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야구장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는 주적야구장

▲ 주적야구장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는 주적야구장 ⓒ 강윤기


지난 9일 금요일 오전,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활기찬 기분을 느끼며 단숨에 주적야구장에 도착했다. 아침 해가 빛나는 주적야구장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힘차게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새로운 에너지가 넘쳐 나는 것 같았다.

8년째 남동리틀야구단과 함께 해온 이건복 감독과 함께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모습을 보면서 물었다.

"감독님 구장이 열악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면 훌륭한 공간인 것 같습니다."
"말도 마십시오. 처음 창단 후 사용한 운동장은 정말 형편없었습니다. 맨 땅에 그라운드 자체가 울퉁불퉁하고, 파도 파도 돌이 끊임없이 나오는 겁니다. 많이 고생 했습니다."

아이들만 사용할 수 있는 리틀 야구장... 꼭 필요하다
리틀야구장 좌우폭이 78m이기에 성인이 쓰기에는 경기장이 좁다.

▲ 리틀야구장 좌우폭이 78m이기에 성인이 쓰기에는 경기장이 좁다. ⓒ 강윤기


그랬다. 지금은 사회인 야구팀들도 사용하고 있는 리틀 야구장은, 지금 있는 공간과 매우 대조 되는 공간이다. 저학년 친구들이 뛰기에는 많이 열악해 보인다.

"이 경기장은 지금 우리 아이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회인 야구팀들이 정말 많이 눈독 들였습니다. 주말에 사용하게 해 달라고 구청에 민원도 많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초등부 야구 선수들과 인천에 있는 리틀 야구 선수들이 사용해야 하는데 성인들이 사용하게 되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어져요."

인천광역시에 리틀야구장이 있는 곳은 현재 남동구 한 곳이 유일했다. 인천광역시 관내에 리틀야구장이 단 한 곳이다. 전국적으로 7개에 불과하다. 리틀 야구장의 숫자로 볼 때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은 말 그대로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박원준 리틀야구연맹 홍보이사는 "화성시에서 2017년 6월 4면을 준공하기로 되어있고 부지선정 까지 완료 되어 있는 상태다, MOU 체결이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리틀야구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화성 경기장 신축의 장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주전은 아무래도 고학년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 리그제가 아닌 토너먼트 셧아웃 제도이기 때문에 1학년에서 3학년 정도 선수와 6학년 선수는 신체 조건상 매우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화성에서 경기장이 준공된다면 리틀야구연맹의 생각대로 연령별 세분화를 통해서 만년 '주전'선수만이 아니라, 실력의 정체 없이 많은 게임을 할 수 있다. 이는 유럽의 여러 축구 클럽들의 방식과 같다. 연령별 세분화를 통해 그 나이에 맞는 것을 배운다면 야구에 흥미를 잃는 경우는 적어 질 것이다.

경기장을 둘러보면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감독님 왜 조명탑은 설치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야간 조명에 의해 주변 농작물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설치하지 않는 조건으로 경기장이 생겼습니다. 아쉽지만, 야간 게임을 소화 할 수가 없고 체육시설이기에 여러 가지 규제가 많은 편입니다."

고사중인 아마 야구 인프라... 구축이 절실

캐치볼 캐치볼 중인 아이들, 연령에 따라 체격차이가 크다.

▲ 캐치볼 캐치볼 중인 아이들, 연령에 따라 체격차이가 크다. ⓒ 강윤기


프로야구 관중이 1000만 명을 목표를 하고 있고, 선수들의 FA 몸값은 100억 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선수 수급의 젖줄인 아마추어 야구는 지금 게임을 할 공간이 없다. 더욱이 사회인 야구의 활성화와 더불어 야구장 예약은 대학교 인기과목 수강신청보다 더 빠른 클릭경쟁을 요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공간이 없고 학교 끝나는 시간도 각자 다르다. 따로 배팅 훈련 후 몸을 풀고 캐치볼, 롱 토스가 끝난 후에야 모든 친구들이 모여 수비 포메이션 훈련을 할 수 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친구들은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한다. 아쉬운 마음에 감독과 코치는 훈련을 더 시키고 싶지만 시간도 부족, 연습 공간도 부족하다.

"욕심 때문에 한명이라도 더 야구를 접하게 하고 싶어 현재 40명 정도로 팀원을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아이들 숫자에 비해 감독 1명 코치 1명인 현재 상황은 손이 매우 부족합니다. 적어도 코치 1명은 더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장비 남동리틀야구단 전용 장비.

▲ 장비 남동리틀야구단 전용 장비. ⓒ 강윤기


아쉬움에 가득 차 말을 하던 이 감독이지만 부족함이 없는 장비에 눈을 돌려 말하였다. "그래도 남동구는 지원이 아주 잘되는 편입니다"라며, "팀 장비나 여타 필요한 물품은 부족한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

열심히 캐치볼 중이던 조성현 선수와 강현구 선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 감독은 말하였다.

"저 아이들은 실력이 좋고 운동 센스도 있어 스카우트 됐습니다. 올해 8월까지만 리틀 야구를 하고 중학교 야구부로 진학 합니다. 하지만 인천에 중학교 야구부 숫자가 몇 개인지 아십니까? 불과 5개에 불과 합니다. 고등학교 팀은 3개뿐이고요."

인천지역에는 리틀 7개, 초등부 8개 총 15개 팀이 있다. 공부도 하면서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 소년들이 진학할 학교가 너무 적은 것이다. 자의 반 타의 반 야구를 관둘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중학교 야구부에서 리틀 출신은 받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바뀌었으나 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엘리트 야구를 하고 싶으면 리틀에서 야구하지 말고 초등학교 야구부로 가십시오'라고 해도 학부모들이 보내지 않습니다.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용적인 문제 또한 무시를 하지 못 하는겁니다. 초등학교 야구부 보다 비용이 아무래도 적게 들어가니깐요."

2014년 기준, 초등학교 야구부 숫자는 전국에 101개 팀이 있다. 리틀 야구팀은 156개다. 규모상으로 리틀 야구가 훨씬 크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제 사정과 어릴 때부터 야구만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교육방식 등 복합적인 요소가 적용됐다. 공부를 하면서 취미 생활로 야구를 하는 이들도 리틀 야구팀이 늘어난 요인이다.

아이들이 땀 흘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어른들이 놀 공간 또한 구축 되어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진정한 야구의 '생활화'가 가능할 것이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아이들은 밝은 모습이었다. '고래'를 잡아 지금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아름답고 멋진 플레이를 하겠다고 약속한 6학년 야구소년들도 있었다. 이들의 뒷모습은 늠름해 보였다. 봄을 기다리는 아이들, 이들은 리틀 야구에 푹 빠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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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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