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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말 전북 도내 모 중학교에서 심각한 학교폭력이 일어났다. 이후 학교폭력 매뉴얼에 따라 가해·피해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 관련 교사들이 모여 가해학생에게 징계를 내렸다. 그렇다고 피해자의 다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의 폭력이 재발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이와 같은 큰 폭력뿐만 아니라 학급 안의 자잘한 사건들을 '처벌'이 아니라 '평화'로 해결을 하려는 교사들이 있다. 이들은 그 방법 중 하나인 '회복적 생활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영생고 권혜수(43), 박희진(28), 손준철(43), 정승훈(46) 4명의 교사를 지난 16일 오후 5시 전북도청 인근 커피숍에서 만났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교육'이 아니라고 말했다. 주제별로 5개 항목으로 나눠 대화를 정리했다.

학폭위와 회복적 정의는 '철학'이 다르다

2015년 1월 16일 회복적 생활교육 좌담회 1월 16일 전주도청 인근 커피숍에서 정승훈(46), 손준철(43), 박희진(28), 권혜수(43) 영생고 교사가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2015년 1월 16일 회복적 생활교육 좌담회 1월 16일 전주도청 인근 커피숍에서 정승훈(46), 손준철(43), 박희진(28), 권혜수(43) 영생고 교사가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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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폭력자치위(아래 학폭위)가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보시나요?
: "학폭위가 나아진 건 맞죠. 이전엔 하나 잘못했으니까 넌 자퇴, 전학 이런 식이었는데 학폭위가 생겨 지금은 부모님 이야기 듣고 상황을 따지고 하게 된 거죠."

: "예전의 학교폭력 처리방식과 지금의 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 예전이면 그냥 화해시키고 끝내기도 했어요. '너희 둘이 악수해' '그럴 수 있지 뭐' 이런 식으로요. 지금은 양쪽의 입장 들어보고 학부모 발언 기회를 주거든요. 예전보단 진일보한 것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기본적 철학은 똑같아요. '얘가 잘못했으니까 그에 맞는 벌이 뭘까' 이런 식이니까요. 하나도 안 바뀌었다면 안 바뀐 거고, 바뀐 거라면 절차에서 좀 더 시간을 두고 길게 간다는 점일까요."

: "학폭위나 회복적 정의나 마음은 같은 것 같아요. 어떻게든 잘 마무리를 시키겠다는 마음은 같은데 어느 쪽에 관점을 두느냐의 차이죠."

: "학폭위는 객관적으로 처리, 저희가 말하는 회복적 정의는 아이들의 상처 회복이라서 주관적일 수 있네요."

권혜수 교사(43) 영생고 교사
▲ 권혜수 교사(43) 영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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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히 바뀐 거죠. 학폭위는 철저하게 가해자 중심이거든요. 가해자가 반성을 했느냐 안 했느냐, 이 아이의 죄중이 어느 정도고, 벌을 어디까지 줄여줄 수 있는지를 말하죠. 피해자의 피해와 상관없이 쭉 처리하는 게 학폭위였죠.

그런데 회복적 정의는 피해자의 상처를 회복시켜 주는 거예요. 현재 피해자가 어떤 상태에 있고 이렇게 처리했을 때 회복이 되느냐는 거죠. 회복이란 말이 추상적이라면, 만족할 만한 상황을 피해자 쪽에 만들어주는 거라고 봐도 돼요. 지금은 가해자 측에서 가해자의 적정한 수준을 정한 거라면 회복적 생활교육은 그 반대,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죠."

: "학폭위에서 가해자의 처벌을 규칙에 따라 했는데 그렇게 해도 아무런 회복이 안 되는 피해자의 부분을 우리가 봐야 해요."

: "그렇죠. 자기가 처벌 받는 것으로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피해자에게 책임을 지는 거죠.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뀐 게 뭐냐면, 가해자 처벌을 했을 때 피해자에게 얼마의 보상이 갔느냐를 따진다는 거예요. 회복적 정의에서는 '직면하기'가 중요해요. 세월호 사건에서 인터넷에서 유족을 모욕한 고등학생이 유족에게 사과를 했잖아요.

