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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지기 전의 아름다운 하중도의 모습
 2011년 5월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지기 전의 아름다운 하중도의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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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상류 30만㎡ 정도의 새들목은 이명박 정권의 빨강 선 쪽이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지면서 지금은 사라져 버렸다. 지금은 14만㎡ 정도의 하중도만 남아 있다.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상류 30만㎡ 정도의 새들목은 이명박 정권의 빨강 선 쪽이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지면서 지금은 사라져 버렸다. 지금은 14만㎡ 정도의 하중도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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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이 살아가는 금강의 하중도(새들목) 개발 논의가 진행되면서 공주민주단체협의회가 사업철회를 요구하며 공주시와 시의회를 비난하고 나섰다. 강력대응 방침도 내놨다.

14일 충남 공주시의회 이해선 의장을 비롯한 배찬식·박선자 의원과 공무원 등이 충남 공주시 소학동에 있는 새들목(하중도) 활용 방안을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주민주단체협의회가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관련 기사: 새들의 쉼터 공주 새들목...시의원 "휴양지 만들자" 주장). 

그러면서 15일 지역주민인 이상미·김영하·백선미·이성현씨와 지역 인터넷 언론사가
'새들목'을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방금 지난 간 것으로 보이는 야생동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몇 발짝 더 들어가자 고라니 한 마리가 화들짝 놀라서 뛰어간다. 주민들은 야생 갓과 당근 등 새순을 뜯어서 맛보다 상큼한 맛이라며 내게도 내민다. 

"밖에서 보던 모습과는 다르지만 와, 멋지다."
"한편으로 참 안타깝다."


새들목을 돌아본 주민들은 "수십 년 전부터 모래가 한줌씩 쌓여서 만들어진 금강의 아름다운 모래톱 새들목, 공주시는 이곳을 '새들의 휴식공간'이라고 이름까지 붙여 놓고는 '고기나 구워 먹고 놀자'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보도를 보고 학부모들과 급히 현장을 방문하게 되었다"며 "상식 이하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시의원들에게 공식적으로 항의방문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개발논란에 휩싸인 ‘새들목’에 시민들이 돌아보고 있다.
 개발논란에 휩싸인 ‘새들목’에 시민들이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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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참석자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고란이 배설물을 보고 있다.
 야생동물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참석자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고란이 배설물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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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현씨는 "버섯이나 야생 당근, 갓 등 평소에 보지 못하는 식물들과 두더지, 고라니, 수달 등 동물들까지 살아가는 공간이 개발되어 편의시설로 만들어지고 고기나 구워 먹는 시설로 이용하게 된다면 우리랑 같이 살아가야 할 이들(야생동식물)은 어떻게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면 인간이 참 이기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캠핑하고 고기 구워 먹을 공간은 여기 말고도 참 많다, 지킬 것은 좀 지켜주면서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영하씨 역시 "처음으로 이 섬에 들어왔는데 어릴 적 놀던 자연적인 환경과 비슷해서 그런지 포근하고 더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개발 생각을 하면 안타깝다. 사람들이 쉴 공간은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활용도 하지 않으면서 이런 곳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입구에 임시로 만들어 놓은 섬과 연결된 진입로를 없애고 예전처럼 밖에서 야생동물이 노니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선미씨는 "공주에 사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 섬을 보면서 <호빗>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풍광을 상상한다. 그런데 개발을 하게 되면 이 모든 게 다 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금 이대로 사람의 출입을 금지해서 보존했으면 한다. 앞으로 학부모들과 협력하여 이곳의 지킴이가 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상미씨는 "2010년에 우연한 기회에 이곳을 다녀간 기억이 있다. 그때는 원시림이 우거져서 신비롭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기억 때문이지 강변을 지날 때마다 다시 한 번 들어와 보는 게 소원이었다. 오늘 다시 와보니 손이 많이 타서 실망했다"며 "완전 개방도 아니고 아는 사람만 조금씩 다녀갈 뿐인데도 당시의 70~80% 정도 느낌 밖에 나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있는 많은 습지와 하중도가 다 준설로 사라지고 마지막 하나 남은 이곳은 훼손없이 보존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수질이 나빠지면서 녹조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곳을 개발하면 수질악화가 가중될 것이다. 이곳은 금강의 마지막 보류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이곳을 지키지 못하면 공주는 생태의 '생'자도 꺼내지 못하는 도시로 변할 것이다. 이런 생각 자체만으로 안타깝고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정선원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는 등 망가진 금강을 보는 것도 가슴이 아픈데 4대강 사업 때도 지켰던 하중도를 관광오락지로 개발하겠다니... 이게 4대강 사업과 뭐가 다른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시민단체 회원들을 긴급하게 소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아 시청과 시의회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의사를 전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개발논란에 휩싸인 ‘새들목’에는 고란이(원안)가 뛰어놀고 있었다.
 개발논란에 휩싸인 ‘새들목’에는 고란이(원안)가 뛰어놀고 있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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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공주시의회에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당시 현장방문에 나섰던 배찬식 의원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그날의 현장방문 목적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연락을 받고 나갔던 것이다, 나룻배를 띄우자고 했던 말도 농담 삼아 한 얘기인데 와전된 것 같다"며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충남 공주시 공주대교 상류 30만㎡ 정도의 새들목은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당시 준설로 상류 쪽의 하중도가 사라졌다. 남은 14만㎡ 정도의 하중도는 당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낸 바 있다.

이날 참석한 시민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15일 오후 7시 새들목 개발 대응을 위한 단체별 긴급소집을 요청했다.


태그:#4대강 사업, #공주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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