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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 2월 29일 <동아일보> 단신면에 실린 부산 롯데월드 스카이플라자 모습.
 1996년 2월 29일 <동아일보> 단신면에 실린 부산 롯데월드 스카이플라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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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과 관광, 엔터테인먼트를 한 공간에서 해결, 주 타깃은 해외 관광객... 그러나 세금과 인허가 특혜, 부실시공으로 인한 붕괴사고 위험, 건물 진동으로 인해 고객들의 긴급 대피, 시설 가동중단과 정밀안전진단... 그리고 시설 폐쇄'

잠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20년 전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동에 롯데월드(현 롯데백화점)가 세워질 당시 얘기다. 1995년 12월 6일 개관한 부산 롯데월드는 지상 41층, 지하 5층으로 당시 부산 지역 최대 규모였다. 특히 지상 9∼12층에 위치한 놀이공원 '스카이 플라자'는 전 세대를 겨냥한 도시형 테마파크였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현재 부산 롯데백화점 내부 고층에 놀이공원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과연 스카이 플라자는 어디로 갔을까.

시가 3000억 원 땅에 부과된 세금은 고작 '3000원'

부산 롯데월드가 만들어지면서 일어난 일들은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설 과정과 판박이다. 1984년 롯데그룹은 88서울올림픽 특수에 대비해 상권 확충의 일환으로 부산에 대형 백화점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롯데그룹은 이미 부산진구 부전동 503-15번지 옛 부산상고 자리 5만3000㎡ 부지를 확보한 상태였다. 그러나 부지 매입 과정에서 조세형평성을 벗어난 부산시의 종합토지세 부과 방식이 논란이 됐고, 시민들은 공분했다. 

1991년 10월 16일자 <경향신문>은 <부산 롯데월드땅 세금 특혜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산시가 롯데그룹에 종합토지세와 재산세를 부과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산시는 이미 1989년에 폐지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적용해 롯데그룹이 매입한 부지 1만9000㎡에 대한 종합토지세로 2900원, 해당 부지의 건물 4000㎡에 대한 재산세로 단돈 80원을 부과했다. "부자들이 금싸라기 땅을 헐값에 샀다"는 여론과 무관하게 사업은 그대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인허가 특혜 의혹도 있었다. 1990년 7월 18일자 <한겨레>는 '부산 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교통영향평가'를 근거로 들면서, 부산 롯데월드가 들어설 경우 주변 도로의 차량통행이 폭증해 하루 평균 2만9000대가 오가고 인근 가야로, 서면 로터리가 완전히 막혀 일대 교통마비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1991년 12월, 부산시는 전격적으로 부산 롯데월드의 건축을 허가했다. 1991년 12월 27일 <경향신문>은 '부산 롯데월드 전격허가 의혹'을 보도했다. 부산시가 주차 수요의 4분의 1에 불과한 주차시설, 전용차선 대신 주변 도로 확충 등 롯데의 미흡한 보완책을 그대로 받아들여 건축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2009년 3월부터 잠실 제2롯데월드에 쏟아진, "우려와 불신 속에 허가된 제2롯데월드", "제2롯데월드 갈수록 커지는 '졸속 검증' 흔적" 등의 인허가 비리 의혹 기사 제목과 겹친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져도...부실 시공, 안전 사고는 반복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이 부실공사 등을 원인으로 갑자기 붕괴됐다. 신축을 앞두고 있던 백화점들의 개장 일자는 무기한 연기됐다. 그러나 대참사 앞에서의 반면교사는 그리 길지 않았다. 같은해 11월, 부산 롯데월드에서 부실시공 논란이 재현됐다. 11월 30일 <연합뉴스>는 부산 롯데월드가 심하게 녹슨 대형 철골의 녹을 제거하지 않고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해 부실시공으로 인한 붕괴사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비파괴공사 전문가는 "호텔롯데 공사에 사용된 대형 철골의 부식 정도가 매우 심각한 상태로 이대로 공사가 완료될 경우 철골과 콘크리트간의 부착력이 크게 떨어져 건물의 수명이 단축될 것이며, 장기적으로 대형 붕괴사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당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녹이 약간 슨 것은 사실이나 약간의 녹은 오히려 콘크리트와 철골의 접착력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롤러코스터가 움직이니 건물이 무너질 것 같았다"

