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글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자신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지난 1월 15일 오마이스쿨이 연 특강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에서 윤태영 강사가 강조한 문장입니다. 이날 윤태영 강사는 전 청와대 대변인도 아니고, 대통령의 필사도 아닌 '글쓰기 강사'로 수강생 앞에 섰습니다.

30여 년간 다양한 위치에서 글을 써온 경험을 담아 최근 <글쓰기 노트>(책담)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윤태영 강사는 이날 "소질 없었던 문학청년 시절"의 에피소드, "학생운동 유인물을 도맡아 쓰다가 고초를 겪은 일", "정치권에 입문해 정말 많은 양의 글을 써내던"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글쓰기'를 둘러싼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오마이스쿨 특강 <윤태영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가 열렸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오마이스쿨 특강 <윤태영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가 열렸다.
ⓒ 오마이스쿨

관련사진보기


의외로 그는 어릴 때부터 '촉망받던' 글솜씨의 소유자는 아니었답니다.

"어렸을 때 글 잘 쓴다는 칭찬을 거의 듣지 못했어요. 충무공 백일장인가에서 입선 한번 한 기억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나는 글쓰기엔 소질이 없나'라고 생각했어요. 당시에는 남자 고등학교에 '문학의 밤' 행사라는 게 있었는데,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은 이 행사에 여고생을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 (여학생을 데리고 오는)그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문학청년이 되려고 끄적거리기는 했는데 '아닌가 보다' 생각을 많이 했어요."

비록 좌절됐지만 그의 '문청' 꿈은 '국문과나 문예창작과를 졸업해 반드시 여자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자'는 생각에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윤 강사는 본인의 글쓰기를 돕는 많은 비법도 전해줬습니다.

"글쓰기를 위한 준비 중 독서가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소설을 많이 읽는 게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상황 묘사, 심리 묘사, 어휘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모와 기록도 아주 중요합니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메모로 쓰는 겁니다. 음식과 날씨 등 하찮다고 생각한 것도 모두 기록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메모와 발로 쓴 글이 결국 좋은 글로 인정받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오마이스쿨 특강 <윤태영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가 열렸다.
ⓒ 오마이스쿨

 지난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오마이스쿨 특강 <윤태영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가 열렸다.
ⓒ 오마이스쿨

윤 강사는 청와대를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담아 두 장짜리 편지를 써올린 경험 등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들려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파'와 '리영희파' 중 누가 세상을 바꿀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김대중파'는 말 잘 하는 사람이고 '리영희파'는 글 잘 쓰는 사람을 말하겠죠. 노 대통령 역시 '김대중파'에 가까우셨잖아요? 생방송 기자회견을 즐길 만큼 말을 잘 하셨지요. 그렇지만 늘 글을 쓰고 싶어했고, 글 쓰는 보좌관들을 특히 총애했습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문장이 탄생하기까지 비화도 곁들였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라는 국정운영 원칙을 바로 세우겠습니다.'라는 문장을 받았는데 내용은 좋았지만 임팩트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늘어지는 느낌마저 들었고요. 고심 끝에 바꾸었습니다."

당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강렬한 느낌의 문재인 후보 단문 연설은 이렇게 탄생했다고 합니다.

윤 강사는 끝으로 '경험의 기록'을 강조했습니다.

"독특한 인생 경험이 있다면 글 쓰는 사람으로선 행운입니다. 꼭 메모를 해두는 게 좋아요. 중환자실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언젠가 써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중환자실을 상세히 묘사해 기록해 뒀습니다."

글쓰기 시작이 막연한 분, 글 써내려가기가 좀체 쉽지 않은 분, 써도써도 답답한 분 등 여러 수강생을 두루 만족시킨 눈높이 맞춤형 글쓰기 강좌였습니다.

윤태영 강사가 이날 강조한 네 가지 '글쓰기 지침'은 이렇습니다.

윤태영이 강조한 <네 가지 글쓰기 지침>
1. 단문을 쓰자. 주어는 서술어 가까운 곳에 두자. 짧게 쓰기 시작해 중간 중간 장문을 섞는 게 좋다. 문장 끊는 연습을 자주하는 게 좋다.

2. 설득보다 공감이 먼저다. 사람들 눈에 잘 띄는 책 표지는 사람 얼굴 들어간 표지다. 글도 공감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3. 논리와 감성을 결합하자. 이를테면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장인 좌익 경력 시비에 대해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고 되물었던 게 좋은 예다. 이 말은 사실 굉장히 논리적 말인데,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말이기도 했다. 논리와 감성을 결합하려면 소설이나 영화도 많이 봐야 한다.

4. 명문에 집착하지 말자. 과도한 욕심을 버리자. 가령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문장은 '사람', '책', '만든다'라는 평범한 단어를 조합한 것인데도 굉장히 큰 울림을 준다. 대구법을 많이 연습하는 것도 도움 된다.

오마이스쿨은 윤태영 강사의 오프라인 강좌를 온라인으로 만들어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오마이스쿨에서 2015년 다양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오마이스쿨 특강 <윤태영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맛보기 영상
ⓒ 오마이스쿨




태그:#오마이스쿨, #윤태영, #글쓰기, #노무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