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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초청 강연회에서 통일문제 강연을 하고 있는 이재봉 교수.
 미주 초청 강연회에서 통일문제 강연을 하고 있는 이재봉 교수.
ⓒ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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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정치외교학과 이재봉 교수는 "통일을 하려면 반드시 친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이 교수는 '615공동실천미국위원회'가 주관한 미국 초청 강연에서 첫 강연회를 연 뉴욕에서 "남북 모두가 각각 다른 통일 방안에도 상호 공존과 화해 그리고 교류 협력은 기본적으로 일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에서 북한과 친하지 않고는 통일의 길을 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날 강연에서 이 교수는 '친북'의 개념에 관해 "이는 무조건적으로 북한을 추종하는 이른바 '종북' 등의 개념과는 다른 것으로 그렇다고 북한을 무조건 적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비판할 것은 비판하면서 북한을 제대로 알고 친해져야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개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러한 '친북' 개념은 자신의 주장이 아니라 "이미 전두환 정권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남한 정권이 제시하고 있는 통일 방안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이며 오히려 남한 정부가 주장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에 관해 "보수, 독재 정권이던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통일 방안인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서 '남북 화해'를 가장 기본적인 전제로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이는 '상호 평화 공존' 등 여러 용어로 바뀌었으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은 북한과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자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북한과 친하지 않고 화해와 협력이 가능하겠느냐"며 "따라서 보수 정권이 내놓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남한 정부의 통일 방안에도 '친북'이 가장 기본적인 전제로 되어 있다"며 '친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교수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은 "비폭력 평화주의자로 북한 핵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며 하지만 "북한이 이미 만들어 놓은 핵무기를 다 폐기해야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와 남한 정부의 전제 조건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1단계로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핵 동결을 선언하고 이를 통해 북미가 평화 협정과 수교 등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다음, 2단계로 북핵 완전 폐기와 이에 따른 주한미군 철수 등이 이루어져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전 지역 비핵화 등 중립화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중국 초강대국 눈앞... 한중관계 발전 도모해 남북관계 개선해야"

이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특히 "중국의 급부상과 함께 미국을 제치고 세계 초강대국이 될 날이 머지 않았다"며 "남한 정부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한중관계 발전을 도모해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지난 2009년부터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무역 등 교역 규모가 미국이나 일본과의 규모를 합한 것을 넘어서 이제 중국을 통하지 않고는 우리 경제는 더 발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를 보더라도 미국이 아니라 남한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더욱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의 상황에 관해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되었지만, 분단과 전쟁에 따른 원한과 적대감이 해소되기는커녕 더욱 증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남한 내에서 과거 친일 세력이 부활하고 탈북 세력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반공과 반북을 악용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분단이 지속된다면 자유가 훼손되고 막대한 국방비가 지출되며 외세 종속 현상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늘 전쟁 가능성이 상존해 우리 모두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면서 "평화적 통일은 남과 북 우리 모두가 추구하고 실행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북한 붕괴 등을 전제하고 흡수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면, 이는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 될 것"이라면서 "설사 북한이 갑자기 붕괴한다면, 국지적 전쟁 발발 가능성뿐만 아니라 남한 경제가 북한 주민들을 유지시켜 주려면 남북 모두가 함께 공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남과 북 모두의 통일 방안에서 강조하듯이 상호 화해와 협력을 증진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평화 통일을 추구하는 것만이 '대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정치와 이념적으로는 "남한은 복지정책을 확대해 왼쪽(좌)으로 갈 필요가 있으며,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확대해 오른쪽(우)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분단과 전쟁에서 평화와 통일까지'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회는 6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 등 열띤 강연회를 이어 나갔다. 이 자리에서 이 교수는 얼마 전 '통일콘서트' 행사장에서의 테러 사건으로 인해 다친 손목을 보이며 "폭력으로는 아무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자신이 비폭력 평화주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게 인화물질을 던진 고등학생을 면회 간 사실을 공개하며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훌륭한 일이나, 폭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옳지 않다"며 엄중하게 꾸짖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의 미주 강연회는 이날 뉴욕을 시작으로 워싱턴D.C와 LA 등 미주 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남북관계, #친북, #이재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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