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기사 보기)

이 시장은 세 번째 공공성 강화로 '안전'을 꼽았다. 그는 "안전은 가장 기본"이라면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모든 국민들이 국가에 요구할 가장 초보적인 권리"라고 짚었다.

이 시장은 "세월호 사고가 우연한 사고가 아니고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경시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돈벌이와 맞바꾼 결과"라며 "그것을 없애기 위해 안전에 대한 공공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성남시는 '시민순찰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각 동마다 10명씩 구성하면 500여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은 이들을 미국식으로 보면 '보안관'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재난, 재해, 범죄 예방에 주력하고 각종 사고에 신속하게 대처한다면 시민들이 그만큼 안전해질 수 있다는 게 이 시장의 전망이다. 이 시장은 "공공성 강화 3종 세트"라며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공공성 강화를 하려면 무엇보다 재원이 많이 들 것 같습니다.
"돈이 많이 드니까 돈을 벌어야죠."

-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버나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가 가지고 있는 각종 권한을 행사해서 생기는 불로소득을 시가 가지면 됩니다. 보통은 시가 가지고 있는 권한, 인·허가권을 가지고 무엇을 하나요? 친구, 참모, 측근들 돈벌이를 시켜주죠. 제가 그걸 철저히 막았어요. 거기에 따르는 이익은 전부 환수합니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환수하죠. 용도변경해서 팔고, 공짜로 돈 벌게 하는 것, 절대로 허용 안 합니다."

이 시장은 "특정 토지를 싼 용도로 사서 비싼 용도로 바꾸는 것은 절대로 불가하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성남시가 토지나 인·허가권을 행사해서 생기는 개발이익이나 불로소득을 다 취득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득이 시의 재정이 되면 당연히 시민들을 위해 쓰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시장의 소신이다. 이 시장은 다른 자치단체는 재정자립도가 떨어져도 성남시는 올라갈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이런 정책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시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성남시가 대한민국 자치단체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델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그래서 제가 '대한민국은 못해도 성남은 합니다' 슬로건을 내건 것이죠. 성남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자는 겁니다."

- 성남시 재개발이 재개됐습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궁금합니다.
"전국의 자치단체 가운데 재개발이 재개된 곳은 성남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0여 군데 가까이 중지된 것으로 아는데, 그 가운데 유일하게 성남시 3개 사업지구가 재개됐죠. 왜 가능하냐? 가능한 방안을 우리가 만들어서 제시하니까요. 못하는 부분을 우리가 채워주고.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건 아닙니다. 초기 투자비용 조달, 금융비용을 부담해주는 정도죠."

문제는 역시 '돈'이다. 시에서 비용을 부담하려면 재정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시장은 "재정능력을 늘리기 위한 기반이 돼야 한다"며 "정책 집행능력은 '애정'"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든 해야 되겠다' 하는 것과 '안 되면 그만이지' 하는 것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와 관심이 '애정'인 것이죠. 엔진을 달아서 빨리 달리지 않으면 다 물에 빠져 죽거나 다 망하는 건데, 어떻게든 건져줘야 하니까요."

"국가 재정과 권한, 공정하게 사용한다면..."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 재개발도 성남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자치단체들이 성남을 따라오기는 어렵습니다. 재정능력이 취약해서. 쉽게 말해서 성남은 개발 압력이 높으니까 땅값이 비싸거든요."

이 시장은 성남시장으로 취임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이유는 행정 시스템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엉터리였던 거죠. 예를 들면 성남시 재정규모에서 500억 원 정도를 절약해서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500억 원이 아니라 1년에 1500억 원씩 빚을 갚아도 문제가 없더라고요. 이걸 교정하고, 정상화하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효과를 내게 된 것이죠."

이 시장의 화제는 다시 '대한민국'으로 옮겨갔다.

"작은 성남시만 해도 이런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재정과 권한을 정말 공정하게 사용하고, 투명하게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좋아질까, 생각하면 너무 아까운 거예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겠어요."