아이가 직접 분향소의 모습을 보고 나서 기사만 보고 생각했던 자기 생각이 너무 잘못됐단 것을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진심으로 사과를 하잖아요. 어떤 큰일이든 피해자가 어떤 상태이고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절대 이해를 못하는 거죠. 그걸 들여다봐야 미안한 마음이 있고 가해자가 그 책임을 피해자에게 느끼게 해야 하는 건데 지금은 그 피해를 처벌로 감내하는 형태니까요."

회복적 생활교육에 눈을 뜨다

- 학폭위의 한계를 모두 느끼셨군요. 그 한계를 넘는 방안으로 회복적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되셨고요. 그런데 아직 익숙하지 않은 회복적 정의, 생활교육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 "전북교육연수원에 연수과정이 있었어요. 그동안 저희가 수업혁신과 관련한 연수나 책모임이 있었는데 마침 그 과정 속에 회복적 생활교육이라는 강좌가 있었어요. 그와 관련한 책으로 천종호 판사의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란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이야기를 하게 됐죠. 거기에서 처음 알게 된 것 같아요(전북교육연수원은 지난해 7월 교원의 성찰과 관계성 회복을 주제로 '찾아가는 에듀힐링 연수'를 실시했다. 그 과정에 회복적 정의 과목이 있었다- 기자말).

: "그동안의 학교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학교생활, 생활지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거든요. 과정이 개설이 되고 관심 있는 선생님들이 듣게 됐어요."

토킹스틱이란?
북미의 인디언들이 회의를 할 때 활용한 이야기도구로 구성원들이 정한 물건이다. 토킹스틱을 든 순서대로 이야기를 한다. 모든 사람이 다 참여하며 토킹스틱을 든 사람이 말을 할 때는 끼어들 수 없다.
- 여기 계신 선생님들은 작년 7월에 기본 교육 15시간을, 12월에 심화교육 15시간을 받으셨어요. 교육을 받은 이후 바뀐 게 있으신가요?
: "저는 고3담임을 맡아 졸업여행 다녀왔어요. 1박 2일 다녀왔는데 저녁시간에 반 전체가 한 방에 모였어요. 말하는 사람은 '토킹 스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거기에 무선 리모콘이 있더라고요. 그걸 가지고 1분 30초 정도의 시간을 주고 너희들이 수능 이후에 3년을 보내고서 드는 생각, 아쉬운 점, 좋은 점을 이야기해 보자고 했어요. 사실 걱정이 많았죠. 다른 반은 분위기에 들떠서 어떻게 놀아볼까를 고민하는 시간에 수능이 끝나고 졸업여행에 온 아이들을 모아놓고 대화를 하는 것에 걱정이 있었어요.

아이들 단합을 위해서 체육활동, 게임을 하는데 거기에 소외되는 아이들이 꼭 있어요. 그런데 여기 대화모임은 대등하게 가기 때문에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고, 친구들 이야기를 다 듣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이 되면서 하나 된 '우리는 3학년 6반이다'란 의식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저는 놀랐어요. 그래서 저는 다니는 교회에서도 모임이 있을 때마다 대화 모임을 하면 관계가 회복되고 공감이 형성되고 공동체 의식이 형성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 "회복적 생활교육에서 하는 말은 '둘의 문제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예요. 예를 들어 지각을 자꾸 하는 아이를 볼 때 본인의 문제라 생각하다 학급 분위기 전체에 영향을 미친단 걸 알았죠. 지각생이 아이들 공부할 때 당당하게 들어오면 반 애들에게 피해가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끔 알려주기도 하고요.

이전에는 얘 때문에 제가 반 관리를 잘못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이 싫었다면 이제는 아이들 입장에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어요. 후에 갈등관계를 처리할 때도 1학기 때는 따로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했다면 회복적 생활교육을 접하면서 둘을 같이 불러서 이야기를 하게 되고요.

제가 신입이라 아는 게 없으니까 적용해볼 게 없었는데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모임이 정기적으로 있으니까요. 한 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있으니까 이번에 이걸 해봐야겠다란 생각을 하게 돼요."

: "이것만으로 모임을 하는 건 아니고요. 어떻게 가르칠까를 고민하는 학습공동체 모임을 매주 하고 있어요."

: "적극적으로 이런 모임을 참여하거든요. 평화로운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아요. 바쁘니까요."

