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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솔직히 빚만 2000만 원인 직업군인인데 저거 한다면, 돈 보탤 의향 있다." 
-'나는****'

지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금 운동이 한창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광주광역시에 세우기 위해서다. 의경으로 복무하며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시위를 지켜봤다는 한 누리꾼의 제안이 시작이었다. '함께할 분이 계시냐'는 그의 조심스러운 질문은 이내 '모금운동'으로 번졌다.

지난해 12월 26일, 온라인커뮤니티 '웃긴대학'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이 무렵 평화나비네트워크와 이화여대 총학생회, 이화나비 등 대학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대현문화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는 소식을 접한 누리꾼 '착사모'였다. 그는 국민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며 추가 건립을 제안했다.

누리꾼들, "한번 해보자"... 편의점 밤샘 아르바이트비 기부도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번 해보자"는 누리꾼이 늘어났다. 300여 개의 댓글에는 돈을 기부하겠다는 사람이 속속 나타났다. 올해 해병대 학군사관에 입단할 예정이라는 한 누리꾼은 "3월 품위유지비를 지급받는 즉시 기부하겠다"고 남겼다. 또한 누리꾼들은 동상을 어디에 세울지, 모금을 어떻게 벌일지 등 의견을 나누며 '착사모'의 제안을 구체화했다.

결국 20여 일 만에 모금 계좌가 열렸다. 목표 금액은 4천만 원. 진행과정과 후원금 내역을 공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 평화의 소녀상 함께 만들어요'도 개설했다. 이 소식이 또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에도 전해지면서 더 큰 호응이 이어졌다. 지난 21일부터 모금을 시작한 '착사모'의 계좌에는 단 7일 만에 후원금이 440만 원 넘게 모였다. 70여 명이 보낸 후원금 액수는 1만 원부터 100만 원까지 다양했다. 그 중에는 밤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 40만 원도 포함됐다.

온라인커뮤니티 '웃긴대학'에서 시작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에 440여만원이 모였다.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 '평화의 소녀상' 건립 위해 모인 후원금 온라인커뮤니티 '웃긴대학'에서 시작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에 440여만원이 모였다.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 전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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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목표는 오는 5월말, 광주광역시청과 광천터미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중 한 곳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것이다. 광주를 택한 이유는 현재 전국에 있는 소녀상 7개 중 6개가 수도권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첫 제안자인 '착사모' 전경훈(24)씨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각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재능기부 의사를 밝히는 등 기대 이상으로 호응이 크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총 238명이다. 이들 중 184명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제 남은 생존자는 54명이다.


태그:#위안부 피해자,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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