- 재개발 외에도 우수정책으로 소개된 맞춤형 도시 정비, 동네 개발에 대해 설명한다면?
"기존의 대규모 재개발 방식이라는 게 전면 철거, 전면 재건축이죠. 비용이 엄청나게 들고, 주택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는 전제 아래서 엄청난 손실을 커버하고도 이익이 남아서 이제까지 했던 방식입니다. 이제는 부동산 가격이 정체되고 떨어지면서 더 이상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나쁜 주거환경을 그대로 둘 수 없으니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 찾다보니 소규모 맞춤형 정비방식이 될 수밖에 없게 된 겁니다. 시나 공공이 예산을 일부 지원하고 주민들은 자기 동네에 맞는 방식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해나가는 거죠."

주택이 과밀한 지역은 '솎아내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주택을 사서 헐고, 시가 주차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과밀이 해소된다. 장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주차장을 새로 건설하는 비용보다 적게 들 뿐만 아니라 땅을 저축하는 부수효과도 뒤따른다. 이렇게 확보한 땅에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시는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어린이집, 노인회관, 소공원, 주차시설 등의 공공시설을 최대한 확보해주고, 주민들이 그 안에서 소규모로 재정비 사업을 해나가게 하는 방식이라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 이런 정책을 다른 자치단체로 확대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확대 못 합니다. 성남이니까 가능합니다."

역시 문제는 돈이다. 정책을 실천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자치단체들이 성남과 같은 재개발 정책이나 맞춤형 도시 정비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이 시장의 생각이다.

"채무자들 새로운 삶의 기회 줘야 국가도 이익"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 고강선

관련사진보기


- 빚 탕감 프로젝트, 상당히 인상적인 정책이지만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에 정상적인 채권을 대신 갚아주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겠죠. 우리가 사려는 채권은 시중에서 원금 기준 2% 선에 거래되는 것입니다. 100만 원짜리 채권을 100만 원 주고 사는 건 아니죠. 그건 미친 짓이죠, 그런 빚을 왜 갚아줍니까?"

이 시장은 '좀비채권'을 사서 소각하는 게 '빚 탕감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채권자에게는 죽었지만 채무자에게는 살아 있는 채권. 빚을 갚지 못해서 채권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다 보니 채권의 가치가 원금의 2%로 떨어진 채권이다. 좀비채권 가운데는 2%가 아닌 0%인 것도 있다. 성남시에서 26억 원의 채권을 소각한 게 바로 이런 '제로' 채권이다.

"이런 사람들(채무자들)은 취직도 못하고, 가족과 같이 살지도 못하고, 주민등록도 못하지 않습니까. 채권자들이 자꾸 쫓아다니니까. 이런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는 거죠. 이들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하면 노동인력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고, 그러면 국가도 이익입니다."

빚 탕감 프로젝트에는 기준이 있다. 채무가 발생한 지 10년 이상 되는 것으로 원금 기준 2%, 액면은 5000만 원 이하.

"어떤 바보가 10년 동안 채무독촉에 시달리면서 그 돈을 대신 갚아줄 것을 기대하겠어요. 2%대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얼마나 괴로운데. 갚을 능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절대로 2%로 안 떨어집니다."

이 시장은 빚 탕감 프로젝트가 성남시뿐만 아니라 국가사업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논리는 간단하다. 기업은 공적자금이라는 이름으로 채무를 변제해주는데, 개인은 왜 해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기업보다 개인이 효율이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시장이 올해 새롭게 내놓은 정책 하나는 성남시 관내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에서는 전국 단위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해야 한다. 성남시 책 구입비는 1년에 11억여 원 정도 소요된다.

"책, 당연히 성남시에 있는 서점에서 사줘야죠. 성남에 서점이 17개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다 망해서. 성남시민 돈으로 쓰는 예산, 성남시민이 누려야죠. 방법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결국 방법을 찾았다. 이 시장의 주장대로 '애정' 있으면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책 구입을 1년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하면서 1회 구입비용을 낮춘 것이다.  

- 경기지사 출마설이 나돌던데 출마하실 건지요?
"그때 가봐야 아는 거죠. 지금 무엇을 계획한다고 계획대로 되는 건 아니죠. 특히 행정권한을 가진 사람이 사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일을 하기 시작하면 스텝이 꼬입니다. 개인이 목표를 설정한다고 그대로 되는 세상도 아니에요. 그냥 죽어라 일을 하다보면 길이 생겨요. 그러면 그 길로 가면 되는 겁니다."


태그:#이재명, #성남시장, #성남시, #대한민국, #세월호
댓글9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