손준철 교사(43) 영생고 교사
▲ 손준철 교사(43) 영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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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바쁜가요?
: "교사도 학생만큼 바빠요. 야간수업도 있고요. 그래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매주는 아니어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어요, 그때는 수업연구는 잠시 쉬고, 저희가 심화교육까지 받았는데 후속연수가 없다는 건 아쉬운 거잖아요. 그래서 학습공동체라는 큰 모임 속에 생활지도 모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저희가 거창하게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대체하는 회복적 모임을 만들자는 건 아니고요. 저희 스스로 변해가는 게 있어요.

어딜 가나 주도를 하는 사람이 있어요. 토킹 스틱은 없지만 1분 30초 초시계를 형식적이나마 돌리거든요. 아랑곳하지 않긴 하지만 신경은 쓰세요. 이게 저희의 변화 같아요. 이전에 어느 선생님이 독서토론에 오셔서 말 한 마디도 못하신 거예요. 이 선생님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엄청 속상했대요.

그걸 안 지킨 우리였죠. 그랬는데 이런 연수를 통해서 평등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구나... 모두의 참여라는 것을 우리가 해보자... 그래서 지금은 모든 선생님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마무리도 다 같이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대화 참여를 보장하고 있어요. 이것도 회복적 연수를 통해 우리가 얻게 된 것 같아요. 이것도 놀라운 거면 놀라운 거예요."

- 자신을 돌아보게 했네요. 교사로서의 자신이요.
: "네. 제가 천종호 판사의 책을 보고 깜짝 놀란 게 소년법원은 관용과 용서가 기본이라는 거예요. 현행법을 위반했다 해도 그래요. 그런데 우리 학교에서는 규정을 들이대면서 '이건 퇴학이야, 이건 정학이야'라고 해왔어요.

제가 무지했구나 싶은 게 뭐냐면요. 우리는 규정대로 처리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해왔던 거예요. '소년법원마저 관용과 용서가 기본인데 학교는 규정만을 논했다는 근본적 반성이 없으면 안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어떤 사건을 벌였을 때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고 들어가는가가 중요해요.

우리는 교육자라는 거죠, 사법기관이 아니고요. 저는 학폭위에 와서 수위 조절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반성하고 있는 아이에게 규정대로 넌 퇴학이라고 하는 게 맞는지요. '너 한 번 봐 준다'고 하면 학교 질서가 무너진다고들 하는데... 만약 '피해자가 널 용서하겠다고 하니 학교도 너를 용서하겠다' 이러면 아이가 행동을 안 바꿀까요?"

회복적 정의를 실제 이룬다면?

- 연수를 받고 회복적 정의를 적용해 볼 기회가 있으셨나요? 12월에 심화교육을 받고 지금이 1월이니 실제 적용하긴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 "실은 학생이 교사와의 관계로 중징계를 받은 사건이 있어 그때 이걸 진행해보고 싶었어요. 그걸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 있어요. 작년 9월 정도에 그런 일이 있었죠. 그때도 피해자 회복 중심으로 해보자 했는데 결국 가해자 중심으로 처벌하는 식으로 진행이 됐어요.

심화연수 전이라 이걸 할 힘이 없었어요. 남양주에 있는 한국평화교육훈련원 평화교육팀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내려올 수가 없다 하시더라고요. 정말 안타까워요. 그런 사례들이 계속 생기고 있는데 우리가 가해자를 공동체에서 빼내는 식의 응보적 대응을 하고 있어서요."

박희진 교사(28) 영생고 교사
▲ 박희진 교사(28) 영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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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지금,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지금이라면 회복적 대화 모임을 통해서 당사자와 부모님도 함께 오셔서 이야기를 해볼 수 있겠죠. 결론은 똑같을 수도 있어요. 퇴학을 하거나 책임을 지고 자퇴를 하는 걸 그 아이가 선택할 수도 있고, 유예를 해서 다음 해에 학교가 받아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아이와 선생님과의 관계, 아이와 아이의 관계를 우리가 회복시켜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 "그 과정이 있었으면, 선생님의 마음이 좀 풀어졌다면 징계수위를 낮췄을 수도 있었겠죠. 사회봉사, 교외봉사를 하고 함께 갈 수 있었을텐데..."

: "그 학생을 위해서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면 이 아이가 반성을 했을 텐데요. 빠른 시간 내에 진행이 됐어요. 자기가 잘못을 얼마나 했는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권고 자퇴를 받았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했다보다는 그만뒀다는 결과에 상처를 받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 "당시 우리가 멀리 내다보고 시간을 충분히 갖자고 했는데 그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못했어요. 기존의 지도방식에는 처벌이 맞고 빨리 격리시키는 게 답이라고 봤거든요. 선생님의 마음을 빨리 회복시키는 게 그 아이를 안 보게 하는 거라고 본 거죠.