 1995년 9월 11일 <경향신문>에 실린 부산 롯데월드와 롯데호텔의 조감도. 롯데월드의 중앙 로고 양쪽이 '스카이 프라자'의 위치다.
 1995년 9월 11일 <경향신문>에 실린 부산 롯데월드와 롯데호텔의 조감도. 롯데월드의 중앙 로고 양쪽이 '스카이 프라자'의 위치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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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롯데월드는 우여곡절 끝에 1995년 12월 시설공사 중인 고층부의 테마파크 '스카이 플라자'를 제외한 채 개장했다.

스카이 플라자는 시설공사 중에도 '건물 상층부에 위치하기 때문에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게다가 백화점 건물 기초공사가 한창 진행된 후에야 뒤늦게 볼링장, 스케이트장으로 돼 있던 층을 유희시설인 스카이 플라자로 설계변경허가를 받기도 했다.

결국 1996년 1월 스카이 플라자 내 놀이기구를 시운전하던 중, 기준치 50~55dB을 초과한 70dB의 심각한 진동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9층 식당가에 있던 시민들이 놀라 대피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롯데측은 1월 24일 가사용승인을 신청했다. 롯데은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형 유기시설이 움직이는데 약간의 진동이 없을 순 없고, 진동공학전문팀을 통해 진동을 줄여가겠다"며 "백화점 영업에 지장이 없으면 승인이 나는대로 개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스카이 플라자 놀이기구 중 진동이 가장 심한 코멧 등 3개의 놀이기구에 대해서만 영업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임시사용을 허가했다. 문제가 된 놀이기구 외 다른 롤러코스터의 운행은 승인을 한 것이다.

당시 스카이 플라자를 방문했던 안이경(41)씨는 "천장이 낮은 공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다보니 놀이기구의 스릴보다도 '건물이 무너지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더 컸다"고 기억했다. 그는 "소음도 크고 진동 자체가 몸으로 느껴져서 무서운 마음에 그날 이후로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해 2월 21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스카이 플라자 전체에 10분간 전력 공급이 끊기는 정전 사고가 발생해, 전체 놀이기구 작동이 멈췄다. 이 때문에 1000여 명의 시민들이 놀라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3월 말이 돼서야 부산시 차원의 정밀합동안전점검이 시작됐고 4월 25일, 문제가 된 시설의 가동중단 명령이 내려졌다.

 스카이 플라자의 내부 모습. 40억 원짜리 초고가의 롤러코스터 ’스카이 프라자 코멧‘의 하얀색 레일이 보인다.
 스카이 플라자의 내부 모습. 40억 원짜리 초고가의 롤러코스터 ’스카이 프라자 코멧‘의 하얀색 레일이 보인다.
ⓒ Roller Coaster Data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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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는 '제2 스카이 플라자'가 될 것인가

1997년 4월 3일 <연합뉴스>는 ''계륵' 돼버린 부산 롯데월드 '고공회전열차''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진동 발생, 정전 등으로 시민들 사이에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하루 평균 입장객이 500명 내외로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분기점인 3500명의 2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1996년 5월 20일, 부산 롯데월드 스카이 플라자의 허가가 취소 됐다. 개장 5개월 만이다. 스카이 플라자 놀이기구들은 3년 뒤인 1999년 6월 대부분 철거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40억 원짜리 초고가 롤러코스터 스카이 플라자 코멧도 쿠웨이트의 'Al Sha'ab Leisure Park'에 헐값에 팔렸다. 부산 롯데백화점만 그 자리에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개장 전부터 끊임없이 사고가 터져나온 잠실 제2롯데월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주변 지역 싱크홀, 아쿠아리움 누수와 영화관 진동 등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안전 문제가 발생했다. 여기에 냉각수 배관 폭발로 인한 사망, 추락사 등 2013년 6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건설 작업 중 사망한 노동자만 3명이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본부'를 출범하는 등 여론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하루 평균 방문객이 개장 초기보다 두배가량 급감하자, 백화점 입점업체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가지 정황에서 20년 전 부산롯데월드와 많이 닮은 잠실 제2롯데월드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오마이뉴스 21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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