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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4일 북한에 대해 군사적 조치와 제재보다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를 북한에 침투시킬 것이라고 밝혀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는 북한에 대해 언급치 않았는데 연두 회견 사흘 뒤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에 대해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다. 미디어를 통한 대외정책 표방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전 세계를 향한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그의 발언 요지는 대북 군사적 조치는 북한과 인접한 한국의 피해가 우려돼 해결책이 아니라면서도 외부 정보가 북한에 유입돼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가 북한에 침투하게 앞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 더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발생한 소니 영화사 사이버 공격의 북한 소행 가능성을 거듭 지적하면서 대북전단 살포나 대북 라디오 선전 방송 등을 통한 심리전 강화를 시사했다.
심리전은 적대국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의를 약화시키거나 내분을 일으켜 전쟁을 하지 않고 승리를 쟁취하는 수단이다. 이런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정보 유입'은 심리전 강화를 의미하고 미국은 북한과 정전협정을 맺은 사이여서 '정보전' 또는 심리전을 적극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최근 대북전단 등을 통한 북 체제 비방과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남북 대화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전쟁 시 한국의 피해를 우려하면서 군사 작전을 접겠다고 한 것이, 매년 수차례 실시되는 연례 한미군사훈련의 감축을 의미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정보전 또는 심리전 강화를 언급한 것은 "미국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이 지난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자유북한운동연합의 활동에 자금을 지원해 대북전단과 DVD 등을 살포 작업을 강화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전단 살포는 한국 국회, 법원, 살포 지역 주민 등이 반대하고 있고 정부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사태가 심각할 경우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에는 남북교류협력법이 있어 북한으로 보내는 물품에 대해서는 통일부 장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정부나 국회 등은 이 법의 존재 자체를 외면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심리전 강화를 선언하고 나섰는데 이런 발언을 하기 전 한국 정부와 사전 협의를 했는지 궁금하다. 남북한 대립이나 통일 추진 문제는 일차적으로 한반도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 공개하는 데는 최대한 신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대북 발언은 미국이 쿠바와 수교 방침을 전격 발표하고 이란과의 핵 협상 타결에 전력을 쏟는 것과 대비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교류 정상화를 위한 행정조치를 취하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의 대 쿠바정책은 실패했다'고 밝혔는데 미국의 대북한 정책은 대 쿠바 정책과 대동소이 했다.

한반도 문제는 6자 회담 합의사항 이행,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 가능한데 오바마 대통령이 왜 이를 계속 외면하는지 궁금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6년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수교 직전까지 갔던 북미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방북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전략을 앞세워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고 대북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한국과 함께 '진정성을 먼저 보여라'는 식으로 6자회담 재개 등을 반대하면서 첨단 무기를 동원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해 동북아 신냉전 시대가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취할 제재 수단이 별로 없다고 하면서도 대북 압박 수위를 조금씩 계속 높여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로 인해 해방과 분단 70주년을 맞는 한반도의 남북관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북이 7.4공동성명, 6.15공동선언 등을 통해 상호비방 중단 등이 포함된 평화통일의 이정표를 제시해 오래전 국제 사회에 제시해 큰 호응을 받았다는 점을 모를 리 없다. 만약 몰랐다면 그런 것을 미리 살펴 대북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언급한 날선 대북정책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된다면 이는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에 실렸습니다.



태그:#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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