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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만 전라북도의회(군산 제1선거구) 의원이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에게 대화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박 의원은 "리퍼트 대사가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언론의 평을 듣고 망설이다가 펜을 들었다"며 "TV에서는 연말연시로 들뜬 분위기였지만, 저는 (군산)미군기지 문제로 억울하고 안타까운 심정에 깊은 고민에 빠져 지냈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제적, 환경적 피해는 물론 국민 기본권마저 침해당해

 미군비행장 있는 군산시 옥서면 주민들이 소음피해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군비행장 있는 군산시 옥서면 주민들이 소음피해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사진)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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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부터 군산에 주둔하고 있는 미 공군기지(미군비행장)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경제적, 환경적 피해는 물론 기본권마저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 박 의원은 "지역에서는 미국이 우방국이 아니라 점령국가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올 지경"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의원은 "미국 시민들은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희망찬 2015년을 맞이했겠지만 내 지역구(군산 제1선거구) 농민들은 건강권과 재산권을 미군으로부터 침해받아 우울한 2015년을 맞이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잘못된 한미 소파협정으로 군산 미군비행장 주소가 캘리포니아로 되어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비행장밖에 땅은 당연히 대한민국 땅이고 군산시민의 땅이다. 이들 토지를 우리 국민을 위해 사용하려 해도 미군이 이런저런 이유로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군산시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군 전투기 폭음을 해결하라고 외치는 할머니들
 미군 전투기 폭음을 해결하라고 외치는 할머니들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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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피해 사례에서 미군이 전투기 비행에 장애를 준다며 송전탑 노선을 반대해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오래도록 방치된 폐철도로 정상적인 도시계획과 교통에 큰 지장을 주고 있으며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 등하굣길이 매우 위험한 상황임을 예로 들었다.

그는 "군산시와 전북도는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유치하고 있지만, 미군이 공군기지 인근이라며 반대해 군산시 발전에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라며 "그외에도 소음피해, 기름 유출피해 등 지역 주민들이 앉아서 당하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퍼트(42) 대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용사 출신으로 작년 10월 부임했다.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 19일 서울에서 태어난 첫 아들의 한국식 중간 이름을 세준(Sejun)으로 지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재만 의원이 기자에게 보내온 편지 원문
Dear Honorable Ambassador Mark Lippert,

First of all, I would like to extend my warm greetings to you and welcome you to Korea. My name is Park Jaeman and I am an assembly member of Jeollabuk-do province representing the first district of Gunsan. It was very difficult for me to decide to contact you. However I have heard that you are very reasonable person. Being the start of the new year, everybody seems happy. However I am depressed with some pending issues that our region is facing.

먼저 한국대사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귀하가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언론의 평을 듣고, 망설이다가 펜을 든 나는 군산시 1선거구 전라북도의회 박재만 의원입니다.TV에서는 연말연시라 들뜬 분위기이지만 나는 군산의 미군기지 문제로 억울하고 안타까운 심정에 깊은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As you may know, in Gunsan, there is the U.S. military base. It affects both Gunsan and Jeollabuk-do citizens with economic and environmental problems. Sometimes it violates our citizens' basic a lot of  human rights. Most Koreans think of the U.S. as our friend but some people are against to your country and they think it has occupied our country.

군산 나의 지역구 안에 미군 군산 공군기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미군기지로 인해 우리지역 주민과 군산시민들이 경제적 환경적 피해는 물론이고 다양한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역에서는 미국이 우방국이 아니라 점령국가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I believe that Americans enjoy their time with their family during the last Christmas holiday seasons and had a happy new year. However our famers living in Gunsan city had a gloomy new year as their property rights and rights to health were infringed upon.

미국시민들은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며 희망찬 2015년을 맞이했겠지만 내 지역구 농민들은 건강권과 재산권을 미군으로부터 침해 받아 우울한 2015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Let me summarize the details. As you may know, for the last eight years, we have had a problem with a transmission tower and it has been a big public concered. We thought it would be solved positively with interested parties' understanding. However, Gunsan airbase has opposed Gunsan's plan to construct power transmission facilities. They said the tower will affect flying but they have not shown us any clear grounds.

