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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는 새로운 언론상을 제시하는 독립 언론 <한국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아래 뉴스타파)>가 지난 27일로 창간 3주년을 맞았다.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부터 국정원 대선 개입,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원전 문제 등 기성 언론이 깊이 다루지 않는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며 독립 언론으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타파> 3년의 성과와 비전을 짚어 보고자 지난 19일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를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용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그래도 아직 희망 있구나'라고 느꼈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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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뉴스타파>가 3년을 맞았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뉴스타파> 첫 아이템을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소 문제와 위키리크스 등으로 잡고 제작진들이 밤낮으로 취재, 편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됐군요. 지난 3년은 <뉴스타파>가 독립 탐사보도 전문 매체로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또 시민의 자발적 후원이라는 모델을 통해 재정적으로도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었던 시기였죠.

한국 언론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중요한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고,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언론이 '기레기'라고 불릴 정도로 신뢰를 잃었지만, 그래도 수많은 시민이 포기하지 않고 바른 언론을 만들자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고,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 첫 보도 방송을 어떻게 기억하세요?
"<뉴스타파>는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차원의 프로젝트로 시작됐습니다. 이명박 정권 때 언론 탄압이 본격화되면서 언론 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4대강 문제 등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주류 매체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언론노조가 직접 국민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 이런 이슈들을 보도하자고 한 거죠. 일단 취재와 제작을 담당할 인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당시 MBC, YTN, KBS 등에서 해직 또는 정직된 기자, PD들이 많이 생겨났죠. 그래서 이분들이 주요 제작진으로 참여하게 됐고, 자연히 '방송 보도 형태'의 제작물을 만들어 인터넷 상에 배포하게 됐어요.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했는데 2011년 1월 27일 첫 보도가 유튜브 조회 수만 100만에 이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어요. 사실 저희도 전혀 예기치 못했던 뜨거운 반응이라 놀랐어요. 당시 그 정도 조회 수를 시청률로 따지면 종편 뉴스 시청률 다 합친 것보다 높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가정용 중고 비디오 카메라와 편집용 노트북으로 제작한 것치곤 엄청난 결과였죠. 디지털 기술과 SNS 환경이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 3년간의 성과와 아쉬움을 짚어주신다면.
"제 경우엔 KBS에서 26년 정도 기자로 일하다 나왔지만, 정말 좌고우면 하지 않고 오로지 상식과 저널리즘의 가치만을 기준으로 취재하고 보도할 수 있는 조건에서 일한 시기는 <뉴스타파>에서의 지난 3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환경을 <뉴스타파>가 확보할 수 있었던 게 우선 가장 큰 성과라고 봅니다.

해외에서도 <뉴스타파>가 어떻게 수만 명의 풀뿌리 후원자들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는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제탐사보도총회 등에 가면 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더군요. 매우 뿌듯했습니다. 이런 관심들을 바탕으로 <뉴스타파>가 국제적 교류를 확대해 세계 각국의 비영리 탐사 매체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협력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쉬움도 적지 않아요. 여전히 우리 언론 환경은 권력과 자본에 장악된 주류 매체가 지배하고 있는데, 이런 구도를 깰 정도의 영향력을 확보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죠. 조세피난처 보도나 세월호 참사 보도로 인지도가 올라가기는 했지만, 아직 많은 대중에게 폭넓게 알려지지는 않았고요. 저희들의 생산물을 보다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 <뉴스타파>는 케이블 RTV로도 나가지만, 여전히 확장성이 낮아 보입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세요?
"신생 언론, 소규모 언론, 대안 언론의 한계로 제일 많이 지적되는 것이 확장성이죠. 저희도 어떻게 하면 <뉴스타파>의 생산물을 보다 많은 사람이 보게 할 수 있을지가 큰 고민이자 과제 중 하나입니다. 저희들은 확장성을 조회 수만으로만 따질 일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확장성은 좀 넓게 해석하면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직·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최종적으로 수용자에게 얼마나 많이 전달되는가'에 관한 부분인데 이건 직접적 조회 수만 가지고는 판단하기 힘들죠.

예를 들어 <뉴스타파>가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 보도한 '원전 묵시록 시리즈 ' 중 한수원 내부 전산망의 보안이 뚫렸다고 폭로한 바 있는데, 사실 그 뉴스 꼭지는 유튜브 조회 수가 4천 건 정도밖에 안 됐지만 그걸 누가 보느냐, 또 다른 대중 매체들이 그 내용을 어떻게 인용해서 2차 확산을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핵발전소 전산망의 ID와 비밀번호가 공공연히 외부에 공유됐다는 <뉴스타파> 보도가 나가자 산업통상자원부가 바로 진상 조사단을 꾸려 현지에 내려갔고, <뉴스타파> 보도가 다 사실로 확인된 후 한수원은 핵발전소장을 직위 해제했죠. <뉴스타파>가 보도한 사실이 이후 파장을 일으키면서 원전 보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건 조회 수만 가지고 확장성이 낮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그래서 저희들은 어떤 아이템의 직접적 조회 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정성 측면에서는 자체 플랫폼이 한계가 있는 만큼 타 매체가 인용하지 않을 수 없도록 2차, 3차 계속 파급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시민이 보다 편하게 <뉴스타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뉴스타파>는 지난해 초 회원 3만 명을 넘었지만, 현재 3만 5천 명 정도로 약간 정체하고 있는 느낌인데 원인을 무엇으로 보세요?
"<뉴스타파>의 회원 증가 패턴을 보면 좋은 보도들이 나갈 때는 독자, 시청자의 관심도가 높아져 후원 회원이 급증하는 계단식 상승 형태를 보여왔어요. 지난해 하반기는 좀 주춤했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다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후원 시민이 늘어난다는 것은 재정 모델의 튼튼함,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시민이 언론에 직접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봅니다."

