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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남녀축구경기가 한창이다.
▲ 형식파괴 축구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남녀축구경기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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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여기!"

"무조건 뛰어."

한껏 흥분된 목소리들이 강화도 <오마이뉴스> 오마이스쿨 운동장에 가득 채운다.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아래 오기만) 둘째 날, 연속으로 이어진 강의에 대한 보답일까 한바탕 축구 경기를 했다. 오늘의 경기는 남녀 짝 축구. 남자는 농구와 같은 형식으로 참여하고 여자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 게임의 룰이다. 한마디로 '형식파괴'다. 이 추운 날씨에 뛰어야 하느냐며 투덜대던 여학생들도 공을 품고 골대를 향해 뛰기 시작한다.

나는 탑저널 TV의 3일차 신입기자로, 오기만 52기로 참여하게 되었다. 대학생활 중 3개의 기자단 활동을 제외하고는 언론과는 전혀 연관이 없던 나 또한 아직 형식이 갖춰지지 않은 기자라 할 수 있다. 나뿐만이 아니다. 이곳에는 대학생, 초등교사, 직장인까지 직업기자가 아님에도 오로지 글 그리고 기사를 위해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 마치 치열한 취재 현장을 방불케 하듯.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봤다면 웃음거리가 될 상황이지만, 참여하는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이다. 때론 승부욕에 불타기도 한다. 룰도 다르고 인원도 제멋대로인 축구경기에 다들 열정만은 '프리미어리거'다.  

<오마이뉴스>에는 프로기자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기자들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직업기자로 활동하고 싶은 나 역시 2박 3일 동안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 오 대표의 강의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오늘의 축구 경기처럼 형식을 파괴하는 '창의적 기사쓰기' 그것이 진정한 기자가 되기 위한 길이 아닐까.

창의적 기사는 같은 사물을 보는 다른 시각에서 비롯된다. 당연한 상황에도 '왜?'라는 의구심을 품고,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에서 나아가 사물을 의인화하는 기사, 일상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기사 등 다양하게 표현할 줄 아는 힘이 필요하다.

형식을 파괴하는 '창의적 기사쓰기' 그것이 진정한 기자가 되기 위한 길이다.
▲ 글쓰기의 자세 형식을 파괴하는 '창의적 기사쓰기' 그것이 진정한 기자가 되기 위한 길이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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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사한 탑저널TV의 회장은 이력서에 3장이 넘게 나열된 대외 활동과 수상경력을 보고 망설임 없이 나를 채용했다고 한다. 젊은 대학생의 도전 정신과 패기를 원하셨을 것이다. '기자에 대한 정식 교육도 받아본 적 없는 내가 이곳에서 어떤 성과를 내야할까' 아무런 일도 주어지지 않은 입사 첫 날, 사무실 책상에 앉아 수 없이 고민했다.

기획안을 먼저 제출해 볼 생각조차 없었고, 그저 나에게 주어질 일을 기다릴 뿐이었다. 눈치 보기 바빴다. 3일간의 숨 막히는 회사 생활에서 도피하듯 '오기만'에 참여하게 되었다.

첫 강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은 '어쩌다보니 기자가 되었다'라는 거였다. 내 인생의 전반전은 전략없이 공이 가는 대로 쫓아가기 바빴다. 그저 시간에 몸을 맡기듯이. 고등학교 시절 내 적성을 알면서도 이과를 전공했고, 대학에서는 무역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정작 나의 성과는 7회의 교내·외 글쓰기 수상 경력이다. 결국, 내가 끌리는 길로 나아가게 되어있다. 글쓰기로 3개의 기자단 활동을 하였고, 최우수 기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 생각건대 나는 최우수 기자가 아니다. 내가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써 왔던 글들은 하나같이 정형화된 기사들뿐이었기 때문이다. 마치 45분의 전반전과 10분의 휴식, 다시 45분의 후반전이 있는 보통의 축구 경기 같았다.

오늘, '창의적 글쓰기' 수업을 통해 내가 앞으로 써야할 기사의 형식들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마이스쿨 출신 기자들은 기사 쓰는 게 달라"라며 함께 취재했던 김종술 시민기자의 말씀이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누구나 기자는 될 수 있다. 하지만 볼 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득점하는 것은 아니다. 득점을 하려면 공이 왔을 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 즉, 남들과 다른 시각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개인기로 골을 넣는 것, 아니 글을 쓰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창의적 기사쓰기'이다.

오기만 52기를 수료하며 나는 달라질 것이다. 모든 기자들이 쓰는 형식적인 기사가 아니라 '창의적 기사'를 쓰기 위하여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오늘의 '형식파괴 축구'와 같이… 이 자리의 모든 학생들도 오늘의 축구경기를 잊지 않고, 각자의 방식대로 '형식파괴의 삶'을 살아나가길 바란다.

골을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을 빼앗는 모습. 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득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 필사적인 사수 골을 넣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을 빼앗는 모습. 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득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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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1월 8일(목)부터 10일(토)까지, 오연호의 기자만들기 52기 활동을 하고 왔습니다.



태그:#기사쓰기, #신입기자, #오기만, #창의적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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