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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행정 사이를 오가며 짱가 유창복이 들려주는 마을살이의 모든 것
▲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 마을과 행정 사이를 오가며 짱가 유창복이 들려주는 마을살이의 모든 것
ⓒ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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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마을공동체 사업을 벌여 성미산 마을과 같은 마을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 정책에 오랜 마을살이를 한 이들은 고개를 저었다. 마을의 외적인 형태야 만들 수 있겠지만 '마을 만들기'가 아닌 '마을 살이'를 통해 공동체 회복을 꿈꾸는 이들에겐 대책 없는 소리로 들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 마을은 그 안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에 결국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는 성미산 마을에서 20년간 마을살이를 해온  '짱가' 유창복이 들려주는 마을살이의 모든 것이다.

유창복은 성미산 마을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한 마을공동체 정책을 추진하는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의 센터장으로 느낀 점 등  마을과 행정 사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부, 마을살이의 원리, 마을 형성의 동력에서는 성미산 마을에 생겨난 다양한 마을 문화와 협동조합으로 일군 삶터 이야기를 통해 마을살이의 면면, 사람과의 갈등을 풀어내는 방법, 일을 만들어 내고 함께하는 법 등을 소개한다.

마을은 그 안에 깃들어 사는 사람의 관계망으로 순환 고리를 이어간다. 그러니 사람 사이의 갈등이나 반목 시행착오 등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에 속한다. 마을 안에 주민이 열이면 마을도 열이라는 말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는 셈이다. 한 마을에서 매일 부딪치며 사는 사람 간의 갈등이나 반목을 풀어내는 방법이 지혜로운 것은,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따로 또 같이' 마을살이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아, 글쎄 그 양반 왜 그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것도 모자라 너무 태연하고 당연하다는 듯 확신에 찬 태도에 질린 모양이다.

"그 양반만 없으면 일이 두루두루 잘될 텐데......" 그 양반 진상질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마을살이를 하다 보면 이런 진상 꼭 있다!

살다 보면 진상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갖게 된다. 그 사람만 없었다면 만사가 형통했을 것 같은 상황, 사사건건 끼어들어 꼭 걸림돌이 되는 사람, 모임이나 조직에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처신이 합리적이지 못한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진상총량불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조직이나 모임에서도 거의 예외 없이 진상 한둘은 있기 마련이다. 그 진상만 없어지면 일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아 '누가 저 진상 안 잡아가나?'하지만 막상 그 진상이 사라지고 나면, 그동안 멀쩡했던 사람이 나서서 진상질을 대신한다. 기가 찰 일이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그 진상 때문에 일이 안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상 때문에 일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 진상이 그나마 진상질을 하고 있어서 다른 이들이 멀쩡할 수 있었던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 진상이 사라지기를 바라기보다는 진상과 함께 공존할 궁리를 하는 것이 훨씬 이롭고 여러모로 낫다. -진상총량불변의 법칙-

진상총량불변의 법칙에 마을살이의 성패를 가늠하는 모든 지혜가 담겨 있는 것 같다. 마을살이에서 중요한 것은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고 함께하는 것이다. 마을살이가 잘 되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발적으로 신이 나서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누가 해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사람이 나서서 사람들의 욕구를 이끌어 내고 그 욕구를 현실화 하는 것이다.

2부 시민사회의 미시적 재구성과 마을공공성에서는 시민사회 재구성의 열쇠는 마을공공성에 있다는 점과 자발적 주민의 참여가 마을공공성과 투명성, 마을 살리기의 힘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2월에 서울시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원탁회의를 통한  담론이 시작된다. 마을을 되살리는 일은 지속가능한 삶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다. 그것이 도시에서도 행복한 마을이 가능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덧붙이는 글 |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 / 유창복 지음 / 휴머니스트 /16,000원



도시에서 행복한 마을은 가능한가 - 마을과 행정 사이를 오가며 짱가가 들려주는 마을살이의 모든 것

유창복 지음, 휴머니스트(2014)


태그:#짱가의 마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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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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