저희는 '좀 더 충분하게 시간을 갖자' '이 아이가 학교 밖을 나가면 누가 관리를 하나'란 마음으로 할 수만 있으면 함께 데려가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랐어요. 워낙 큰 사건이었고 동료교사와의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쉽지가 않았죠."

: "저는 그 사건에서 부모님도 상처를 받았다고 들었거든요. 영생고는 믿는 학굔데 용서해줄 줄 알았다 하더라고요. 그 아이들의 친구들도 다 상처를 받았다고 해요. 게다가 지금도 저희가 잊지 않고 그때를 생각하잖아요."

: "거기서도 선생님들,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이 아니다 보니까.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는 분들도 있고요."

: "지금도 아마 그렇게 하자고 했을 때 회복적 정의를 반대하시고 그렇게 못하게 할 분들이 꽤 많아요. 이것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독서모임을 통해서 하려는 것이 그런 것이고요. 비록 9명이 하고 있지만 읽은 책은 전체 교사에게 공지하고 함께하려 해요. 생각을 공유하려고요."

- 자신을 아프게 한 아이를 안 보면 끝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죠.
: "듣다보니 그렇네요. 교직생활하면서 내내 생각이 날 거예요. 선생님이 계속 그런다는 것은 마음이 치유가 안 됐단 거잖아요."

: "관계가 치유가 안 됐죠. 그 아이가 더 좋은 아이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데 우리가 그 기회를 활용을 못한 거죠."

: "그와 관련한 선생님들, 담임선생님이라든지 관련 선생님이라든지 합의가 됐어야 했을 거예요."

회복적 생활교육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 "우리 사회가 생각해봐야 하는 게 있어요. 빨리 해결하면 선이라고 생각하는 거요. 오래 걸리면 잘못된 거고 잘못 처리한다고 하는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회복적 생활교육을 통해 학생지도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그런데 기다려주질 못하는 거예요. '빨리 해결하는 게 능사가 아니고 선이 아니다'라는 게 공유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빨리 해결해버림으로써 끝맺음이 된 것처럼 보여, 해결이 된 거라고 우리는 생각을 한다는 거죠. 그 학생이나 교사는 마음속에 분노나 상처가 있지만 그냥 누르고 가는 거죠. 다른 상황에서 똑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요. 그때 그 충격이 더 커지는 거예요. 이 학생과 교사에게 우리가 잘 해결을 했는지 봤을 때 오히려 나중에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게 아닐... 이런 생각이 공유가 돼야 한다고 봐요."

- 회복적 생활교육 연수를 받으면 바로 학교현장이 바뀌지 않을까 했는데 쉽진 않네요.
: "시간이 많이 걸려요."

: "응보는 얼마나 쉬워요. 회복적 교육을 하려면 우리들도 시간이 많이 걸리죠."

: "서두르면 안 될 것같아요. 이게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한다면 대화모임을 만드는 방법을 도용한 게 아니라 가치, 철학, 신념 이런 것들이 공유가 됐을 때 이게 가능한 거겠죠, 좋은 방법을 도용만 하면 나중에 지치기도 하고요. 아니면 누가 공격을 하면 '안 하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으로 안 할 수도 있죠. 이건 사람과 철학의 문제라고 봐야겠죠."

: "맞아요. 사랑으로 어떻게 이걸 치유할지를 고민하고요. 피해자 입장에서 보자고만 해도 우리끼리 뭔가 이뤄질 수 있잖아요."

: "회복적 생활교육에서 핵심은 상호존중이에요.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것. 피해자가 존중받고 있다는 것. 가해자조차도 존중받고 있다는 것. 이게 느껴져야 하잖아요.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해서 대화가 이뤄지고 대화를 통해서 결론들을 도출해 내는 이 과정들이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회복적 서클, 대화서클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지역인사 몇 명 이렇게 구성해야 한다 식으로 하니까 안 되는 거예요. 토킹 스틱을 주고 돌아가면서 순차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작위로 주사위 던져서 이야기 할 수 있듯이, 어떤 철학을 구현하고 뭘 얻고자 할 것인가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전하면 동의하지 않을 분이 없다는 거예요. 우리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할 거냐, 또 아이들을 통해서 어떤 교육효과를 얻고자 하는가를 이야기하면 분명 동의를 이끌어 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이걸 얻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가야하냐고 할 때, 회복적 생활교육도 하나의 방안도 될 수 있다고 접근하는 것과 회복적 생활교육을 하기 위해 이렇게 해보자는 큰 차이죠. 후자는 굉장히 힘들 거예요."

