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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직노조 홈페이지. 일반직노조는 28일 창립총회와 지회장 선거를 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직노조 홈페이지. 일반직노조는 28일 창립총회와 지회장 선거를 한다
ⓒ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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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과장급 이상 사무직들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일반직 지회(노조)'를 설립했다.

현대중공업 과장 및 기장급 이상 8000여 명이 그 대상이지만, 현재 조합원으로 가입한 사람은 100여 명. 이들은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울산 동구청 대강당에서 창립 총회를 갖고 노조위원장(현대중공업 일반직 지회장)을 선출한다.

세계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조 원가량의 적자를 내 어려움에 부닥쳤고, 현재 사무직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며 연봉제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회사 측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고 그 규모는 1500여 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연초부터... 현대중공업 대규모 구조조정 진행 중)

이들 현대중공업 과장급 이상 사무직들이 긴박하게 노조를 설립한 것은 이 같은 회사 측의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사무직들이 노조를, 그것도 민주노총 산하 노조를 설립한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때 전국 최강 민주노총 산하 노조였던 생산직 노조(현대중공업노조)는 막상 '하청 노동자에 대한 반 노동자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지난 2004년 민주노총에서 제명돼 현재 상급단체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사무직 노조 설립과정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노동조직이 금속노조 가입에 중재 역할을 하면서 한 몫을 담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총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야권연대 대상에서 제외한 점을 생각하면 특이한 일이다.

따라서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의 출범은 이 두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처럼 노조 설립이 긴박하고도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대중공업 사무직 노조 설립 막후에 있었던 한 사람

현대중공업 일반직노조 설립 막후에는 현대중공업노조의 한 조합원이 있었다. 현대중공업노조가 민주노총 소속이던 지난 1990년 당시 골리앗 투쟁 때 노조 회계감사를 맡았던 손삼호(57)씨. 그는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노동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그의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사무직노조 설립이었다.

손삼호씨는 회사 측이 연초부터 사무직 구조조정을 시작하고 같은 사무실에서 사무직들이 희망퇴직에 두려워하는 것을 보고 노조 설립을 결심하게 됐다. 바로 1월 초다. 그가 현대중공업노조홈페이지에 "사무직 노조를 설립하자"고 글을 올리자 많은 사무직이 반응을 보였다.

손삼호씨는 현대중공업노조에 탈퇴서를 제출하고 곧바로 사무직 노조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 일반직 노조 설립추진위원장도 맡았다. 그는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를 설립하는 데는 3가지 방법이 있었다"며 "'행정관청인 동구청에 노동조합설립신고 하는 방법',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는 방법', '한국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하는 방법' 중 결국 민주노총 가입을 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설립은 의지로만 되는 일이 아니었다. 현대중공업노조가 민주노총에서 제명된 상태라 사무직들의 민주노총 산하 노조 가입도 쉽지 않았던 것.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울산노동포럼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울산노동포럼 대표인 이영희 전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이 적극 중재에 나섰다"고 비화를 소개했다. 결국, 지난 11일부터 금속노조에 노조 가입을 호소한 뒤 14일에 허락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손삼호씨는 노동당을 탈당했고 현대중공업노조에는 탈퇴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는 27일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을 승인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민주노총은 "산별노조에 가입되면 자동으로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일반직 노조는 "28일 총회에서 지회장 선거를 완료하면 앞으로 조합원 가입운동에 매진할 것"이라며 "회사 측의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맞서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현중 일반직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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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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