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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서라도 만났으면... 지난 5월 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입구에서 밤샘 노숙을 한 가운데 한 부모가 아들의 영정사진을 껴안고 잠들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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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에게 2014년은 차라리 없어졌으면 하는 한 해예요. 그저 악몽이었으면 싶은, 지금 이 모든 게 슬픈 꿈인 것만 같은…. 차라리 꿈이라면 빨리 깨고 싶어요. 그러나 죽어야만 이 꿈에서 깰 수 있겠죠." (단원고 2-4 고 박수현군 아빠, 박종대씨) 

수학여행을 떠났던 아이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부모들은 기다리고, 울부짖고, 화를 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진도 앞 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해 안산 단원고 학생 250명이 희생·실종되는 등 승객 304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오마이뉴스>는 세월호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아래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를 2014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선정 공모를 알린 뒤, 댓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독자들이 투표를 종합한 결과다. (관련기사 : 당신이 뽑은 '올해의 인물'은 누구입니까?)

2014년, 독자들은 세월호 유족들의 소식에 가장 많이 공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가 단연 떠오른다(ID: ismd***)", "단원고 학부모들과 생존학생들(ID: 배**)" 등 누리꾼들은 세월호 유족들을 '올해의 인물'로 꼽았다. 한 누리꾼은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분들을 추천하고 싶다"며 이모티콘으로 검은색 추모리본을 달기도 했다.  

단원고 학생 유가족들이 중심이 된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는 '올해의 인물' 선정 소식에 감사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함을 전했다. 아들 고 전찬호(18)군을 잃은 전명선 유가족 대책위 위원장은 "세월호 사고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참사였다"고 단언했다. 박수현(18)군을 떠나보낸 박종대(대책위 진상규명분과부위원장)씨도 "2014년은 없어졌으면 하는 해"라고 말했다.

유족들 "삶이 바뀌어버린 한 해", 그래도 전국 다니며 특별법 알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사진 좌측)씨와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사진 우측)씨가 나란히 걷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김학일(사진 좌측)씨와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사진 우측)씨가 나란히 걷고 있다. 이들은 7월 초부터 38일간 무게 5kg 십자가를 짊어지고, 1900리 도보 순례길에 나섰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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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초기 나온 '전원 구조' 오보, 해경의 "최선을 다해 실종자들을 구조하겠다"는 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언까지. 부모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겪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불신과 배신의 연속"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와 언론, 사회 모두에 신뢰를 잃었다는 뜻이다.

박 부위원장은 "삶 전체가 바뀌어버린 한 해"라고 말했지만, 유가족들은 가족을 잃고 나서 그저 슬퍼만 하지는 않았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전국 서명 운동에 나섰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생전 속해있던 반 별로 나뉘어, 각 반마다 반대표·부대표를 뽑았다. 대책위를 꾸려 위원장 등 집행부를 선출했고, 지금까지도 매주 회의를 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참다못해 박 대통령에게 "내 아이가 언제, 어떻게, 왜 죽었는지를 알려달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38일간 무게 5kg 십자가를 짊어지고, 1900리 도보 순례길에 나선 아버지들도 있었다. 목숨을 걸고 특별법 제정을 외치며 40일 넘게 단식했던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 박 대통령은 뮤지컬을 관람해 구설수에 올랐다.

김무성 앞에 무릎 꿇은 세월호 유가족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열린 29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차를 타고 떠나려하자, 한 세월호 유가족이 무릎을 꿇고 "세월호특별법제정 꼭 도와주십시오"라며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다.
▲ 김무성 앞에 무릎 꿇은 세월호 유가족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열린 29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차를 타고 떠나려하자, 한 세월호 유가족이 무릎을 꿇고 "세월호특별법제정 꼭 도와주십시오"라며 간절하게 요청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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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삼보일배에 나섰지만 경찰에 가로막히고, 추석 연휴도 결국 길에서 보내며 세월호 특별법 서명 운동에 매진해야 했던 유가족들. 안산 분향소부터 여의도 국회까지 1박2일 도보행진, 청와대 앞과 국회 앞·광화문광장 노숙농성 등 부모들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국회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세월호 참사로 숨진 아이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다. 전 위원장은 "아이를 잃은 부모라는 공통점이 우리를 뭉치게 했다"며 "'안전사회·진실규명'이라는 공통 목적이 유족들을 끊임없이 움직인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2015년 1월,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 개시... "진상규명 끝까지 지켜봐달라"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학생과 여행객 등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인근 해역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30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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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온 결과가 오는 새해부터 시행되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에 들어갈 세월호 특별조사위원 17명도 30일 현재 모두 선정된 상태다. 전 위원장은 그러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진상규명을 밝히는 일은 하루 아침에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짧게 끝날 싸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세월호 유가족들은 현재 전국으로 간담회를 다니며 국민들에게 세월호 문제와 특별법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순서를 정해 돌아가면서 진도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머무른다. 정부가 혹시나 사고해역을 은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족들은 사고가 일어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섬) 근처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전 위원장은 "아이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일깨워지고, 그 희생을 초석으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안전한 사회가 되는 것이 저희 유가족의 숙제"라며 "평생을 지고 갈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참사를 겪은 사람들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연계해 준 것도 아이들이 해준 일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특별조사위는 내년 1월 1일부터 참사 발생원인과 후속 조치 등 사실관계를 밝히고, 종합대책을 낼 예정이다. 전 위원장은 "저희가 지치고 힘들 때 곁에서 항상 지켜주셨던 분들은 정부가 아닌 국민들이었다"라며 "함께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힘을 얻었다, 2015년에는 진상조사가 더 활발히 이뤄질 텐데 함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참사였습니다. 과거 수많은 대형 참사가 있었는데 결국 이번에도 막지 못했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이제 저희가 바라는 건 단 한 가지입니다. 아이들의 죽음이,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정말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가오는 해, 2015년은 꼭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하고 안전사회를 만드는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0~2013 <오마이뉴스> '올해의 인물'
2000년 문정현 신부(매향리 공대위 활동 등)
2001년 화덕헌(누리꾼, 이문열 도서 반환운동)
        박경석(장애인이동권연대 상임공동대표)
        덕성여대 총학생회 및 교수협의회
2002년 행동하는 누리꾼
2003년 문규현 신부(새만금 및 부안핵폐기장 투쟁)
2004년 국보법 폐지 여의도 천막농성단 1000명
2005년 노충국 부자
2006년 평택 대추리 사람들
2007년 참언론실천 시사기자단(전 <시사저널> 기자들)
2008년 촛불소녀
2009년 용산참사 유가족
2010년 천안함 북풍 이겨낸 6·2 지방선거 유권자들
2011년 희망버스 기획자 송경동 시인
2012년 왕복 40시간 대선 투표 인도 벵갈루루 거주 재외교포 김효원씨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수사 축소·은폐 폭로한 권은희 수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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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