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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인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네 살배기 아이를 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적인 분노가 터져나오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어린이집 운영 정지, 전국 어린이집 아동학대 전수조사, CCTV 의무화 방안 추진 등의 대책을 서둘러 내놓았다. 이를 두고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온다. <오마이뉴스>는 4차례 기획 기사를 통해 아동학대가 발생하는 원인을 파헤치고,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보여줄 예정이다. [편집자말]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아동학대 규탄 집회에서 나온 피켓의 문구다. 지난 8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 이후 정부와 정치권은 '꽃으로도 때리는 일'을 차단하기 위해 여러 해법을 내놓고 있다. 폐쇄회로TV(아래 CCTV) 설치 의무화와 학대 사건 발생 폐쇄 조치 등 즉각적인 예방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보육품질지원센터를 새로 설립하고 지역 거점형 아동예방 콘트롤 타워를 만드는 등 보육 공공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CCTV 설치 의무화에 방점을 찍은 정치권과 비교된다.

CCTV 설치 의무화는 논쟁 중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확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확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fre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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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확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찬성 입장에서는 CCTV가 아동학대를 적발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의사 표현이 서툰 영유아들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9일, "CCTV는 기본적 물리적 안전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교사 인격도 중요하지만 자기표현을 제대로 못 하는 어린이들의 인권은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관련 부처들은 22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아동대책 근절 방안을 보고했다. 이 방안에는 보육교사 교육 강화, 체벌 금지,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 다양한 보육 개선 방안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CCTV가 설치된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의 약 21%인 9081곳에 이른다.

인권 침해 등의 이유로 CCTV 확대에 조심스러워했던 새정치민주연합도 여당에 동조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아동학대 근절과 안심보육 대책위원회는 22일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라면서 "2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을 심의해 처리하겠다"라고 밝혔다.

CCTV 확대가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도 CCTV가 설치된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육교사 처우 개선, 보육 공공성 향상 등 장기적인 대책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CCTV 유무보다 폭행이 일어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CCTV가 교사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CCTV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장시간 노동에 저임금 등 보육교사 처우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김혜은 인천보육포럼 대표는 "CCTV 의무화는 아동학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자 고민 없는 가장 간편한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진짜로 들여다봐야 할 구조적 문제들은 내버려 두고 CCTV 예산만을 지급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냐"라며 "CCTV 없이도 교사-부모간에 신뢰가 형성될 때 진정한 보육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원순·남경필의 해법... "공공성 확대" vs. "CCTV 확대"

"아동학대 추방!" 어린이집 아동학대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18일 오후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송도국제도시맘'과 '송도주민연합회' 회원들이 아동폭력·아동학대 추방과 보육환경 개선 촉구 집회를 열었다. 어린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에 손피켓이 붙어 있다.
 어린이집 아동학대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송도국제도시맘'과 '송도주민연합회' 회원들이 아동폭력·아동학대 추방과 보육환경 개선 촉구 집회가 열렸다. 어린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에 손피켓이 붙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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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어린이집 관리 감독권이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해법도 엇갈린다. 예산과 인구에서 가장 큰 규모인 서울시와 경기도의 해법이 그렇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아동학대 예방 대책으로 CCTV 설치비를 전액 지원하는 정책을 내놨다. 남 도지사는 정책 추진금 137억 원을 투입해 경기도내 어린이집 1만3380개소(국·공립 575개소, 민간 1만2825개소)에 CCTV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1월 중으로 도 어린이집 연합회 등 보육관련 단체와 MOU를 체결하고 수요 조사와 사업공고 등을 거쳐 오는 2월 내로 CCTV 설치를 앞당길 방침이다. 그외에도 경기도는 보육교사 질 향상, 처우 개선 등의 대책을 포함한 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남 도지사는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아동학대 예방 단기대책으로 CCTV 설치를 신청하는 어린이집에 모두 지원하겠다"라면서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보육하는 상황을 학부모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한다"라고 밝혔다.

"아동학대 추방!" 어린이집 아동학대으로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18일 오후 인천 송도 주민들이 송도중앙공원에서 아동학대 추방 집회를 열고 있다.
 최근 인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으로 인한 파문이 확산되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16일 CCTV 설치 의무화, 아동학대 가해자 영구 퇴출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내놨다. 사진은 지난 18일 인천 송도 주민들이 아동학대 추방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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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보육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아동학대 예방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오는 5월까지 보육품질지원센터를 설립해 검증된 보육 교사 양성에 힘쓰기로 했다. 또 앞서 공약했던 국·공립 어린이집 1000개소 설치는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우선 자치구별 육아종합지원센터 26곳과 권역별 아동학대예방센터 8곳을 연계해 아동학대 예방 콘트롤타워로 운영한다. 육아종합지원센터마다 학대 예방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아동과 교사 간 갈등 사례 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하기로 했다.

오는 5월까지 설치할 예정인 보육품질지원센터는 우수 보육교사를 양성해 어린이집이 채용하도록 하는 등 보육교사 검증 시스템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특히 국·공립어린이집은 인력 풀 내 우수 교사를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고, 민간 어린이집이 우수 교사를 채용 시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도할 예정이다.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과 보육교사 1명에 10명이 넘는 어린이 관리 비율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어린이집 3255곳에 비담임교사와 보육도우미를 지원해 보육교사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또 보육교사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스트레스 지수 검사, 방문 상담 활성화 등 보육 교사의 정신 건강도 지원한다.

물론 CCTV 설치 확대도 정부 지침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어린이집 규모에 따라 설치비 120만∼240만 원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CCTV 설치에는 교사와 부모 동의가 필요한 만큼 수요조사부터 할 예정이다. 서울시내 어린이집 CCTV 설치 비율은 현재 어린이집 6787곳 중 2553곳, 37.6%로 파악하고 있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CCTV 설치가 아동학대 예방에 만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보육교사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박차를 가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실장은 "아동학대 근절은 우리나라 100년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해 진정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라며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보육 정책의 주춧돌을 다시 놓는 마음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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