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현역 야구 선수가 2억 원을 기부해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선수는 지난해 8월 부산지역 폭우 피해 이재민을 위해 3000만 원을 기부한 적도 있다.

지난 22일에는 미모의 기상캐스터와 열애 사실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시구를 통해 만남을 가진 후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아직 만으로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이 선수는 향후 3년간 30억 원의 연봉(연 10억 원)이 보장돼 있다.

이렇게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이 선수에게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본업인 '야구'다. 지난 2년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이 선수가 올해는 '부활'을 외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의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그 주인공이다.

부, 명예, 인망, 여자친구까지... 모든 걸 가진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는 포철공고 시절부터 강한 어깨와 장타력을 겸비한 대형 포수 재목으로 인정받고 2차 3라운드로 롯데에 지명됐다. 데뷔 시즌에는 단 3경기에 출전했지만 양상문 감독(LG트윈스)이 부임한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롯데의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다.

강민호는 풀타임 3년째를 맞은 2007년 타율 .271 14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고 2008년 타율 .292 19홈런82타점으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떠올랐다. 그 해 롯데 역시 2001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부산야구의 부활을 알렸다.

강민호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강민호는 주전포수 진갑용(삼성 라이온즈)의 부상으로 준결승과 결승전에서 주전 포수로 출전했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는 9회말 퇴장을 당하며 분노의 '미트 던지기 퍼포먼스'로 엄청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만약 한국이 그대로 역전을 당했더라면 강민호의 퇴장과 미트던지기는 조용히 묻혔겠지만 다행히 한국의 극적인 금메달이 확정되면서 강민호의 투혼(?)도 재조명됐다. 당시 미국 언론에서도 "강민호의 미트가 날아가는 속도는 마치 99마일(시속 159km)로 보였다"고 표현했을 정도.

이후 강민호는 국가대표 포수로 자리잡았고 매년 3할 언저리의 타율과 20개 내외의 홈런,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는 투수리드와 도루저지를 선보이며 공수를 겸비한 최고의 포수로 군림했다. 소속팀 롯데 역시 강민호가 각성하기 시작한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강민호는 FA를 앞둔 2013년 타율 .235 11홈런 57타점으로 부진하고도 나머지 포수들의 동반 부진으로 3년 연속(생애 4번째) 골든 글러브를 차지했다. 그리고 FA시장의 최대어로 떠올랐던 강민호는 4년 75억 원에 롯데와 계약을 체결했다.

팀 내 최고 연봉 선수 자존심 회복할까

역대 최대 규모(불과 1년 만에 3명이 더 늘었지만)의 FA계약을 체결한 부담 때문이었을까. 강민호는 작년 시즌 타율 .229 16홈런 40타점으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무엇보다 득점권에서 .169라는 극악의 성적을 냈다는 점이 더욱 아쉽다.

결국 강민호는 9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도 골든글러브 후보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아무리 FA에 대한 부담감에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곤 하지만 2014년은 강민호에게 분명 실패한 시즌이었다(그 실패한 시즌에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주전포수로 활약했지만).

하지만 여전히 강민호는 롯데의 최고 연봉 선수이자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없는 현재 부산 지역 최고의 스타선수다. 4년 연속 골든글러브에 빛나는 손아섭의 연봉이 5억 원까지 인상됐다지만 여전히 손아섭의 올 시즌 연봉은 강민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강민호는 부상 같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올 시즌에도 롯데의 주전 포수로 활약할 것이 확실시된다. 굳이 롯데가 아니더라도 연봉 10억짜리 선수를 벤치에 앉혀 둘 만큼 대담한 구단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강민호가 144경기에서 모두 주전 마스크를 쓸 가능성은 높지 않다. 포수는 야구에서 체력소모가 가장 큰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강민호의 뒤에 장성우라는 든든한 백업포수가 있다는 것은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장성우는 강민호에게 있어 든든한 백업이자 잠재적인 경쟁상대이기도 하다. 아직 1군에서 보여준 실적은 미미하지만 장성우는 경찰청 시절 퓨처스리그를 평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갖춘 유망주다. 따라서 강민호가 작년 같은 부진을 이어가고 장성우가 발전된 기량을 선보인다면 자칫 10억짜리 '플래툰 포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강민호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호남형의 얼굴, 그리고 호쾌한 장타력으로 롯데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부와 명예, 그리고 아리따운 여자친구까지 가진 강민호는 이제 정말 야구만 잘하면 세상 모든 남자들이 부러워하는 '완벽남'이 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