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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진주문고가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진주문고가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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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둬라"고 말해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줬던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진주문고(대표 여태훈)가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연 인문특강에서다.

이날 특강은 '채현국, 우리 시대의 큰바위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좌석이 부족해 간이의자를 갖다놨고 그것도 모자라 뒤에 서 있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진주뿐만 아니라 산청·남해·김해·합천에서 온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서울에서 왔다고 한 참가자도 있었다.

"이승만·박정희 이용하는 사람이 더 나쁘다"

채현국 이사장은 젊었을 때 광산업을 했고, 한때 우리나라에서 세금을 많이 낸 사람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그는 독재정권 시절 해직 언론인을 비롯해, 문화예술인, 재야운동권 인사 등을 많이 도와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태훈 대표가 채 이사장의 약력을 소개하자 채 이사장은 "소개를 하기는 했는데 그것이 다 나 혼자 한 게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함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태어나 자랐던 이야기를 짧게 한 그는 "독재시절에도 간 큰 짓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이승만도 가짜다, 독립운동을 자기 이익을 위해 했던 사람이다, 견해차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승만은 국민을 속였다"라면서 "이승만 악당이 나쁜 사람이라고 친구들한테 말했다가 미친사람 취급을 당했던 적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또 "이승만은 형편없는 사람" "이승만을 지지하는 사람에 의해 이승만이 악한 사람으로 됐다"라고, "이승만은 친일해서 약점 있는 놈만 기용해서 쓴 것이다" "결국 오래 못 가고 쫓겨났다"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과거이기에 지금은 편하게 이야기한다"라면서 "현재라면 (국가)보안법에 걸릴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채 이사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갔다. 그는 "박정희가 어릴 때 가난하게 살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때 사범대학 갔으면 어느 정도 사는 집안이었다" "4·19 이후 국민들이 덜 죽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박정희는 유신헌법으로 난리쳤다" "억울한 사람을 꽤나 죽었고, 자기들이 죽여 놓고 나중에는 자살이라 했다" "운동권도 마구잡이로 잡아가고 개판이 났다"라는 평가도 내놨다.

그러면서 채 이사장은 "박정희는 총에 맞아 죽었다, 왜 그랬겠나, 그런데 그의 딸은 그것도 모르고…"라면서 "이승만과 박정희를 이용해 먹는 사람들이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념'과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이사장은 "모른다는 말처럼 확실한 말이 있나, 모른다는 게 확실하게 아는 것"이라면서 "요즘은 나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원수가 된다, 정치적 가치관이 제일은 아니다, 그것은 훈련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념과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틀린 생각만 고정관념이 아니다, 부처님 탄신일도 세계 각국마다 다르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에서 지는 것도 내가 미치지 않는 한 고정관념"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세금 포탈을 얼마나 하는지 알겠더라"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진주문고가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진주문고가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강연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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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채현국 이사장은 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 이임호 산청 간디학교 교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교사가 "지난해 1월 <한겨레> 인터뷰 뒤에 유명해졌는데 평소에는 유명해지면 안 된다고 하시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채 이사장은 "유명해지는 순간에 사람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시시한 삶만이 확실하게 행복한 삶"이라면서 "조금이라도 특별나면 행동이 이상해진다, 유명해지면 거짓말을 하게 된다, 발표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기 잘났다는 소리"라고 답했다.

탄광업을 하면서 세금을 많이 냈던 사실을 설명한 그는 "1969~1970년께 한 달 순이익이 100만 달러 정도였다, 아무리 세금을 포탈하려고 해도 (돈이) 모였다"라면서 "마지막으로 개인 세금을 많이 낸 사람으로 전국 2위까지 가 본 적이 있다, 그때 이병철(삼성)·정주영(현대)도 그렇게 내지 않았다, 그때 알았다, 사람들이 세금 포탈을 얼마나 하는지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여태전 교장은 "그만큼 세금 납부를 성실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임호 교사가 채 이사장에게 '돈 버는 재미'를 물어봤다. 채 이사장은 "돈과 권력, 명예는 확실히 중독성이 있다, 아편이나 도박 중독은 저리 가라 할 정도"라면서 "세계 인류가 다 죽어가도 자기 혼자만 부자가 되면 된다는 게 인간이다, 그것은 정신병자다, 거기에 딱 걸려들겠더라"라고 말했다.