"정파와 진영 논리에 휘둘릴 때, 언론 제 역할 못 해"

조세피난처 2차 명단 공개에 분주한 뉴스타파 지난주 해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들을 폭로했던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2차 명단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뉴스타파> 사무실 앞에서 최경영 기자(전 KBS)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탐사저널리즘 센터 <뉴스타파>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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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7월 재보선 과정에서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재산 의혹 보도로 일부 후원 회원들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그 보도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희 후원 회원 가운데 당시 (보도로) 권 후보를 지지하는 분의 마음이 편치 않으셨을 줄 알았고, 저희도 그런 심정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총선과 대선에서 공직 후보자를 검증하고, 공직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현행 재산 공개나 선거 제도가 제대로 보장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은 탐사보도를 표방하는 <뉴스타파>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입니다.

저희들은 공직자 재산 검증과 관련한 취재 보도 경험이 많고,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데 권 후보 관련 보도도 이전의 취재 보도 형태에서 벗어나지 않았어요. 다만 이전에는 주로 여당 의원이나 장관, 청와대 수석이 대상이었다면 권 후보의 경우 야당의 스타였다는 게 다른 점이었죠.

<뉴스타파>는 당시 권 후보라는 개인을 타깃으로 한 것보다 '공직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재산공개 제도가 불합리하다, 실제 재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특히 비상장 주식의 경우 액면만 신고하게 돼 있는 게 실제 재산을 은폐하게 만든다'등의 문제를 지적하려 한 거예요. 저희들은 비영리 외에 비당파를 기치로 내걸고 있어요.

언론이 정파와 진영 논리에 휘둘릴 때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한국 언론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요. 탐사보도, 검증보도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적을 불편하게 만들면 환호를 보내고, 우리 편을 불편하게 만들면 참지 못하는 상황에선 언론은 그저 입맛에 맞는 정파적 기관지로밖에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시 미미하긴 했지만 후원 회원이 일시 감소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회복되는 추세입니다. 저희 후원 회원들의 건강함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선거 국면이라는 매우 민감한 시기엔 정말 언론의 한마디, 한마디가 말 그대로 '어' 다르고 '아' 다를 수가 있지요. 팩트가 분명하더라도 뉴스가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표현을 썼는지는 끊임없이 주의하고 신경을 써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 일부에서는 기존 언론에 희망이 없다며 대안 언론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언론이 정상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안 언론의 성장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요.
"주류 언론과 대칭되는 개념으로서 대안 언론은 항상 존재해 왔다고 봅니다. 특히 주류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할 때 대안 언론에 대한 기대가 올라가는 것이 역사적 경험이기도 하고요. 요즘은 기성 언론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기대가 더 큰 것 같은데요. 하지만 KBS나 MBC 같은 공영방송, 연합뉴스같은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매체는 기본적으로 대안 매체들이 그 역할을 대체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공적 자산이기 때문에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매체를) 하루 빨리 정상화해 제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답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상업 언론, 정파 언론에 오염된 한국 언론 생태계를 조금이나마 정화할 수 있겠죠. 저는 이와는 별개로 <뉴스타파>처럼 최근 세계적으로 크게 늘고 있는 비영리 독립언론은 공영언론, 상업 언론과는 다른 제3의 저널리즘 물결을 이뤄낼 수 있다고 봅니다. 기성 주류 매체들이 정상화하더라도 그들이 할 수 없는 분야가 있고, 그 일들을 (제3의 저널리즘이) 전문적으로 하는 거죠." 

"세월호 이후 언론,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 지난 16일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에 대한 2심 판결이 무죄로 나왔습니다. 언론계에 주는 의미도 있을 것 같은데.
"언론인으로서 합리적 의심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의 판결이었는데, 상식적이지만 우리 언론이나 사회에 상당히 큰 의미를 던졌다고 봅니다. 합리적 의심이라는 것은 사실 저널리즘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고, 또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죠. 다만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 세력들은 최종 판결의 향배보다는 일단 고소·고발을 남발하고, 거기에 따른 언론의 위축 효과를 노리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또한 저널리즘 진영의 과제죠."  

-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기자들의 태도에 대해 말이 많은데 어떻게 보셨어요?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새로운 한 해를 맞아 국가 최고 지도자의 국정 철학과 비전을 들어보고, 기자들이 궁금한 것을 묻고, 검증하고, 궁극적으로 대통령과 국민이 제대로 소통할 수 있도록 매개 역할을 하는 자리죠. 하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기자회견장에서 기자의 모습은 어설픈 쇼에 동원된 3류 배우 모습이었습니다.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이 오갈 뿐 아니라 수준 높은 내용이 오가는, 또 긴장감이 감도는 그런 기자회견을 볼 수 있는 날이 언제 올까요?"

- 올해 언론 상황을 전망하신다면.
"지난해는 한마디로 끔찍했죠. 지난 연말 필리핀에서 국제 탐사보도총회가 열렸는데 거기서 <뉴스타파> 주요 보도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있었어요. 세월호 보도를 발표했는데 한국 언론이 참사 초기에 어떤 보도를 했는지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죠. 발표 후 한 외국 기자가 '참사 이후 기자들이 반성했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나아졌나'고 묻더라고요.

곤혹스러운 질문이었죠. 잠시 고민하다가 실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사실 올해도 한국 언론이 크게 나아지리라고는 보지 않아요. 세월호 참사 이후 반성 운운하며 난리를 치던 언론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 과정이나 김영오씨의 단식 과정에서 어떻게 돌변했는가를 보면 답이 나옵니다.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참여한 기자들의 모습과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한 지상파 뉴스를 보면 올해도 바뀌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서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 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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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