: "그건 꼭 그거지요. 학교폭력 없애야 하니까 체육교사 늘려라, 체육강사 몇 명 어떻게 해라. 그쪽에서 말하는 사람들은 그게 좋으니까, 그래서 한 것인데 교육청을 돌아서 오면 '그렇게 해라'가 되니까요."

: "인성부로 떨어지면 인성부장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해요."

: "교육청에서 인성부로 떨어지면 집합연수를 할 거 아니에요. 본인 마음에 들어와서 '그래 이러니까 내가 들어야지'가 아니잖아요. 우선 와라, 해서 가서 들으면 '듣기 싫어 이거 꼭 해야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똑같은 것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죠."

: "접근방식을 달리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요구가 나와야 하는데 그걸 설명하지 않고 회복적 생활교육을 하라고 하는 식인 거죠. 대화모임을 하고 학폭위 열지 말라고 하면 인성부장이 미칠 거예요."

: "그럼 실제로는 적용이 안 되고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해서 끝날 거예요."

: "이제는 회복적 생활교육의 사례가 나와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적용해볼 수 있는 공간이 학교가 아니라 학급이어야 한다고 봐요. 아직까지는 공감이 안 되기 때문에 그래요. 제가 속한 소그룹에서 철학과 신념이 적용되고 '이렇게 했더니 되던데' '관계가 좋아지던데. 나도 그렇게 해볼까'가 쌓여야 학교 단위로 진행이 되고요. 그렇게 시간이 좀 걸리겠죠.

: "사례를 듣고 이게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퍼져 나가야겠죠."

교육청의 '지침'이 아니라 '지원'이 필요하다

정승훈 교사(46) 영생고 교사
▲ 정승훈 교사(46) 영생고 교사
ⓒ 윤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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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회복적 생활교육이 운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옳지만 계속 강요하면 멀리 못가기 때문이에요. 저는 더 많은 연수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만약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한다면 '우리 교육청의 방향은 이거다, 교육감님의 방향은 이거다. 그러나 기다리겠다'가 되면 좋겠어요.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방식이 아니라 '평가에서 또 어디에서 차별을 주겠다' 이러면 잘 안 될 거란 거죠. 현재 교육청은 실질적인 지원은 없거든요. 연수원에서 주도해 가는 가지. 어떻게 보면 실무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 "회복적 생활교육을 학폭위를 대체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제는 근본적으로 아이들을 접근 방식에서의 변화로 소개해야 할 것 같아요. 학교폭력같은 큰 사건으로 접근하니까 '너무 부담스러운데? 외부기관까지 와야 한다는데'라는 생각에 어려운 거예요. 그러나 학급내 프로그램 내에서 조금씩 접목해 나간다면 달라지겠죠."

: "현실적으로 내가 하고 싶어도 학생과 오래 앉아 있을 시간이 없잖아요. 그 아이 하나를 두고 꾸준히 만난다는 것도 힘들잖아요. 그럴 때에 교육청을 통해 누군가가 와서, 또는 대화를 이끌어줄 전문가를 교육청이 지원해 준다면 고등학교는 이걸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민간과 함께 하는 게 좋은 거겠죠.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요. 교육청 쪽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을 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겠다. 외부전문가가 있으면 우리가 다리를 놔주고 도와주겠다라는 식으로요."

: "교사들의 요구도 중요하지만 학부모들의 요구도 중요할 것 같아요. 교육청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비폭력대화나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학부모 연수를 하는 거죠. 학부모의 인식을 깨서 그분들 중에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위원이 있다면요. 그분이 '우리 영생고에도 이런 걸 하면 좋겠다' 하면 학교는 학부모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거예요."

: "교육청이 예전보다 바뀌긴 했어요. 우리가 해보고 보니까, 회복적 생활교육이 틀림없이 필요한데요. 적극적으로 지원한다고 하면 수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쪽으로 관심 있고 깨어있는 분이 있으니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가겠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포스트>에도 중복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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