채 이사장이 신용불량자가 된 사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회사를 남은 사람들끼리 경영하라고 넘겨줬는데, 이사에서 내 이름을 빼지 않았다"라면서 "은행에 가도 돈을 빌려주지 않으니까 내 이름을 넣어놨다, 나중에 채무보증불이행이 되니까 내게 넘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진주문고가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여태전 남해 상주중 교장(오른쪽), 이임호 산청 간디학교 교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진주문고가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여태전 남해 상주중 교장(오른쪽), 이임호 산청 간디학교 교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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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채 이사장은 '열심히 살았다고 하지 마라' '남을 도왔다고 하지 마라' '치열하게 살았다고 하지 마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학생들은 기백이 있어야 한다, 대학생이 되고 군대 다녀와서 어른이 되면 배짱이 있어야 한다. 나이 35살 넘어가면 뻔뻔함이다. 그것은 남을 위해 배짱을 부리라는 것이지 자기를 위해 배짱을 부려라는 말이 아니다, 사람은 뱃속에 똥밖에 없는데 무슨 기백이 있나. 함께할 때 기백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 공부도 그렇다. 아버지 엄마한테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잘하려고 하면 거꾸로 된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신나게 하면 된다. 아무리 해도 끝이 없는 게 열심히 하는 것이다. 열심히 하더라도 신나게 하면 된다.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라면 신나게 하자. 못난 신랑이라도 이왕 살 거면 신나게 살자는 말이다."

채 이사장은 사람들의 직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산파적 직업'과 '장의사적 직업'이다.

"타인의 갈등과 불행을 이용해서 자기가 서는 인간, 다르게 표현해서 남이 죽어야 자기 밥이 생기는 인간이 있다. 그게 장의사적 직업이다. 새 생명을 받아들이는 환희와 같은 인간이 산파적 직업이다. 

남과 함께하면 산파적 직업이다. 신부·목사 등 성직자까지도 자기 재미를 보려고 남을 불행하게 만들거나 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와 교수, 총장도 그렇고 대통령과 총리, 장관을 해먹은 사람들 중에서도 장의사 아닌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을까. 다들 위태위태하다."

채 이사장은 "결정적이지 않을 때는 모두가 산파적으로 산다, 그런데 일만 생기면 산파적인 마음들에 모두 메스를 들이댄다"라면서 "살아가는 과정이냐 죽어가는 과정이냐는 모두 자기가 하기 나름이다, 함께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찰라찰라 죽어가는 것도 사실이나 찰라찰라 살아가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인 경고라고? 젊은이들에게 한 말"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진주문고가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여태전 남해 상주중 교장(오른쪽), 이임호 산청 간디학교 교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진주문고가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마련한 인문강좌에서 여태전 남해 상주중 교장(오른쪽), 이임호 산청 간디학교 교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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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인들 봐주지 마라'(어버이연합 등 지칭)는 말을 한 것과 관련해 그는 "친구가 '너 그러다가 노인들이 휘발유통 들고 오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묻더라, 남민전사건(1979년) 관련자들에 대해 사형집행을 했지만 신문에 한 줄도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신문을 보지 않아 그런 노인들이 있는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그 말은 노인들에 한 경고라기보다 젊은이한테 한 말이다, 자기 삶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노인들은 일제 강점기가 자기 나라인 줄 알고 살았고, 해방된 뒤 이승만한테 속아 가며 살았으며, 박정희가 속이는 대로 살았고, 늙어가면서 속아 산 것도 몰랐다. 자기가 게을러서 속아 넘어간 것이다. 

그러니까 젊은이들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말이다. 아버지도 원래는 아들이었다. 인생 쓰레기는 절대 거름이 되지 못한다. 우리는 거름이 되고 씨앗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사회자가 젊은이들이 본받아야 할 인물은 누구냐고 묻자 채 이사장은 권정생 선생(1937~2007, <몽실언니> 등 동화작가)과 박형규 목사(92,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임낙경 목사(<비워야산다> 등 저자) 등을 꼽았다. 채 이사장은 "권정생 선생은 자기 어머니가 누리지 않은 물질적인 것은 절대 누리지 않았고, 과자 하나도 자기 입에 넣지 않았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명해서가 아니다, 그런 사람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라 세계 각국에 있다"라면서 "사람은 처음부터 '옳은 사람' '나쁜 사람'이 없고, 옳은 일을 하면 옳은 사람이고 나쁜 짓을 하면 나쁜 사람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박한 삶'을 강조했다.

"소박한 마음만 회복하면 된다, 삶 자체는 기적이다, 독을 어떻게 빼어내느냐는 문제다. 삶의 기적이 우리로 하여금 발효가 되고, 아름답고 좋은 포도주가 되게 할 것이다. 모른다는 생각부터 하면 된다. 모르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것이다. 소박한 마음을 회복하면 훌륭한 삶이 된다. 자기 자신을 예쁘게 봐주는 것부터 하면 된다."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진주문고가 마련한 인문강좌에 앞서 박노정 시인(왼쪽), 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채현국(79) 양산 효암학원 이사장이 28일 저녁 진주시청소년수련관 다목적강당에서 진주문고가 마련한 인문강좌에 앞서 박노정 시인(왼쪽), 여태전 남해 상주중학교 교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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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채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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