① 최근 8년 동안 지역 내 큰 공공갈등이었던 송전탑 문제가 이해당사자들의 합의로 해결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미군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미군 전투기 비행에 장애를 준다고 송전탑 노선을 반대해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There is an unused railway in Jigok-dong where most Gunsan citizens live and it hasn't been used for the last thirty years. The railroad has great affects urban planning and traffic. When we would like to open a new primary school, it is going to be a big challenge. It is very dangerous for students when they walk to and from school.

② 군산시민의 최대 주거지인 지곡동에는 30년 동안 단 한 번도 기차가 지나가지 않은 미군용 폐 철도가 있습니다. 이 폐 철도는 정상적인 도시계획과 교통에 큰 지장을 주고 있으며, 인근에 초등학교를 신설하려 해도 폐 철도로 인해 아이들의 등하교길이 매우 위험해지는 상황입니다.

Jeollabuk-do and Gunsan are trying to build an international airport in the Saemangeum area. The US military opposes our plan saying it is too close to their airbase. If we are not able to build the international airport, it will hinder Gunsan city's development. Our country supported American troops stationed in Korea with about 920 billion Korean won last year. However, Gunsan airbase receives about 230 million Korean won for landing and renting charges from Gunsan domestic airport to run two flights to and from Jeju. 

③ 군산시와 전북도는 새만금에 국제공항을 유치하고 있지만, 미군이 공군기지 인근이라며 반대해 군산시 발전에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미군 주둔에 2014년도 9,200억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군은 미군 비행장 착륙료 임차료로 제주도행 두 편에 연간 2억3천만 원을 받아가고 있는 현실이 웃기지 않는가요!

I kindly ask for an opportunity to discuss the above matters together.

이러한 문제점들을 주제로 귀하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We are all aware that the Gunsan airbase is using a California address due to the SOFA (Status of Forces Agreement). However, the rest of the area belongs to Korea and it is the land of our citizens. The US troops are obstructing our rights to use our own land the way we see fit with reason that it is inconvenient for them. It is well known that the States is a beacon of human rights.  We to sincerely care about our own people's right to health and rights of property.  It is very sad that our country is divided into two countries and it affects our citizens and our city's development.

소파협정으로 미 군산비행장 주소가 캘리포니아로 되어있다 해도 비행장밖에 땅은 당연히 대한민국 땅이고 군산시민의 땅입니다. 그런데 이들 토지를 우리 국민들을 위하여 사용하려해도 미군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사용을 불허해 군산시민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요시 여기는 인권만큼이나 우리 국민들의 건강권, 재산권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 군산시민들이 다양한 피해를 감수해야 만하는 갈라진 조국의 현실이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I envy your country after watching 'Saving Private Ryan'. It was so impressive to see your country putting doing its best effort into saving private first class Ryan. They had faced a lot of difficulties and accepted sacrifices to save him and finally they save him.

"라이언 일병 구하기"란 영화가 있죠. 한 명의 병사를 구하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하며 적진에 특공대를 투입하여 어렵게 구한 라이언 일병.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고 구하려 하는 당신의 나라가 부러웠습니다.

Mr. Ambassador,

Yes, I know that I might need to face some challenges and sacrifices myself to help the people who voted for me. However, I cannot sit by and do nothing. I would like to do something for the citizens so I am sending this letter to you in the hope that we would be able to talk about these matters.

그렇습니다. 나 역시 나에게 투표를 행사해준 내 지역구 주민들의 권리를 지키려면 많은 희생이 따른다는 걸압니다. 하지만 내 지역주민들이 권리를 침해당하는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귀하와 진솔 된 대화를 원하기에 편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If you don't accept my proposal to talk about these matters by saying it is out of your control beyond your power, I will be more assertive and act with my people from this spring. As our people are precious like your Ryan.

당신까지도 권한 밖이다는 이유 등으로 대화를 거부하거나 침묵한다면 2015년 봄부터 그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나에게 라이언 일병과 같은 소중한 수 백 수천의 주민들이기 때문입니다.

I sincerely hope to talk with you for the peace of my people and their rights.

나는 원한다. 진정성 있는 대화와 평화를, 내 주민들의 평화와 권리를

2015. 1. 25
전북도의원 박재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군산 미군비행장, #피해, #박재만, #리퍼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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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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