 제 사주를 보고 음악과 같은 예술계통으로 공부를 시키라고 하셨대요. 그런데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 고모님이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인 경기민요 김혜란 선생님께 소리를 배우고 계셨어요. 고모님 소개로 김혜란 선생님 문하에 들어가 소리공부를 시작했죠."

신나라에서 출반한 김보연이 음밤 쟈켓
▲ 음반 신나라에서 출반한 김보연이 음밤 쟈켓
ⓒ 김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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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간 다듬은 농익은 소리가 일품

29일 만난 소리꾼 김보연. 늘 무대에 서는 사람이기에 화려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그저 이웃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편한 모습이다. 27년이란 세월동안 갈고 닦은 기량은 이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칭찬을 한다. 한 마디로 소리가 농익었다고 표현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소리를 하는 것이 즐거워요. 아마 천성적으로 소리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예요. 무대에 올라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하고 박수를 받을 때는 희열을 느끼고는 하죠. 요즈음은 제가 소리를 가르치면서 저에게 수업을 받는 분들이 소리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인생의 변화가 왔다고 말을 하면 그때가 제일 보람이 있죠."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소리를 배우고 난 후 인생이 달라졌다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힘들고 지쳤을 때 소리를 하면서 위로를 받게 되고, 소리 속에서 인생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그래서 요즈음은 자신이 무대에 서서 박수를 받는 것보다, 오히려 제자들이 '힘이 된다'고 하는 소리를 듣는 것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고 한다.

경기소리패 ‘소리樂’은 젊은 경기소리꾼들이 침체한 우리 소리의 부활을 꿈꾸며 발족한 예술단이다
▲ 소리락 경기소리패 ‘소리樂’은 젊은 경기소리꾼들이 침체한 우리 소리의 부활을 꿈꾸며 발족한 예술단이다
ⓒ 김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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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개인발표회와 음반 출반해

소리꾼들은 자신만의 음악세계가 필요하다. 경기민요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원형의 보존이 필요하다. 하기에 소리꾼들은 날마다 쉬지 않고 학습을 하고 발표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기본의 소리만을 지키고 있으면 대중화에 어려움이 따른다. 요즈음은 젊은 국악인들이 퓨전국악이라는 것을 새롭게 창출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는 그동안 세 번의 개인공연을 했어요. 이제 또 다른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고요. 그동안 음반도 출반을 했는데 반응이 좋아요. 김혜란 선생님께서 우리음악연구회를 통해 지역에서 전해지고 있는 소리를 편곡 등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을 하고 계세요. 우리음악연구회 공연 때 무대에 올라 소리를 하면서 제가 나아갈 길을 찾은 것이죠."

어야디야 차
어여
칠산바다에 고기도 많고
우리네 주머니 돈도 많다 어야디야 차
어여
어야디야 차
이짝저짝 막걸리 장사야
한 잔을 먹어도 톡톡히 돌려라
어여 어여 어야디야 차

소리꾼 김보연은 우리소리의 대중화에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한다
▲ 김보연 소리꾼 김보연은 우리소리의 대중화에 모든 열정을 바치겠다고 한다
ⓒ 김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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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태안의 '고기푸는 소리'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꾼 김보연의 소리는, 현장에서 듣던 소리와는 남다르다. MBC 한국민요대전 충남편의 진행을 맡았던 나로서는 귀에 익었던 이 소리가 남다르다. 구순한 어부들이 하는 소리보다는 한결 정결해진 느낌이다. 선소리를 하고 있는 김보연의 소리에 빠져들고 만다.

"나만의 색깔이 있는 소리를 하고 싶어요"

"그동안 우리음악연구회를 통해 많은 지역의 소리들을 하면서 생각을 했어요.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할 때가 되었다고요. 그래서 저는 이제 저만의 소리세계를 찾는데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우리 소리를 지켜 오신 많은 지역의 소리꾼들이 남기고 간 소리를 이 시대에 맞게 재구성을 하는 작업이죠."

대담 중인 김보연은 앞으로 우리소리의 대중화를 이끌어갈 기대주이다
▲ 김보연 대담 중인 김보연은 앞으로 우리소리의 대중화를 이끌어갈 기대주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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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은 국악인들의 등용문이라는 전주대사습에서 차상을 받았고, 경기국악제 민요부문 명창부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미 그녀의 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있으며, 명창 김혜란 선생의 문하에서 갈고 닦은 학습이 이제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고들 평을 한다. "앞으로 무엇이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김보연의 대답은 한 마디로 국악의 대중화를 이루는데 열정을 바치겠다고 한다.

"왜 우리나라는 외국의 소리들에 그렇게 후한 점수를 주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정서에는 우리소리가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심혈을 기울이고 계신 우리음악연구회의 일 중에, 각 지역의 소리를 찾아서 무대에 올리는 작업과 더불어 우리 소리의 대중화를 위해 모두가 좋아하는 소리를 창출해 내야죠. 그것이 제가 이루어야 할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보연, #소리꾼, #경기소리, #우리소리연구회, #소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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